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중랑청소년백일장 수상 작품
녹음기
운문 은상 고등부
이화미디어고등학교 1-5 정 다 운
“딸 학교 갔다 왔어?”
“네.”
아빠와 나 사이의 녹음기가 잠시 켜졌다.
다시 꺼졌다.
아빠는 다시 자러간다.
고등학생인 나와 낮과 밤이 바뀐 아빠는 함께 할 시간이 없다.
난 할말이 많지만 자는 아빠를 깨울 수 없다.
늦은 밤 출근 준비를 하는 아빠는
공부하는 나를 불러낼 수 없다.
아빠는 오늘도
페이스북을 통해 남을위해 포장된 나를 본다.
“아빠 일 간다”
“다녀오세요”
다시 켜진 녹음기
녹음된 모든 말이 끝났다.
오늘도 녹음기만 제 일을 마친다.
아빠의 말도, 나의 말도
입밖에 나오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한다.
주말, TV앞에 둘러앉은 가족들
나는 아빠보다 재밌는 TV프로그램에 빠진다.
서서히 열리던 아빠의 입은 나의 웃음소리에 다시 닫힌다.
주말엔 녹음기도 할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