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스여성병원 제1회 출산기 공모전 수상작
셋째공주 출산기
장려상 유현주(서울시 중랑구 묵1동 122-27)
분만 일시: 2009년 9월 22일 오후 3시 18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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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셋째 예정일은 9월18일. 직장에 다니고 있고 출산휴가 3개월을 받은 터라. 이왕 쉴 거 아기 낳고 쉴 생각으로 일도 계속하며 울 아가야 태어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여태껏 일도 계속했고... 첫째도 아닌, 둘째도 아닌, 셋째인터라 빨리 태어날 줄 알고 막달엔 항상 긴장하고 있었다.
9월20일 유도분만하기로 한날, 아침에 눈뜨면서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첨 낳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두근거리고 긴장이 되는지... 큰아이 둘째아이 어린이집에 보내고 신랑이랑 간단히 아침 먹고 병원으로 고고씽~ 10시까지 오라 하셨는데 괜히 늦장부리다 조금 늦었다. 원장님께서 촉진제가 잘 받음 4시쯤이면 아가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하지만 시간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마음 편히 갖고 있으라고 하신다. 떨리는 마음으로 신랑이랑 입원수속을 하고 2층 분만실로 갔다. 11시 40분쯤 관장을 했다. 5분정도 참으라 했지만 이건 할 때마다 정말 못 참겠다. 화장실에 가서 참을 때까지 참고 일을 보리라 했지만, 웬걸 참을 것도 막상 들어가니 바로 앉게 된다. 이런 더 참았어야 하는데, 후회를 하며 나왔다. 첫째 둘째 땐 진행이 된 상태로 입원을 해서 무통을 못했었는데...
“오빠 무통분만 이번에 해볼까?” 신랑이 해보란다. 편안한 분만을 한다나? 정부지원으로 무료이기도 하고, 고민을 좀 하다가 하기로 결정! 11시 50분 촉진제 투여. 으~~무섭다. 언니 이거 맞으면 바로 진통오나요? 사람마다 다르단다. 계속 긴장된다. 배가 스르르 아파오는 것 같기도 하고, 기분이 이상하다. 12시 쯤 간호사 언니가 오셔서 내진을 하신다. 난 내진할 때가 싫다. 쌤께서 긴장한 나에게 한마디 던지신다. 셋짼데 왜 이리 긴장 하냐고, 긴장 풀라고... 아무소리도 안 들린다. 뭐가 왈콱하더니 따뜻한 물이 흐른다. 진통이 빨리 걸린다나? 암튼 파수를 했다. 배가 좀 꺼지는 듯한 느낌, 그러더니 배가 조금씩 아파온다. 오빠 배 아프다. 이제 진통 오려나봐. 다행히 진통이 바로 오는 것 같다. 사람마다 달라서 약발 잘 받을 수도 있고 안 받을 수도 있다고 했는데. 난 잘 받나보다...ㅋ 그리고 가족 분만실로 옮겼다.
누워있으면서 첫째 둘째 때 침대에 누워 진통하던 모습이 그려진다. 윽 무섭기도 하고 아기 만날 생각하니 기대도 되고, 빨리 만났으면 좋겠다. 윽, 이제 진통이 시작됐다. 배가 아프다.
12시 20분 배 아픈 강도가 조금 더 심해졌다. 아파하니 간호사 언니가 오셔서 한 번 더 내진하자신다. 20% 진행됐다고, 이런이런, 배는 아픈데 20% 밖에 진행이 안됐다고?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에 눈물이 난다. 그러더니 무통맞기 전 시술을 해야 한다고 마취과 샘이 오셨다. 척추에 하는 거라, 이것 또한 긴장된다. 새우처럼 구부리고 움직이지 말라고. 후기에 보면 하나도 안 아팠다는 분들도 계셨는데... 아프긴 하더라. 생각했던 것만큼은 아니지만...
무통을 기다리는데 친정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오신다고 하는 거 오지 말라고 했다. 오시면 좋겠지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첫째 낳을 때 힘들어하는 내모습보고 눈물짓던 엄마... “아직 진통하고 있으니까 언제 태어날지도 모르는데 와서 모해? 낳고서 전화할게~”하고 끊고, 1시40분쯤 무통 투여. 시원한 무언가가 등줄기를 타고 주~욱 내려간다. 30분정도 다리 펴고 누워있으라고, 그래야 약이 골고루 퍼진다고. 첨엔 잘 못 느꼈다. 10분쯤 지났을까? 정말 진통이 사라졌다. 3분 간격으로 오던 진통이 없다. 신기했다. 약발이 정말 잘 받나봐. 오빠가 묻는다. “정말 하나도 안 아파?” “응 거짓말처럼 안 아파. 너무 신기하다. ㅋㅋ 누가 그러던데 무통 천국이라고. 이제야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간당...ㅋㅋ
3시쯤 느낌이 이상하다. 앉아서 TV보고 있는 신랑을 두고 간호사 언니한테 가서 물어봤다. 밑에 힘이 들어가는 건지, 소변이 마려운건지, 잘 모르겠어요. 내진하시더니 진행이 다 됐단다. 헉 난 하나도 안 아팠는데... 벌써 풀로 열렸다고? 신랑한테 말도 안하고 들어왔는데 간호사 언니가 힘주기 하잖다. 윽 너무 아프다. 무통약 기운도 끝났는지. 더더욱 아파온다ㅠㅠ
간호사 언니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장비들이 들어오고. 어머, 이제 정말 울이 셋째가 나올 때가 된 건가? 긴장감은 최고조.
원장님께서 힘주란다. 있는 힘껏 힘 줬다. 그러더니 힘 빼라고. 아기 나온다고... 벌써? 뭔가 시원한 게 쑤~욱하고 나오는 느낌... 그러더니 울 셋째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응애~응애~언니들처럼 울음소리도 우렁차다..Z 3시18분 51cm 딸이란다. 눈물이 난다. 신랑이 탯줄을 자르고, 아기를 보여주는데 웃음이 났다. 둘째랑 똑같이 생긴 셋째. 너무 신기하다. 아기 낳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아기 낳고 가슴위에 놓고 보여줄 때의 그 기분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아~~드디어 태어났다. 우리 셋째... 40주하고도 4일 만에 드디어 만났다. 예정에 없던 아이가 생겨서 잠시 나쁜 생각을 했던 것도... 원장님께서 또 딸이라고 해서 잠시 실망했던 순간이 울 셋째를 만나니 더더욱 미안해졌다. 잠깐이지만 엄마, 아빠가 너무 미안했어~ 앞으로 더더욱 사랑할게~~ 언니들이랑 울 셋째가 예쁘게 커갈 거 생각하니 너무 행복하다. 생각했던 것 보다 고생안하고 셋째를 낳아서 참 다행이다. 이인식 원장님과 간호사 언니들과... 그리고 무통 덕분~ㅋ. 울 셋째 순~풍 낳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