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사랑해

2회 장’스 육아수기 공모전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사랑해

 

대상 김민선(의정부시 신곡2동 107-2번지 정은스카이)


분만 일시 2012년 3월 29일 오후 1시15분
이름      민병록(남) 
체중      3.54kg

 

오늘은 널 만날 수 있으려나? ‘째깍째깍’ 30분..... 20분... 10분
드디어 너를 만날 신호탄이 터졌나보다. 너무나 손꼽아 기다렸던 순간이 왔다. 곧 볼 수 있단 기대감과 함께 처음 너의 형을 만나던 순간이 그려진다.
‘응애 응애 응애’ 2012년 3월 29일 10시 8분 3.51kg 남자아이입니다. ‘주르륵’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너무 벅차고 감격스러운 감정, 나도 모르게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아빠가 탯줄을 자르고 곧장 내 품 안긴 나의 둘째 미니미 민아기♡ 팔, 다리가 쭉쭉. 병원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힘차게 우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운 너. 건강한 모습으로 내게 와줘서 너무 고마워. 앞으로 잘 부탁한다.
병원에서의 둘째 날. 병원이 익숙해질 쯤 나는 모유수유에 전념하기로 마음먹었다. 시작이 반이라고 병원에서부터 첫 단추를 잘 끼워야 완모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말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졸린 눈으로 밤낮없이 신생아실 문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회사에서 가까워 다녔던 것이 처음 인연이 된 장스여성병원. 근방 지역에선 꽤나 입소문도 타고 오래된 만큼 믿음이 가서 의심없이 다녔지만, 제일 마음에 들었던 점은 자연분만을 권유하는 병원, 제왕절개율이 가장 낮은 병원이었기 때문이다. 첫째 때도 이곳에서 낳았다는 낯익은 풍경이 마음에 와 닿아 둘째 때도 망설임없이 출산을 하였고 예방접종도 맞출 예정이지만 문제는 집에서 너무 멀다는 점. 다행히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2~30분 거리지만 혼자서는 택시를 이용하지 않는 이상 갈 엄두를 못내고 차라도 막힐때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몸조리 하는 동안 큰애를 봐주시기로 한 시댁도 병원 갈 때마다 들르고 있어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나도 그렇고, 어린 민아기가 긴 드라이브에 지치지는 않을까 조금 걱정스럽다. 퇴원 때부터 염려의 당부를 해주셨던 황달... 없어도 될 황달이 날로 심해지고 있어 매일 병원에 다니면서 밤중 수유에 매 횟수마다 수유량과 대·소변량을 체크하고 있는데 모유가 부족한 것 같아 여러모로 애를 쓰는 중이다.
혈중 빌리루빈이 증가하면서 나타나는 황달은 간에서 대사가 되어 배출이 되어야 하지만, 아직 간이나 기능이 미숙해서 미처 배출되지 못한 것이 피부에 축적되어 노란색을 띄는 것이란다. 대부분은 치료가 없이도 1주일에서 약 10일 경이면 저절로 좋아진다고 한다. 많이 먹고 쭉쭉 먹음으로써 황달을 밀어낼 수 있다는데 나의 민아기는 시간 간격을 기재할 것도 없이 틈나는 대로 먹고 있지만 소변 기저귀는 3~4장이 고작이다. 물론 신생아긴 하지만 수유간격이 너무 짧다는 건 충분히 배부르지 않기 때문에 자주 찾는다는 것이고 푹 젖은 기저귀가 아닌 건, 충분하게 내보낼 양을 먹지 못했다는 것 같아 신경이 쓰인다.
다행히 의사 선생님께서는 이정도의 간격과 기저귀라면 그리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니 기다려 보자고 하셨지만 우리 아기 배도 못 채워주는가 싶어 마냥 미안할뿐...
