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대지에 시원한 장대비가 앞을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숨 가쁘게 내리던 지난 7월 12일 중랑구청 지하 강당에서는 동 따라 노래 따라 본선전이 한바탕 벌어졌다.
선뜻 발걸음을 옮기기엔 번거로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장내를 가득 메운 주민들이 보여준 의식은 ‘중랑구하면 꼭 망우리’라는 수식어가 필요했던 동네가 머지않아 여러 문화를 통해 널리 알려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게 했다.
드디어 이한주 악단이 웅장한 음악을 깔고, 개그맨 김의환씨의 화려한 오프닝으로 본선전이 시작됐다. 무대 뒤편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스텝들의 발걸음은 여는 큰 무대를 방불케 했고, 편안히 즐기러온 방청객 마음과는 달리, 치열한 예선전을 치르고 올라온 오늘의 주인공 출연자들의 가슴은 시작종을 울리는 북소리와 함께 요동치고 있었다.
한껏 꾸민 아줌마, 군인, 동네 식당 쥔아저씨, 80대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숨 막히는 긴장감속에 한사람 한 사람 불려나가 자기 자신의 기량의 70%도 채 발휘하지 못하고 내려오는 아쉬움은 늘 ‘떨지만 않았어도’ 하는 후회로 남는다. 어떤 출연자는 박자를 놓치고 한번만 다시 하겠다하고, 어떤 사람은 노래를 부르며 연신 악단이 박자를 못 맞춘다고 눈짓을 하기도 했다. 중간 중간 김의환씨의 익살스런 입담은 관객들의 웃음을 연신 자아내고, 적당히 뒤섞인 초대가수들의 흥은 마치 내가 오늘 뭘 하러 이곳에 왔는지를 깜박 잊을 뻔 했다.
어느새 모든 경기가 끝나고, 가수분과위원회의 공정한 심사로 점수는 매겨졌다. 어느 경기나 마찬가지로 결과는 희비가 엇갈려. 나는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2등을 했지만 평상시 심한 무대 공포증으로 누구 앞에 나서는 것을 너무도 두려워했던 나에게 그 큰 벽을 허물 수 있는 기회를 얻도록 해주었다. 내게 자신감을 찾도록 도와주신 여러 관계자 분들과 주최 측 중랑문화원에 감사한다.
오늘은 비록 우수상에 그쳤지만 내년에는 좀 더 실력을 쌓아 더 큰 무대, 결선을 향한 꿈을 가져본다. 끝으로 중랑구의 작은 행사나 큰 행사나 바쁘신 와중에도 꼭 참석하셔서 자리를 빛내 주시는 문병권 구청장님을 보면서 나는 교육과, 문화면에서 우뚝 선 화려한 중랑구를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