허리가 아픈 환자를 진료하면서 많이 접하게 되는 질문 중의 하나가 허리가 아플 때 운동이 도움이 되는가 하는 것입니다. 또 비슷한 질문으로 허리가 아플 땐 얼마나 누워서 쉬는 것이 좋을까 하는 질문입니다.
허리의 통증이 모든 사람에게서 비슷한 형태로 오거나 비슷한 원인으로 발생한다기보다는 수없이 많은 원인과 경과가 있기 때문에 한가지로 답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원칙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운동이나 휴식에 대한 일반적인 원칙은 가능한 한 짧게 안정을 취하라는 것입니다. 갑자기 심한 통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하루나 이틀정도의 침상 안정을 권하고 길어도 5일에서 일주일을 넘기지 말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오래 누워 있는 것은 증상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근육이 약해지거나, 인대 등 연부조직이 강직되고, 유연성 등의 운동능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에 운동은 가능한 한 일찍 시작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 운동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의미에서 땀을 흘리고 힘이 드는 운동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처음에는 통증을 느끼지 않는 범위에서 스트레칭이나 가볍게 근육을 풀어주는 정도의 운동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재활운동 즉 허리 통증에 대한 운동요법은 통증의 감소만을 위해서 시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운동요법의 목적은 증상의 호전뿐만이 아니라 정상적인 신체의 기능을 유지하고 다시 반복될 수 있는 허리의 통증을 예방하여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허리의 통증은 건강뿐만이 아니라 직업이나 행복한 생활에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허리의 통증이 시작되었을 땐 가능한 한 빨리 급성 통증을 억제하고 운동은 회복하는 방향이 치료의 원칙이 된다는 말입니다.
처음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허리통증의 원인이나 정도에 따라 운동의 방법이 틀립니다. 결국 개개인의 증상이나 원인에 따라 알맞은 운동을 결정해야한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가장 널리 시행되는 운동의 방법으로는 몸을 구부리는 굴곡운동을 통해서 복근과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는 요법, 허리를 펴는 근육을 강화시키는 신전운동, 허리 관절에 과도한 움직임이나 부담을 주지 않고 일정한 근육의 힘으로 운동을 하는 등척성 굴곡운동 등이 있습니다.
굴곡운동은 척추의 뒤쪽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을 넓혀 신경의 압박을 감소시키고 복근을 강화 시키고 복압을 증가시켜서 추간판(디스크)에 가는 압력을 감소시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 급성 추간판 탈출증에서 시행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신전운동은 허리를 펴는 근육을 강화시켜서 디스크에 수직으로 가해지는 압박력을 감소시키고 허리의 안정성을 보강시키는 의미를 갖습니다. 신전운동의 경우에는 퇴행성 변화가 심한 척추관 협착증에서는 잘 시행하지 않습니다. 널리 알려진 맥킨지 운동요법은 이 굴곡과 신전 운동으로 구성됩니다.
결국은 정확한 진단 및 증상을 객관적으로 판단한 후 증상을 악화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복근과 허리 근육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운동을 진행해야 합니다. 욕심을 내어 지나치게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걷는 운동이 좋다고 갑자기 무리한 등산을 하거나 체력에 감당이 안 되는 장시간의 운동은 오히려 해롭습니다. 몸에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정확한 진단을 토대로 조금씩 운동시간과 강도를 늘려나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과유불급이라 했던가요? 몸이 힘들다는 신호를 보낼 땐 멈출 줄 아는 지혜도 필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