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구의 시험관아기시술센터 ‘장스여성병원 불임클리닉’
“불임 치료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한지 1년이 지나도 임신이 안 되는 경우에는 가능한 빨리 불임클리닉에 가서 불임 상담을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장스여성병원이 개설한 불임클리닉 정창원 실장(불임내분비 전공의)은 불임 치료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여성의 나이’인 만큼 1년 넘도록 임신이 안 되면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불임클리닉에서 불임 진단부터 받으라고 충고했다. 여성 연령이 증가할수록 불임 치료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진단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이유에서다.
“요즘은 여성들의 결혼시기가 늦어지면서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임신시기도 그 만큼 늦어져 불임 부부가 늘고 있는 추세지요.” 정 실장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자면 여성 나이 35세는 임신 연령으로 ‘환갑’이나 다름이 없지만 불임클리닉을 찾는 여성들 중에는 이 나이를 훌쩍 넘긴 여성들도 많다고 한다.
“불임은 보통 남성쪽 원인이 40%, 여성쪽 원인이 60% 정도죠. 남자의 경우는 정자 자체의 원인인 경우가 많고, 여성의 경우는 불임 원인이 그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지난해 미국 불임학회 세미나에 다녀온 정 실장은 예전과 달리 불임 여부를 진단하는 검사는 최소한의 기본검사만 하는 것이 최근의 두드러진 경향이라고 했다. 즉 남자의 경우는 정액검사, 여자의 경우는 생리주기에 따라 생리 초기의 기초호르몬검사와 생리 후 나팔관촬영검사, 배란초음파검사 등 세 가지 기본검사가 그것이다.
더 자세한 검사방법이 있긴 하지만 이 정도의 기본검사만으로도 90%의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설령 자궁경부의 원인이나 면역학적 원인이 있다하더라도 요즘에는 ‘인공수정’이라는 치료방법이 나와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검사는 하지 않는 추세다. 불임환자에게 최소한의 시간과 경비, 불편함을 덜어주려는 최신 진료 경향이 이런 추세에 한 몫을 거들고 있다.
정 실장은 불임 환자들 가운데는 ‘인공수정’과 ‘시험관아기’를 혼돈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인공수정은 정자를 직접 자궁 안에 넣어주는 방법이지만, 시험관아기는 체외수정이라고도 하며 과배란 유도를 통해 10여개의 난자를 채취, 시험관내(배양접시)에서 정자와 수정시켜 배양한 수정란을 자궁 안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엄연한 차이가 있다.
시험관아기 시술은 불임 치료단계의 거의 최후 수단이다. 지난 78년 영국에서 첫 시험관아기가 탄생된 지 거의 30년 가까이 됐고, 그동안 시술 수준도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다. 시험관아기의 (임상적) 임신 성공률도 25~30%를 웃돌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85년 시술에 처음 성공했다. 그럼에도 시험관아기 시술은 아직도 미개척 분야가 더 많다고 정 실장은 설명했다.
그는 시험관아기의 임신 성공률은 조건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얘기할 순 없지만 대체로 여성의 나이에 따라 높아지거나 낮아진다고 말했다. 예컨대 여성 나이가 35세 미만이면 성공률이 30%를 넘지만, 여성 나이가 40세 이상이면 10%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그는 시험관아기 시술 때 성공률을 좌우하는 요소는 환자 개인뿐만 아니라 시술담당 의사나 진료병원에 의해서도 결정될 수 있다고 했다. 다시 말해 시술 담당의사가 생식내분비 전공의인지 여부와 진료병원의 랩(Lab)시설 관리 여부에 따라 크게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불임클리닉을 오픈한 장스여성병원의 경우 서울대학병원과 제휴를 맺어 한국불임센터의 인력과 최신 시설을 공동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서울대학병원에서 불임클리닉 전임의를 지낸 정 실장이 영입되면서 대학병원 수준의 진료를 모두 소화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것도 장스여성병원 불임클리닉의 최대 장점 중 하나다.
장스여성병원의 또 다른 특징 가운데 하나는 환자 개개인과 일대일 개별화된 진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정 실장은 특히 이 점을 강조했다. 일부 병원들처럼 환자가 너무 많아도 ‘기계적인’ 진료에 그쳐 이런 개별화된 진료를 받기가 수월치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장스여성병원은 산부인과 진료를 겸하고 있어 시술 뒤 임신이 확인되더라도 다른 병원처럼 산부인과병원으로 보내지 않고 같은 병원 안에서 출산까지 환자관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환자입장에선 중요한 선택요인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시험관아기 시술비용은 대략 주기당 200만원 안팎이다. 불임 원인에 따라 비용은 그보다 더 적어질 수도 있고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현재로선 비용의 50%를 차지하는 외국산 약값이 비싼 것도 시술비용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산 약품도 약효가 동등하게 나타나면서 사용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정 실장은 불임 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태도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무엇보다 ‘불임’ 자체를 입에 올리기 힘든 우리 사회의 폐쇄 문화적 요인도 개선돼야 할 여지가 크다며, 최근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불임부부지원사업’ 정책을 내놓은 것은 늦게나마 다행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정창원 실장 약력
▼학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및 대학원 졸업 △산부인과학 석사(불임내분비 전공) ▼경력 △서울대학병원 인턴, 전공의 수료 △산부인과 전문의 자격취득 △육군항공단 군의관 △서울대학병원 산부인과 생식내분비 분과 임상강사 △서울대병원 불임클리닉 전임의 △대한산부인과학회 정회원 △대한생식의학회(KSRM) 정회원 △미국생식의학회(ASRM) 정회원 △현 장스여성병원 불임클리닉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