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보물 대길이

우리보물 대길이

장’스 여성병원 제1회 육아수기 공모전 수상작


우수상: 홍규선(아빠)
주소: 중랑구 신내동 신내6단지 603동204호

 

분만일시

2010년 3월 12일 오후11시 58분

성별: 남아 (홍정현)
체중: 3.2kg

 


 

   
6주5일
벌써 6주나 되었다. 크기는 5미리로 사실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았지만, 조그만 완두콩 모양의 새 생명이 자라고 있었다.
2주전에 병원에 갔을 때는 검사를 진료실이 아닌 다른 방에서 하기에 나는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아 진료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사람들은 함께 들어가서
초음파 영상과 심장소리를 들었다.
진료를 끝내고 나온 아내가 상기된 얼굴로 “벌써6주래!” 라며 심장소리도 들었다고 했다.
나는 아쉬워서 다음에는 꼭 따라 가리라 맘먹었다.
아내의 말에 의하면 아이의 심장박동이 우렁차며 매우 쿵쾅거리더라는 것이다. 아내의 말과 초음파 사진으로 위안을 삼고 2주를 더 참기로 했다.

아빠의 태몽
난 머리만 땅에 닿으면 잠을 자고 깊이 잠드는 편이라 꿈을 잘 꾸지 않는데 얼마 전엔 깨고 나서도 생상하게 기억이 나는 꿈을 하나 꾸었다. 처음엔 태몽인지 뭔지도 모르고 있다가 너무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서 출근 후 검색을 해보니 태몽이라고 한다.
정황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머니 인지 암튼 누군가와 산에 가서 커~다란 수박을 하나 가져와서 잘라 봤는데, 사진속의 수박보다 속이 더 새빨간 수박이 먹음직스럽게 잘 익어 있었다. 옆에 있던 사람과 너무 빨갛게 잘 익었다며 놀라서 얘기를 나누다가 잠에서 깼는데, 다른 건 잘 기억이 안 나고 새빨간 수박속이 너무도 선명하게 기억이 나는 거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수박 태몽은 자수성가 하여 재물 운이 좋다고도 하고, 수박은 여자 아이 태몽 이지만, 큰 수박은 남자 아이 태몽이라고도 한다. 딸이든 아들이든 아무런 탈 없이 건강하고 튼튼하게만 태어나 줬으면 좋겠다.

태명
결혼 전에 와이프가 가족들과 일본 여행을 다녀왔는데 여행코스 중 일본의 절을 방문하는 코스가 있었다고 했다. 그 절에는 동전을 던지고 운세를 보는 곳이 있어 동전을 던지고 나무젓가락 같이 생긴 운세막대를 뽑아 보니 한자로 '大吉' 이라고 쓰여 있더란다. 그때부터 와이프의 애칭은 '우리 대길씨'였다. 처음 임신사실을 알고, 아이의 태명을 무엇으로 지을까 고민을 하다가 뜻도 좋고, 부르기도 좋고 엄마의 애칭이었던 '대길' 이로  우리 아이의 태명을 결정 했다. 뜻만큼이나 큰~행운의 아이가 태어났으면......·

엄마는 요가 중
지난주부터 아내는 일주일에 이틀씩 요가 교실에 다니고 있다. 신종플루다 뭐다 해서 사람 많은 곳엔 안 갔으면 하는데, 마냥 집에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조심해서 다닌다고 하니 너무 무리 하지 말고 다니라고 했다. 그런데 요가 교실만 다녀오면 너무 힘들어 하는 거다. 대길이 한 테도 좋고, 나중에 출산 할 때도 도움이 된다며 내년2월에도 또 다니겠단다.
지난 정기 검진 때 초음파 검진결과 대길이가 둔위 자세란다. 둔위란 태아의 머리가 아래쪽으로 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반대로 다리가 아래쪽으로 되어 있는 자세를 말한다. 둔위일 경우 출산할 때 위험하기 때문에, 수술을 해야 한단다. 그런데, 대길이의 경우 이제 30주 정도 밖에 안돼서 아직은 걱정할 정도는 아니고, 더 빨리 정상 자세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위의 사진처럼 고양이 자세를 아침, 저녁 시간 나는 대로 취해줘서 아기가 자세를 바로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자세가 배나온 엄마들 에게는 보기보다 힘든 자세라서 5분을 견디기도 힘들어한다. 아이를 위해서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하는 와이프를 보면서 대견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렇다.

엄마는 힘들다.
산모 체중 73kg, 대길이 체중 3.3kg.
일주일 사이에 아기를 너무 많이 키워 왔다며 다음 주 목요일 까지 기다려 보고, 아기가 나올 기미가 안 보이면 금요일에 입원해서 유도 분만을 하자고 하신다. 이런 상태로 자꾸 체중을 늘려 가면 다음주에 4키로 되겠다고 우려 섞인 말씀을 하셨다. 아직 예정일이 일주일이나 남아 있고, 출산 징후도 전혀 없는데 갑자기 입원얘기와 유도분만 얘기를 하시니 와이프나 나나 순간 당황해서 질문도 잘 하지 못했다. 12일이 예정일이라 조만간 나오겠지 하는 마음의 준비는 대충 했지만, 갑자기 날짜를 받으니 두려움과 걱정, 이제는 정말 낳는구나 하는 생각 등등. 아무튼, 와이프는 유도분만에 대한 공포와 걱정으로 운동량을 두 배로 늘렸고, 체중을 늘리지 않기 위해 식사 외에 간식은 거의하지 않기 시작했다. 아직 시간이 조금 있으니, 그 사이에 진통이 와서 무사히 자연분만으로 대길이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대길이
3.2kg , 53cm , 남자 아이.
대길이가 그날 태어난 아이 중에 가장 키가 컸다. 산모도, 아이도 아주 건강하고 무사히 태어났다. 아직 실감은 나지 않지만, 이아이가 내 아이구나 하는 마음에 품에 안겨 있는 아이의 체온이 더 뜨겁게 느껴진다. 안는 것도, 만지는 것도 모두 조심스럽지만, 몇 번을 만져 봐도 몇 시간을 바라봐도 지루하지가 않다. 내가 이랬듯이 부모님도 나와 같았을 것을 생각하면 부모님께 무한히 감사드릴 따름이다.

작은 소원
2009년 마지막 날 와이프가 한참 만삭일 때 가족들과 제부도로 해넘이를 갔었다. 저물어 가는 해를 보면서 부디 건강하고 튼튼한 아기가 태어나게 해주세요.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출산하게 해주세요. 하고 소원을 빌었었다. 요즘 예방접종을 많이 하는데 접종 후 주의사항 을 보면 일부 아이들에게 열이 나거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병원에서 잠시 대기 하거나
아이의 상태를 주의 깊게 살피라고 되어 있다. 정현이는 다행히 아직까지는 별다른 부작용은 없어서 내 소원이 무사히 잘 이루어 졌구나. 건강하고 튼튼하게 잘 태어났구나 하는 안도감과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물론 엄마도 건강하게 무사히 출산도 하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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