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회 중랑천 사랑 문예대전
중등부 산문 부문 대상
누군가의 안식처가 되어주는 곳
온곡중학교 1학년 1반 지 하림
주로 나에게는 자전거를 타러오는 곳으로 쓰이는 이곳 중랑천. 동생이랑, 아빠랑 오곤 한다.
보통 가정이라면 아무리 가끔 만나도 일주일이면 열심히 일하고 오신 아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나는 빨라야 한 달에 한 번 만날 수 있다. 날씨가 좋을 때면 지금은 이혼한 아빠와 안식처인 이곳에 온다. 더 이상은 나의 아빠가 아니라는 사실과 그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현실에 내 마음을 호소할 수 있는 그런 편안한 곳이 되어주는 중랑천이 너무 좋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잠시라도 현실을 잊을 수 있는 순간이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보면 분위기를 깨는 사람들이 꼭 있다. 낚시하는 사람들, 쓰레기를 무턱대로 버리는 사람들, 욕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 마음에 쓰레기들과 욕이 던져지는 것 같은 안타까운 상상을 하게 된다. 내가 그 사람들이 미워지는 것처럼 중랑천도 그런 사람들이 싫지는 않을까? 그런 사람들의 행동 때문에 나의 자유로운 시간들을 빼앗기는 것이기에...
어? 갑자기 내 머리위에 엄청나게 거대한 지렁이가 떨어진다. 내 몸은 왜 물고기가 되었지? 어떻게 된 거야! 무서워~ 일단은 수영을 배워놓은지라 몸은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보다 훨씬 큰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나에게 다가온다. 알고 보니 그들은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동료였다. 큼지막한 쓰레기가 떨어지는 것을 내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었고, 나를 구해준 것
이었다. 나는 너무 고마워서 고맙다고 말하려던 순간, 그들에게 원인모를 액체가 다가왔고, 나는 다시 지금 모습인 사람으로 돌아왔다.
나에게 중랑천이라는 안식처가 있지만 아직 내가 내어줄 마음의 안식처가 준비되지 않은 것이다. 내 장래희망은 유아특수교사다. 지극히 내어줄 안식처가 필요한 직업이다. 나는 나의 안식처를 만들고, 그 안식처를 내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이 되는 걸 꿈의 첫걸음으로 정
했다. 이것이 내가 중랑천을 통해 얻은 소중한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꿈을 얻게 된 데에도 사연이 있다. 엄마와 아빠가 이혼을 했기에 내가 한 부모가정이라고 알게 된 후부터였다.
초등학교 6학년 1학기가 끝나갈 쯤에 눈물이 가장 따뜻했던 날이 있다. 엄마께서는 아빠 때문에 자살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고 하셨다. 아빠가 엄마 몰래 엄마의 카드로 큰돈을 빚지고 엄마에게 한마디 상의 없이 생활하다가 엄마가 우연하게 알아내셨다고 한다. 그런데 아빠는 뻔뻔하게도 미안하다는 사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이혼의 계기가 되었고, 엄마는 나와 동생을 보며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접고 겨우겨우 돈을 다 갚고 엄마 이름의 집을 마련했는데 이익도 못 남기고 빚쟁이들에게 빼앗겨 지금의 집으로 이사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가지고 있는 현실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중대발표를 들은 날에는 내 확실한 꿈을 찾았었다. 장애우들을 사랑으로 보살피는 것이 내 꿈이라고 말이다. 유아특수교사. 내 최고의 소망이다. 이런 현실과 소망이 교차하는 안식처가 되어주는 이곳은 정말 나에게 있어 특별한 장소가 되었다. 그냥 낚시하고 쓰레기 버리는 곳이 아닌 ‘특별해서 내 마음을 내어 줄 수 있는 만큼 사랑하는 장소’ 라고 중랑천을 자랑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