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선진사회의 질 높은 삶을 재는 가늠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봉사활동은 현대사회를 구성하는 필수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인간이 자연을 정복하면서부터 시작된 이상기온 현상 등 자연의 거대한 재앙을 불러온 수해현장의 복구활동이나 이재민들의 시름을 달래는 일, 우리 주변의 외롭고 힘든 이웃들을 보살피고 더불어 살아가려는 노력들은 이제 남의 일이 아닌, 우리 생활과 삶의 근간을 이루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잠시나마 장애인들의 아픈 팔과 다리, 눈과 귀가 되어주는 일이나 외로운 독거노인들의 말벗이 되고, 겨우살이를 걱정하는 소외계층에게 김치를 담가주는 일 등 생활 속 작은 봉사활동들이 우리들에게도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기는 어렵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보람과 감동을 전해주기에는 충분하다.
한 국내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삶의 질’ 수준이 선진 16개국 30개 도시 가운데 맨 꼴찌로 나타났다. 국민소득이 올라가고 선진국 진입을 코앞에 둔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에서 삶의 질이 이렇게 나타난 것은 이유가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개인의 삶의 질을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왔던 국민총생산(GNP)이 이제 기준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아무리 소득이 높아도 복지수준이 일정 수준을 형성하지 못하면 삶의 질이 낮아진다는 사실 때문이다.
최근 서해안 유조선 기름유출 사고로 실의에 빠진 어민들을 위해 너도나도 참여해 한 방울의 기름이라도 제거하려는 노력은 우리 국민의 단합된 힘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어민들의 상처를 치유하는데도 큰 몫을 했다. 우리사회가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는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의 조직화된 봉사활동이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앞장서는 상부상조 정신이 국민모두의 마음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필자는 바르게살기운동과 인연을 맺으면서 십 수 년 동안 봉사활동을 배우고 몸에 배도록 노력을 해온 것이 지금까지의 생활 속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생활에서 봉사가 접목되고 실천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봉사를 염두에 두는 생활 자세와 자기반성은 생활자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기여도 했다고 본다.
특히 선출직 구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주민들의 편에 서서 생각을 하고, 민의를 수렴하는 절차역시 봉사하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활동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도 새삼 되새기는 교훈이 되었다.
아직까지 우리사회의 자원봉사를 포함한 봉사활동이 가까운 일본이나 유럽 등 선진국과 비교할 때 더 배우고 실천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들 한다. 그러나 우리만이 갖고 있는 봉사에 대한 잠재력과 저변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우리사회의 밝은 희망을 가리키는 척도이자, 큰 자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봉사와 관련한 프로그램을 더 많이 만들고, 또 참여하는 기회를 꾸준히 늘려야 할 것이다. 봉사활동은 공급과 수혜를 굳이 따지지 않고 실천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의 삶의 질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생활의 활력소가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