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스여성병원 제1회 출산기 공모전 수상작
자연분만! 모유수유! 난 출산드라야~~
장려상 이지선
(서울시 중랑구 면목4동 1408-1)
분만 일시: 2009년 2월 6일 AM 5:20 성별 : 여아(김가은) |
설마 했는데 생리를 안 한다. 첫아이가 아들이라 더 이상 출산 계획이 없었는데... 약국에 가서 임신 테스트기 2개를 구매했다. 떨리는 마음에 확인결과 임신인거 같았다. 중곡동의 한 여의사 산부인과를 찾아갔다. 의사가 “질 초음파 해봅시다.”라고 한다. 내가 싫어하는 질 초음파… 결과는 초기라 아기집이 보인다고, 그러나 자궁외 임신일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내가 예민하게 일찍 알아차린 경향도 있지만, 너무 불안했다. 예상치 않은 임신이었지만 자궁외임신이라니... 복잡한 심경에 집으로 왔다
아무래도 산부인과가 너무 맘에 안 들어서 인터넷 검색결과 장스가 이 근처에서 젤 좋다고 하기에 남편과 함께 갔다. 피검사 소변검사를 하니 임신이 맞다고... 그럼 그렇지, 내가 자궁외 임신이라니... 말도 안 돼. 돌팔이 산부인과... 괜히 걱정시키고 쩝...
장스에서 아기 낳기로 마음먹었다. 산모수첩도 받았다. 이제야 마음이 놓인다. 어느 순간 김영진 과장님이 담당 쌤이 되었다. 의사선생님이 자주 바뀌는 걸 보니 진작 2층 선택 진료를 할 걸, 후회막심이었다. 그러나 진료를 받다보니 운 좋게 김 과장님이 계속 봐주셨고 불안감은 사라졌다.
예정일인데 기미가 없다. 사람들의 안부전화가 너무도 스트레스다. 나도 한층 예민해졌다. 예정일 4일째를 넘기는 밤. 새벽 1시50분쯤… 화장실에 갔다. 피비린내가 났다. 이슬이 비친 것 같았다. 남편 깨워서 나 이슬 나왔어... 혹시 모르니깐 깨워서 말했다. 남편은 “응” 하더니 계속 잤다. 뭐야? 남편 맞아?
새벽 2시 10분 뭔가 나오는 느낌이 들어 화장실로 뛰어갔더니 양수가 터졌다. 남편도 놀라더니 병원 갈 채비를 했다. 2시 40분쯤 집 앞 병원에 도착했다. 여선생님이었는데 내진을 하시더니 1.5cm 열렸고 자궁 문이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한다. 진통이 없어서 아침까지 기다려보고 촉진제를 넣겠다고, 한숨자라고 하신다... 쩝~
남들 후기를 보면 둘째는 후다닥 낳고 40프로까지 열린다던데 난 이게 뭔지 짜증만 났다. 가족분만 등록하고 입원수속 받고 태동검사하고 있는데 배가 싸르르... 진통이 시작되었다. 시간을 재어보니 4분 간격이다. 2분 아프고 2분 쉬다가 다시 또 시작, 규칙적이다. 첫아이 때 금방 화장실 갔더니 힘주다 대변이 나와서 그 꼴 안보겠다 참았지만... 결국 금세 화장실로 직행... 진통이 자꾸 오니 너무 힘들었다. 다시 또 배가 아파 화장실 갔다.
다시 한 번 내진해달라고 했다. 그때 시간이 4시50분… 내진하더니 여전히 30%란다. 둘짼데, “젠장”소리가 나왔다. 가족분만실로 옮겨갔다. 5분밖에 안 지났는데 너무 못 참겠어서 남편한데 무통을 해달라고 했다.
첫아이는 무통 없이 낳았었다. 간호사가 내진을 한다. 반 이상 진행되었다고 한다. 마취의사 쌤이 병원에 없어서 오는데 시간이 걸린단다. 혹시 내가 먼저 낳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경산이라 진행이 빠르다고... 그러던 중 간호사분이 전화를 하더니 “분만입니다”한다.
남편과 나는 순간 당황했다. 올 것이 왔구나... “제모합니다” 하고 식염수인지 막 뿌려댄다. 첫애는 힘이 들어갈 때만 아프고 나머진 괜찮았는데 이번 건 다르다. 계속 쓰라렸다. 힘이 들어가고…… 이때 김영진 과장님이 오셨다. 깜짝 놀라고 안도감도 느꼈다. 야간 분만이라 2층으로 갔었고 그때 선택 진료 여선생님이 내진을 해주셔서 그 선생님이 오는 건가 했는데, 그간 나와 자몽이를 봐주시던 담당선생님이 오셔주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난 힘을 주고 회음부 절개하는 느낌 적나라하게 느끼고… 이게 첫애와의 차이인가보다. 첫아이 때는 하는지도 몰랐는데, 둘째라 그런지 다 느껴졌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한 번 더 힘주면 아기 나온다고 한다. 힘을 주었다. 머리가 나왔다고 힘 빼란다. 그런데 의사 쌤이 다시 힘 주란다. 어깨가 걸렸다보다. ㅋㅋㅋ 다시 힘주고 아기는 나왔고, 남편은 “수고했다”라고 말하고 탯줄 자르고, 이 순간이 바로 3.8kg의 태명 ‘자몽이’의 탄생이었다. 오전 5시 20분. 큰애와 둘째가 1분차이라 신기하다고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웃으신다. 생각보다 작아서 다행이었다. ㅋㅋㅋ 4키로는 당연 넘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데 안 빤다. 간호사분이 자몽이를 내 볼에 뽀뽀를 시킨다. 남편은 나가고 의사 쌤이 간호사님과 함께 열심히 나머지 뒤처리를 해주셨다. 의사 쌤은 힘주면서 치질이 나온 거 같다고 불편해도 참으라면서 날 위해. ㅋㅋ 상상에 맡긴다. 간호사님은 아파도 참으라고 열심히 후비는 듯 뱃속 남은 것들을 빼주셨다. 그래야 나중에 탈 안 생긴다면서. 진통만 2시간 30분... 가족분만실 들어가서 25분 만에 아기를 낳았다. 30프로에서 가족분만실로 들어가는 순간 다 벌어졌으니 역시 둘째는 빠르다. 남편은 25분 만에 낳은 것처럼 사람들에게 자랑하더니 체질이라고 날 치켜세운다.
아직 출산을 코앞에 앞두신 예비 맘들께 선배로서 감히 말을 올리자면 예정일 지날수록 초초해지고 짜증나고… 저도 그랬답니다. 첫째나 둘째나 똑같아요. 겁나는 건... 그래도 예쁜 아기가 기다리고 있으니 걱정 마시고 잘 기다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