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인구의 1/4이 살고 있다는 서울에는 2008년 2번의 큰 선거가 있고, 오는 7월 30일에는 서울시 교육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감을 사상 처음 주민직선으로 선출한다. 교육감은 학교의 설립·이전 및 존폐, 예산편성과 집행, 지방교육공무원의 인사, 교육과정 등 대학교를 제외한 초·중·고교 교육에 관한 한 막강한 권한을 가진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서울시교육감의 경우 10만명의 교직원 인사권과 부산시 전체 예산(6조 7,300억원)과 맞먹는 연간 6조원이 넘는 예산집행권을 가지며, 특목고를 포함한 학교의 설치·이전·폐지권, 수준별 이동수업, 심야 보충수업, 방과 후 학교 허용 여부 결정권, 학원 심야 운영시간 조정·단속권 등 학부모들과 그 자녀들의 미래와 관련된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그러나 정작 서울시 교육의 수장을 뽑는 교육감선거가 이번부터 주민직선으로 치러진다는 사실을 아는 서울 시민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최근 서울신문이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는 이 같은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조사 대상자의 43.2%만이 교육감직선제를 알고 있었고, 모름 또는 학교운영위원 등에 의한 간접선거라고 응답한 사람이 훨씬 더 많은 56.2%에 달한다. 우리나라에 민주주의와 지방자치가 도입되어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유권자가 대표자 선출방식을 모르고 있다는 것은 교육에 있어서의 지방자치이자 민주주의인 교육자치에 있어서 심각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현실에서 이번 교육감선거일이 휴가철에 있고, 선거일이 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아 투표율이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유권자의 투표무관심은 누가 선출되더라도 대표성의 위기, 직선제 불용론, 더 나아가 선거후유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주지하다시피 민주주의의 뿌리는 고대 희랍의 도시국가 아테네이다. 그러나 아테네에서도 투표율 제고는 심각한 문제였던 것 같으며, 이는 희랍의 민주주의가 사양길에 접어들던 무렵을 배경으로 한 희곡 「아카르나이의 사람들」속에도 당시 민회 투표의 무관심이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다. “오늘은 민회의 투표 날인데도 아직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다. 이웃 아고라에서 사리사욕을 위해 조잘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고 붉은 동아줄을 피해 이리저리 쫓겨 다니면서도 이곳은 한산하다. 저들이 아테네의 평화와 안정을 자신의 그것 이상으로 생각해 보았단 말인가? 아, 나의 조국 아테네는 어디로 가려고 이러는가?” 이처럼 투표의 무관심은 민주주의의 멸망과 비례하는 것이다. 물론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 촛불집회 등 사회 저변의 사태로 인한 정치에 대한 무관심도 이해할 만하고, 모처럼 찾아 온 여름휴가에 해외로, 계곡으로, 바다로, 산으로의 휴가출발도 물론 자녀를 포함한 가족의 행복을 위해 중요하다. 그러나 “투표인구가 800만인데 나 하나쯤이야” 하고, 위 사례에서 아고라의 시민들처럼 투표에 무관심한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교육감으로 누가 뽑히는가에 따라서 서울시 교육정책과 자녀의 미래가 달라진다.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오는 7월 30일 서울시교육감선거에 꼭 참여하여 당신의 자녀가 꿈꾸는 모든 것을 당신의 한 표로 만들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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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09-02-16 22:0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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