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삭감한 예산을 원점으로 돌려놓는 구의원들

[기고]삭감한 예산을 원점으로 돌려놓는 구의원들

권용균 중랑의정모니터링 단장

 

2012년도 176회 임시회가 3월 15일 시작해 3월 29일 끝났다. 이번 추경에서 한 일은 지난 본회의 때 삭감한 사회복지협의회 예산 6천여만원을 통과시킨 것이다. 주민으로서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지난 연말 의회는 올해 예산을 놓고 고성이 오고 갈 정도로 치열했다. 중랑구상공회가 구청예비비 5천만원을 끌어와 수리를 하고 6억짜리 전세금을 구청이 지원하는 것도 주민의 눈으로 보면 이해가 안 된다.

중랑구시설관리공단의 급조된 상여금은 더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8년간이나 지원해준 사회복지협의회도 너무 많은 위탁시설과 버스의 원칙 없는 운영 등 많은 문제가 제기되어 논란이 되었다. 새벽 1시가 되어서야 모든 예산을 원안대로 모두 통과시키고 단 하나 사회복지협의회 예산 6천여만원을 삭감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의회기간 중 한 번도 출석하지 않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 회의 때 문제 삼아 사회복지협의회 예산 삭감으로 합의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 추경에서 다시 통과되는 어이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다수결로 하면 민주당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예산심의를 모두 다수결로만 결정하는가?

진통 끝에 통과 시킨 것을 추경 때 다시 원점으로 돌린다면 과연 의회가 왜 있어야 하며, 또한 소수당의 구의원들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가. 3천억원의 구 예산에 비해 6천여만원은 정말 작은 돈에 불과하지만 무엇 때문에 그 예산을 삭감했는지에 대해 기억한다면 이렇게 조용히 다수결로 결정할 문제만은 아닌 것이다.

사회복지협의회 예산전액삭감으로 구청장이 발끈해서 “민주당 의원과는 인사도 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것은 문서로만 해라’ ‘어떤 행사에도 초대 하지 말라’ ‘내말 어기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징계하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상황을 연초 한 두 번 본 것이 아니다. 이렇게 구의원을 무시하는 구청장의 발언도 문제거니와 삭감한 예산을 원점으로 돌려놓는 구의원들도 참 보기 안타깝다.

좀 더 당당하고 좀 더 끈기 있게 문제를 붙들고 개선하고자 하면 안 될까? 의회 때 한번 소리 지르고 말 일이 아니라 대안을 마련했으면 한다. 주민을 대표해서, 의원들의 눈에 지역 주민들의 힘겨운 삶이 보이고, 그래서 정말 노력하고 연구하는 구의원들이 늘어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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