그리하여 오늘부터 나는 물 먹는 하마, 수분 먹는 화분이 될 것이다. 부기에 좋다는 호박즙을 가까이 하려 했으나, 너무 이른 호박즙은 젖을 줄어들게 할 수가 있어 멀리하는 것이 좋다기에 호박즙은 안녕하였고, 집에서는 항상 생수대신 보리차와 옥수수를 넣어 물을 끓여먹곤 하였는데 수유중에는 보리차보다 생수가 더 좋다는 모유수유 지도관리사님의 말씀에 따라 당장에 생수 구입!
빵은 젖을 끈끈하게 할 우려가 있으므로 멀리 하라 하여서 빵순이인 내가 빵도 끊을 예정이다. 국을 잘 못 먹는 나라서, 국물요리에도 건더기만 먹고 국물은 그대로 남기곤 하였지만 수유에는 국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하여 오늘부터는 국그릇 바닥이 보일 때까지 싹싹 먹기로 결심했다. 더불어 모유 촉진차와 우유, 두유도 함께 꿀꺽꿀꺽.
첫애 때는 모유가 풍부해서 유축기를 사용하여 냉동실 가득한 저장팩들을 보며 뿌듯해 하곤 했었는데, 같은 뱃속에서 나온 형제라도 성격이 다르듯이 똑같은 출산을 해도 신체 컨디션도 다르고 젖량도 달라지는가 보다. 밤낮 없는 수유 때문에 잠이 부족해 머리만 닿으면 잠이 드는 나지만, 잠 따위에 너의 모유수유를 바꾸진 않으리! 엄마라는 이름으로 부지런히 먹고 너를 충분히 배부르게 해줄게. 아기도 조금 더 기운내서 얼른 황달을 멀리멀리 보내버리렴.
황달수치로 아직 병원 문턱을 넘나들고 있는 우리 아기. 오늘도 어김없이 병원행이다. 보통 생리적, 모유황달이면 10일을 전후해서 나아진다고 하는데 10일하고도 일주일이 더 하도록 아직 노란 끼가 남아있는 민아기. 저번 진료에는 의사 선생님께서 아이의 혈액검사를 해보자고 권유하셨다. 요 자그만 아이에게 주사를 맞히는 예방접종에도 내 눈을 질끈 감을 정도인데, 피를 뽑자고 하시니 내 살에 바늘을 꽂은 것처럼 아픈 건 왜일까? 정말 간 대사 이상이라면 큰 병을 키우고 있는 것이지만 차마, 피를 뽑을 수 없어 이 미련한 엄마는 기다려 보기로 했다.
황달수치 7.5mg/DL 야호! 전보다 수치상으로는 1이나 내려갔다. 기다림의 결과를 민아기 네가 온몸으로 보여주는구나.
황달 수치가 높으면 일단 모유 황달에 의한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하루 이틀정도 모유를 끊어보라고 말씀하셨지만 젖양이 부족하여 틈나는 대로 물리며 젖양을 확보하고자 노력중인데 하루, 이틀 끊음과 동시에 젖양이 줄어들까 불안한 마음에 이도 실천할 수 없었다. 또 아이가 충분히 먹어 변으로 빌리루빈을 배출해냄으로 좋아지는데 충분히 모유를 먹지 못해 오래가는 것 같아 그저 미안할 뿐... 애기 아빠는 이참에 모유수유를 중단하고 분유를 먹이라고 권유했지만 어떤 경우에라도 모유수유를 끊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들었기에 오히려 마음을 굳게 먹었다. 게다가 이제는 모유맛에 길들여졌는지 간간히 먹던 분유도 젖병도 한사코 거부하니 다른 사람 모두 모유수유를 권장하는데 가장 가까이에서 응원해야 할 신랑이 모유수유를 끊으라니 너무 맥이 빠지는 일이다. 모르는 게 죄는 아니니, 모유수유의 장점을 엄청난 기세로 피력하며 신랑 귀에 딱지가 앉도록 설명하고 또 설명했다. 여전히, 틈만 나면 분유를 먹이라고 슬쩍 말하지만 내 목표인 만 6개월 완모! 를 달성할 때까진 열심히 노력해야지.
병록아 네가 내게 와줌으로 엄마가 처음으로 육아일기도 쓰게 되었어. 좋은 경험을 하게 해줘서 너무 고마워. 진즉에 알아서, 형의 육아일기를 거쳐 너의 하루하루를 기록했더라면 엄마가 더 노련한 솜씨로 이전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썼을지도 모르는데 그 점이 조금 아쉽다. 아이의 하루는 어른의 한달이라는 말이 있단다.
그처럼 네가 하루가 다르게 부쩍 성장하는 1년간의 기록은 정말 기적과 같은 시간일거야. 엄마가 너의 특별하고도 소소한 일상을 지금처럼 늘 기억하면서 마음에 담아둘게.
언제나 예쁠 나의 병록아. 앞으로도 나의 아들로 자랑스럽게 자라다오. 나도 너의 엄마로 자랑스럽게 지낼게. 아프지 말고 건강하렴.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사랑하고 또 사랑해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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