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중·고등부 대상) 자전거 인생

2014 중랑청소년백일장 입상 작품


자전거 인생


산문 중·고등부 대상 
이화미디어고등학교 2-6 
이  채  영 

 나는 자전거를 타는 것을 좋아한다.
힘차게 페달을 밟으면 머리카락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나를 자유롭게 만든다.
누구나 그렇듯이 처음부터 자전거를 잘 타진 못했다. 초등학교 갓 입학한 나는 동네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친구가 자랑하러 가지고 온 자전거를 만나게 되었다.
친구의 자전거는 내 자전거처럼 네 바퀴가 아니었다. 드르륵 소리도 나지 않았고 나보다 훨씬 빠르게 달렸다. 그 모습을 보고 자존심이 상했다. 사정사정으로 친구 입에 먹을 것을 물려주고 자전거를 빌렸다. 빠르게 달리고 싶은 마음과 달리 자전거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쓰러졌다. 어쩌다가 중심이 서도 두려움에 쉽게 땅에서 발을 떼지 못했다. 그날로부터 자전거 배우기에 열중했다. 집에 돌아오면 드러누워 발을 천장으로 향하게 하고 페달 밟는 연습을 했고 학교 끝나고 친구에게 자전거를 빌려 중심 잡는 연습을 했다,
발목과 무릎은 피딱지와 멍으로 늘어났을 때 비로소 페달을 밟을 수 있었다.
그날 기쁜 마음에 친구를 태우고 놀이터 한 바퀴를 돌았다. 집에선 나의 대단한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내 자전거가 두 바퀴가 되는 것을 찬성하셨다. 그 뒤로도 자전거 연습을 멈추지 않았다.
내리막길을 무섭지 않게 내려오고 싶었고 커브를 돌 때도 넘어지지 않게 돌고 싶었다. 어린 나는 상처투성이였지만 하나씩 이룰 때마다 행복했던 것 같다.
요즘도 가끔 자전거를 탄다. 어릴 때는 두려움으로 발을 떼지 못했지만 지금은 어린 남동생을 가르쳐주고 있다.
자전거는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다.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와 어딘가를 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던 것이다.
힘든 일이 나를 가로막을 때 상처투성이가 되어도 눈 찔끔 감고 페달을 밟아 자전거를 타는 내 모습을 떠올린다. 앞으로도 나의 앞에 놓인 길에 열심히 폐달을 밟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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