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스여성병원 제1회 출산기 공모전 수상작

“넷째 낳으러 오세요” “네!”

장’스여성병원 제1회 출산기 공모전 수상작 

 

장려상 최아름(서울시 중랑구 묵1동 신안아파트)

 

분만 일시:

2009년 8월 28일 AM 05:29
 성    별  : 여아(김은효)
 체    중  : 3.18kg


2004년에 결혼을 하여 2005년 4월 8일 귀한 큰 딸을 얻었습니다. 2008년 2월 4일 소중한 둘째 딸을 얻었구요. 그런데... 2009년 둘째아이가 돌이 되기도 전... 제 몸속에 또 다른 생명이 찾아왔음을 알게 되었죠. 특별히 셋째 아이를 계획하지 않았던 터라 많이 당황스러웠지만 특별히 싫은 마음이 들지는 않더군요. 평상시에도 ‘자식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김혜영 원장님을 존경하고 좋아하던 터라 아기를 갖는 순간 ‘아... 김혜영 원장님 또 만나겠네’ 라는 생각까지 했답니다.
그런데 장스는 산모들이 워낙 많아서 보통 1~2시간은 기다려야 하잖아요. 저는 첫아이, 둘째 아이를 다 데리고 병원을 다녀야 하는 상황이어서 도무지 1~2시간을 기다리며 병원을 다닐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이번 셋째 아이는 임신기간 동안에는 근처 예약이 되는 산부인과를 택해서 다닐 수밖에 없었습니다.
임신 후기에 접어들며 김혜영 선생님께 진료를 받으러 갔습니다. 어쩌면 이번에 진료를 받으러 가면 아기를 낳아야 할지도 모를 것 같다는 생각에 만발의 준비를 다 해놓고 갔죠~ 아침 식사도 거르고요. 저는 첫째, 둘째, 셋째 출산일에 무조건 굶식(?!)하며 갔습니다. 관장도 해야 하고 아기 낳으며 힘도 줘야하는데... 나와야 할 아이는 안나오고 민망한 덩어리만 삐직 나오면 챙피해서 어째요.. 그런 여러 가지 생각에 차라리 “굶자”를 선택하곤 했죠~ 저는 저의 체력을 믿거든요!! ㅋz 이번에도 역시나 아침은 거르고 갔습니다.
선생님의 첫마디는 “또 왔네요~ 이번이... 어디 보자... 셋째죠? 이번엔 성공했어요?” 저는 무슨 말씀이신지 몰라서 “뭐를 성공해요?” 하면서 번뜩 떠오르는 생각이 “아~~ 성별이요?? ㅋㅋ 또 딸이라던데요?” 그랬더니 선생님이 “에이... 그래요? 한번 봅시다” 그래서 초음파를 열심히 보고 나왔죠. 배 위에다 열심히 말예요~ 그리고서 다시 나와서 선생님과 마주보고 나란히 앉아서 선생님께 여쭤봤죠. 선생님 제가 혈압이 또 많이 높아져서... 지난주에 남자선생님이 걱정하셨고 오늘 내진하자고 하셨었는데요..
“아 그래요?(챠트를 보시더니) 어머나 이거이거 혈압이 왜 이러나 하하하, 이 의사가 아직 인격이 미성숙해서 성별만 궁금해가지고 더 중요한 걸 못봤네. 다시 들어가봅시다” 하시더군요. 선생님이나 저나 둘 다 엄청 웃었드랬죠~ 그러고서 내진도 했는데 아이는 아직도 전혀 내려올 생각이 없다 하시고... 그런데 혹시 모르니 내과에 가서 다시 혈압 체크를 하고 아가를 오늘 낳을지 말지 결정을 하자고 하셨습니다.
그때가 만 37주였거든요 아직 예정일이 21일이나 남은 상태여서 선생님이 고민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혈압체크 결과를 보시고 아이의 크기를 보시더니 뱃속에 있는 아가도 표준보다는 큰 편이고 꾸준히 잘 자라는 중이었고 엄마가 혈압이 높다면 아이랑 가능한 한 빨리 분리시키는게 좋다는 판단하에 떨어진 선생님의 한마디 “입원합시다”
워메워메... 예상은 했었지만 “입원합시다” 그 한마디를 듣는 순간 다시 한번 머릿속이 멍해지더라구요~
셋째 아이여서 그런지 배짱이 생기더군요. 그런데 마음이 급한 건 오히려 저보다 간호사님들이셨어요. 무통분만을 통해 첫 아이를 수월하게 낳았는데 전 제가 아기를 잘 낳은건 줄 알고 둘째는 무통을 선택하지 않았었거든요 결국 둘째 낳다가 죽을 뻔 했었죠. 그래서 이번엔 무조건 무통!무통!무통! 간호사님들이 셋째 아이니까 진행이 빠를거라고 일찍일찍 준비를 하시더라구요. 간호사님들의 손이 분주해지시더군요. 침대의 모양도 변형이 되구요. 짐작만으로도 출산이 임박했음을 느낄 수 있었고요. 그렇게 죽을 듯 진통을 겪고 있는데 김혜영 원장님께서 부랴부랴 들어오시더라구요. 콜을 누르는 단계가 있는지..
그런데 저 정말 셋째 낳다가 죽는 줄 알았습니다. 첫아이는 힘 두 번 주고 순풍 낳았는데 이번에는 아무리 힘을 열심히 줘도 애가 나올 생각을 안하는 거예요~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애를 두 번이나 낳아봤다고 무섭고 아픈 기억만 자꾸 떠오르고~~ 저의 배 위에서는 간호사님들이 아가가 내려오게끔 밀어내려주시는데 정작 저는 아침, 점심을 다 거른 탓에 너무 배가 고프고 기운이 없는거예요~
선생님께서는 “2%도 아니고 20%가 부족해 엄마!! 한번만 더 힘줘봐요~ 길게~~끄응~~
자 한번더!! 하나, 둘, 셋“ 하시는데 저는 숨도 채 들이마시지 못한 상황에 타이밍 맞추느라 힘을 다시 주곤 했죠. 제대로 힘도 못주고 고통을 겪으며 정신이 혼미해지다가 선생님이 아이를 빼내주시는 게 느껴지더라구요
셋째라는 이유로 출산에 걸리는 시간이 짧을 거라던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고 저희 셋째 공주가 세상에 나온 시간은 바로 5:29분. 첫아이와 둘째 아이때는 새생명이 태어남에 대한 감사함으로 감격했었는데 이번에는 정말이지 길고 긴 분만의 과정이 드디어 끝났구나 라는 생각만 강하게 들더라구요. 그렇게 태어난 저희 아이는 어찌나 크게 우렁차게 우는지 선생님께서 “그녀석 목소리도 되게 크네~ 저렇게 크게 우는 애는 처음 보네” 하시더라구요.
엄두도 못내던 셋째를 얼떨결에 낳아 키우고 있는 지금 장스로 넷째를 낳으러 가볼까?? 하는 농담반 진담반의 이야기를 남편과 나누곤 한답니당. 항상 친절하게 기분좋게 임신기간을 보내며 출산까지 다 잘 감당할수 있도록 곁에서 힘이 되어주신 김혜영 선생님 이하 여러 의료진들~ 특히나 신생아실, 그리고 분만실 간호사님들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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