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스여성병원 제2회 출산기 공모전 수상작
저희 부부의 가장 큰 재산은 소중한 우리 아이들
우수상 김단비(중랑구 신내동 미성아파트)
분만 일시 2011년 09월 28일 pm12:22 |
우리 보물 2호 승찬이는 장스여성병원에서 분만을 했네요. 제가 두 아이의 엄마로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큰 행복은 우리 아이들의 웃음을 보는 순간입니다. 지금부터 승찬이의 엄마 뱃속에서의 생활, 그리고 탄생 이후의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 둘째는 뱃속에서부터 천대 받는다?
주중에 힘들게 일하고 와서도 주말 아침마다 병원으로 같이 가주던 남편이 서울로 이사와서는 주중에 혼자 다니라고 하는 것이 좀 서운했습니다. 남편에게 장스여성병원은 토요일, 일요일 다 진료하니까 가자고 막 따졌죠. 둘째의 태동도 신기해하지 않더라구요. 얄밉게 말이죠. 신생아 물품들도 다 큰아이가 쓰던 것을 물려 입게 되었고, 베넷저고리 하나만 샀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사람들이 둘째는 뱃속에서부터 천대받는다고 하나 봅니다.
# 둘째는 입덧을 하네요….혹시 딸인가?
큰아이 승준이를 키우면서 유달리 말썽을 많이 부리는 말썽꾸러기여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신생아 황달로 고생시키고, 크면서도 장난이 심해 이리저리 다치고, 살림살이를 부수는가 하면 밖으로 나가면 엄마, 아빠 손을 뿌리치고 저 먼발치로 뛰어가는 큰아이를 키우며 둘째는 꼭 딸이기를 바랐습니다. 신랑도 둘째가 딸이기를 바라는 눈치였구요. 임신해서 고기는 별로 먹고싶지 않고 오로지 시고, 시원한 음식만 땡기더라구요. 입덧을 조금 했고, 과일을 많이 먹었으며, 복숭아 태몽을 꾸었기 때문에 저희는 딸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이렇게 저희 부부는 둘째딸을 맞이할 준비를 했습니다. 이때까지는 둘째가 아들일 것이라고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 기적은 없는 것일까요?(Is there miracle for my family?)
병원을 갈 때 마다 딸인지 아들인지를 확인하고 싶어 안달이 났습니다. 초음파를 볼 때 마다 미사일이 있는지 없는지만을 눈이 빠질 듯 크게 뜨고는 초음파 화면을 봅니다. 다리 사이에 뭔가가 보입니다. ‘아니겠지? 아닐꺼야. 그럴리가 없잖아’라고 생각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성별을 물어보니 의사선생님은 “첫째가 아들이에요, 딸이에요?” “아들이요” 라고 대답하자, 선생님은 “옷 안사고 물려 입히시면 되겠네요” 하십니다. 하늘이 노래집니다. 아~ 정말이지 믿을 수가 없네요. 모든 정황상 딸이라고 생각했던 저는 망연자실해 집니다. 과연 정밀 초음파를 보는 날 태아의 다리 사이에 있는 미사일이 사라지고 딸로 바뀌는 기적이 우리에게 일어날 수도 있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 둘째 아이의 뱃속이야기(임신부터 분만전까지)
둘째는 태동이 얌전합니다. 엄마가 입덧을 해서 잘 못먹는데도 쑥쑥 잘 자라고 있네요. 엄마는 혈압이 높아서 늘 병원에서 혈압 관련 얘기를 들어요. 참 속상합니다. 가끔씩 배가 뭉쳐옵니다. 둘째가 세상에 빨리 나오려고 하나봐요. 막달 검사날, 승준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아침부터 병원을 갔습니다. 아시다시피 장스여성병원은 인기있는 병원이라 사람이 너무 많아, 최대한 일찍 가려고 밥도 못먹고 서둘러 갔습니다. 다행히 금방 진료를 볼 수 있었고, 선생님은 내진을 하시고 난 후에, 오늘 바로 입원을 하라고 하시더군요. 장스여성병원은 병실이 분홍색으로 좀 산뜻하고 넓은 것 같네요.
# 2011년 9월 28일, 12:22 am 승동천사가 우리에게 오다”
촉진제를 맞은지 한 시간도 채 흐르지 않아 진통이 오기 시작합니다. 손가락, 발가락이 저절로 움직이며 엄청나게 배가 아픕니다. 지금은 제 곁에 아무도 없습니다. 엄청난 진통이 옵니다. 수간호사 선생님 들어오시고는 신랑을 나가라고 합니다. 내진하시더니 애가 곧 나올 것 같다고 하시네요. 선생님 호출하라고 하십니다. 이렇게 빨리 애를 낳을줄은 몰랐는데 입원수속을 한지 2시간도 안됐습니다. 선생님이 오셨습니다. 힘을 주라고 하십니다. 한번 힘을 꾹 줍니다. 그러자 아이 머리가 나왔다고 합니다. 근데 어깨가 걸렸대요. “짜식, 수영하는 아빠 닮아 어깨가 넓은가?” 생각을 하며 한 번 더 힘을 줍니다. “응애~” 힘 두 번 주고 아이를 낳았습니다. 생각보다는 정말 수월하게 낳은 것 같습니다.
# 둘째가 신생아 황달로 많이 아파요
출산한지 이틀째가 됐어요. 우리 아이가 황달이 심하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저하고 같이 퇴원하는 것은 힘들 것 같고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다고 합니다. 신생아 황달은 흔한 것이라 크게 걱정은 안하지만 그 조그만 아이에게 안대를 붙이고 있는 모습은 아이 엄마인 저에게는 큰 슬픔이었습니다. 나 때문에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저렇게 고생을 하는구나 싶고, 내가 몸이 괜찮아서 40주에 정상분만 했으면 저렇지 않을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에 계속 눈물이 납니다.
# 승찬이가 집에 왔어요~
둘째의 이름을 지었습니다. ‘오를 승’자와 ‘빛날 찬’자를 써서 승찬이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승준이는 아빠가 하는 말을 알아듣고 “응~”하며 대답을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신기하네요. 우리 승준이가 형이 될 준비를 다 했나봅니다. 승찬이는 연신 낑낑대고, 먹고, 자고, 싸고만 반복합니다. 자면서 무슨 꿈을 꾸는 가끔 미소를 짓네요.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엄마도 좀 같이 알면 안될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아이의 미소가 저의 모든 시름을 날려버려 줍니다.
# 마치며….
어떤 일이든지 후기라는 것은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간에 기억하고자 하는 것들을 남기는 것이고, 또 이러한 글이 남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속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은 배워나가는 하나의 나눔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출산을 앞두고 있는 산모들에게는 저의 경험을 통해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아들엄마들... 당신들은 초능력자입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