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스 여성병원 제1회 육아수기 공모전 수상작
준아 첫 만남의 그 떨림 엄만 잊을 수가 없어
우수상 김민지(엄마)
주 소 중랑구 상봉동 257-11호 1층
분만일시 2010년 3월20일 오후 3시41분 |
2010년 3월 19일
우리 준이의 뱃속에서의 마지막 날
예정일 이틀이 지나도록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3월 6일 날에는 울 주니가 태어나는 꿈까지 꿨을 정도였다. 꿈속에선 3월10일 날 태어났다. 예정일을 19일이나 넘기도록 나오지 않았다. ‘엄마가 우리주니 빨리 보고 싶어’하면서 배를 쓰다듬었다. 엄마의 손길을 알았는지 주니가 간지럼증 같은 태동으로 대답을 해줬다. 웃음이 났다. 2주가 지나도록 이슬도 보이지 않아서 걱정은 됐지만 앞뒤로 2주는 괜찮다는 말씀에 안심은 되었다. 이틀 전부터 물 같은게 자고 일어나면 나와 있어서 혹시 양수가 아닐까하는 마음에 말씀드렸더니 검사해보시고는 아주 희마하게 나타났다고 양수가 소량 나온 것 같다고, 그래서 지금 바로 입원해서 촉진제 맞고서 유도분만을 하자는 것 이였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입원을 하게 되었고 저녁이라서 그런지 촉진제를 조금 맞고서 빼버렸다. 40주 동안의 나와 함께했고,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리 사랑스런 주니를 볼 수 있게 될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날 밤에는 진통은 커녕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다른 산모들의 진통 겪는 모습을 보았지만 나에게 변화가 없어서 인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이제 두근두근 거리는 첫 만남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이 들어서 배를 쓰다듬고 또 쓰다듬었다. 포근한 엄마 뱃속이 그립겠지만 얼른 나와서 포근하고 따뜻한 엄마 품속으로 오렴!
아침 9시에 간호실장님이 내진을 하자고 하시더니 양수를 터트렸는지 물이 주체하지 못 할정도 콸콸 쏟아져 나왔다. 그러더니만 슬슬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계속 아픈게 아니라 아팠다가 괜찮았다가를 계속 반복했다. 난 속으로 ‘주니야~~~빨리 나와요! 엄마 힘들게 하지 말고’ 를 계속 외쳤다. 12시가 넘자 진통이 점점 더 심해지기 시작했다. 진통이 정말 심하고 참기 힘들 때 말하면 무통주사를 넣어 준다고 했다. 진통이 심해져서 무통주사를 맞고 조금 괜찮아지는 듯 했으나, 시간이 지나자 진통 주기가 더욱 짧아졌다. 진행이 다됐다고 해서 분만실로 들어가게 됐다. 지금 생각해도 웃기는 것은 분만실로 들어가는 그 와중에 신랑한테 울주니 나오면 사진 많이 찍으라고 당부를 하고 들어간 것이다. 오후 3시 41분 우리 주니가 나왔다. 그렇게 주니를 낳고 나자 힘이 완전 쏙 빠져서 정신이 더 없었는데 간호사께서 우리 주니를 보여주시면서 내 품에 안겨 주셨다. 힘없이 탈진했는데, 그래도 아이를 안을 힘은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예정일 보다 늦게 나와서 인지 눈을 이리저리 쳐다보면서 입은 뻐끔뻐끔 거리고 있었다.
눈이 부리부리해서 완전 신랑 판박이다. 주니를 안고 있는데 정말 떨렸다. 신기하고 고마웠다. 정말 어떤 표현으로도 다 말할 수가 없다 . 그렇게 우리주니는 신생아실로 올라가고 나는 휠체어에 힘이 다 빠져버린 몸을 기대어 병실로 올라가서 잠이 들었다.
‘빨리 기운차려서 우리준이 보러가야지!’
2010년 4월 20일
주사는 잔인해
우리 주니 BCG 맞혔는데 그 연한 피부에 구멍이 뽕뽕뽕 넘 안쓰러웠다. 일주일 뒤에 또 비형간염 맞으러 가야 하는데 얼마나 아프면 맞고 나서 분노의 젖 빨기를 하는지, 또 주사 맞히러 갈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지금도 자면서 낑낑거리는걸 보니 아까 생각이 자꾸 나는 것 같다. 아까 주사 맞을 때 생각하니 눈물이 다 날 지경이다. 흐느끼면서 우는 주니를 보니 내가 대신 맞아 주고 싶었다. 암튼 열 안 오르고 덧 안 나게 잘해줘야지 예방접종 남은게 아직도 한 무더기다. 다른 건 그냥 주사니깐 잘 맞겠지? 여하튼 요새 우리주니 표정이 더 다양해지고 애교도 더 늘어나고 행복해죽겠다. 요 며칠 동안 내가 껴안고 자고 그러면서 두꺼운 이불 살짝 내 품처럼 해주니깐 정말 내 품 인줄 아는 건지 포근해서 그런 건지 엄청 나게 잘 잔다. 편한가봐! 우리주니 앞으로 남은 예방접종도 맞는 건 아프겠지만 건강하기 위해서 씩씩하게 참아주길 바래.
2010년 5월 23일
주니 입에서 자꾸 엄마 소리가 들려!
주니랑 마트 나들이를 했다. 집에만 너무 있어도 안 좋은 것 같아서 바람도 쐬어줄 겸 인기 쟁이 울주니를 보자 사람들이 귀엽다고 눈을 못 떼고 계속 쳐다봤다. 요샌 사진 찍을 때 카메라를 쳐다볼 줄도 안다. 병원 갔을 때 핑크 옷 입고 갔는데 다들 여잔 줄로 착각한다.
요새 옹알이를 엄청 더 많이 해서 깜짝깜짝 게다가 요새는 자꾸 엄마란 소리도 하는거 같다. 우연찮게 하는 건지는 몰라도 이건 나 혼자서 들은거 아니다. 할머니랑 할아버지도 듣고서 우리주니 엄마하는 거 신기하다고 막 웃었다. 눈 껌뻑거리면서 입만 뻐끔 거릴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엄마라고 소리를 꽥꽥 혼자 어디 쳐다보면서 함박웃음 짓는게 정말 하루하루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