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철 노선관련 청원 채택
<사가정역 유치 조직위원회>
‘경전철 노선변경에 대한 부당’ 청원을 접수한 사가정역 유치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 주민들은 지난 11일 서울시의회에서 청원이 채택되면서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부분에 대해 크게 고무됐다.
조직위 주민들은 청원이 채택됐으니 “조속히 공청회가 개최돼야 할 것”이라는 입장과 함께 향후 공청회가 개최되면 정확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하는 것은 물론 조직위에서 인정하는 전문가가 자료 검토와 공청회에 참가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노선문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조직위는 중랑구와 서울시를 상대로 경전철 노선 변경에 대한 의혹을 계속 제기해 왔는데 지난 2005년 8월 중랑구가 당초 청량리~사가정 경전철 노선을 신내동까지 연장하는 건의를 서울시에 했지만, 실제 노선연장을 빌미로 면목역 노선으로 변경할 것을 건의했다고 주장했다.
조직위는 이와 함께 노선변경을 추진하면서 모두 5가지 안이 검토됐는데, 용역을 맡은 시정개발연구원의 자료에서는 D-4에서 환승객 수를 실제 4만8410명보다 2만여명을 줄여서 검토했다는 의혹을 해왔다.
조직위는 중앙선 개통으로 중랑역과 신상봉역이 완공되면 면목역 주민들이 굳이 경전철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무용론을 주장하고 있다. 빨라도 10년 후에나 개통될 경전철이 이용객을 확보하지 못해 ‘골칫덩어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논리다.
조직위는 지난 지방선거 때 사가정역세권과 관련된 시.구의원들이 모두 사가정 경전철 유치를 선거공약으로 내건 만큼, 이제는 이들이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선출직들이 방관할 경우 주민소환청구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서울시의회>
서울시의회는 경전철 주민청원을 검토하면서 ‘사가정역을 배제하고 면목역만을 경유토록 한 현재의 노선변경에 반대하고, 노선변경과정에서 발생한 의혹들을 해소할 수 있도록 면목선 관련 공청회를 별도로 개최하여 줄 것을 바라는 내용의 청원’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D-4 노선에 대한 환승객 수가 단순한 표기오류이고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지역주민의 오해가 지속적으로 증폭되고 있고, 사가정역 주민과 면목역 주민의 불필요한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보우위에 있는 서울시가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시민설득을 수행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시의회는 동 지역주민의 노선선정과 관련한 의혹 확대를 조기에 차단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며, 행정과 국민간의 불신을 제거한다는 측면에서 동 노선에 대한 공청회 개최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최종 판단한 것이다.
결국 공청회 개최를 포함한 주민들의 불신을 해소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청원을 채택키로 했다는 점이 관건이다.
<향후 전망>
집행기관인 서울시는 시의회의 청원 채택에 따라 어떤 형태든 주민들의 불신을 해소하려는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의 청원 채택이 공청회 개최를 정한 것이 아니라 ‘전향적인 검토’이기 때문에 공청회가 아닌 토론회 또는 주민설명회로 면목역 노선에 반발하는 주민들을 설득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에서도 시의회의 청원 채택이후 구체적인 방향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조직위 대표단을 비롯한 청원 주민들과 만나 설명회 개최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공청회 개최는 사업시행에 앞서 주민들에게 찬반여부를 묻는 성격이 강해, 공청회를 받아들일 경우, 기 결정된 면목역 노선을 무시하고 처음부터 다시 노선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현실성이 없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경전철은 그동안 자치구들이 앞 다퉈 유치하려는 경쟁을 벌이는 사업이어서 중랑구 유치가 1차 결정됐지만 노선문제로 갈등을 빚는 부분은 반대 또는 찬성, 그리고 중랑구청 입장에서도 상당히 껄끄럽다. 자칫 무리한 논쟁을 벌이다가는 아예 우선순위에서 배제한다는 서울시의 입장이 있고 보니, 드러내놓고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
조직위 주민들도 우려하는 부분도 그 것이다. 강력한 주장을 하다가 경전철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주변의 압박과 회유들 때문이다.
경전철 사업은 건설까지 앞으로 10년은 더 있어야 가능한 사업이다. 10년 후의 교통망 변화와 기대효과 등 다양한 변수들을 분석하고 이런 자료들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주민들과 공유함으로써 공감하는 행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대부분 주민들의 바람이다.
공청회든 설명회든 조속히 장을 펼치고, 납득할만한 공감대를 만드는 일이 지금 중랑구로서는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