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동 신축건물 지하에 변전소가 설치되는 것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반대주민들은 지난 6월말부터 끊임없이 구청 홈페이지에 구청장의 결단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남기고 있으며, 8일부터 사흘간 중랑구청 앞마당에서 변전소 설치 반대를 외치는 집회를 갖기도 했다.
반대주민들은 한전 쪽이 3년 전부터 암암리에 변전소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는 주장이다. 당초 병원 건축으로 허가를 받았으나, 변전소를 짓기 위해 작년 1월 구청에 변경허가를 냈고, 구청은 법적인 근거를 무시한 것은 물론 주민 동의 절차도 얻지 않고 임의로 변전소 설치허가를 내줬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이 지역은 학교정화구역에 속하는 지역인데도 불구하고,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법을 지키지 않고 다분히 계획적이고, 일방적인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랑구청은 변전소의 용도는 제1종 근린생활시설이어서 주거지역에 설치가 가능하며, 2005년 10월 당시에도 지하 6층은 변전소, 지상 8층은 의원과 소매점으로 허가됐다가 2007년 1월 지하 6층, 지상 2층으로 건물 규모가 축소됐을 뿐 병원에서 변전소로 허가변경이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답하고 있다.
중랑구청은 또 한전 쪽의 말을 빌려, 상봉동에 설치하는 용량 154kV의 변전소는 향후 중랑구 및 상봉동 주변 일대의 전력이 부족현상에 대비해 전력 부하중심점에 설치하기 때문에 현 위치로 결정된 것이며, 망우로 지하 신내~휘경 변전소간 송전선로(154kV)의 중간에 인입해 변전소 감압을 거쳐 주민들에게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154kV 용량의 변전소 시설은 서울대와 연세대에도 설치됐을 뿐더러, 상부에는 아파트, 지하 2~4층에 같은 용량의 변전소를 설치한 중계변전소를 측정한 결과 소음이나 전자파가 TV, 세탁기, 형광등 등 가전기기보다 적게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한전은 340kV 이상의 송전철탑이나 765kV 이상 옥외변전소를 건설할 경우 환경영향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 이하 시설에 대해서는 별다른 절차를 밟고 있지 않다. 실제 154kV 용량의 옥내 변전소를 설치할 경우 지상에 사원주택을 짓는 등 주거용 복합변전소로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같은 용량이면서 주거지역과 근접한 여의, 송파, 미아변전소의 자계측정치도 기준치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홍보와 설명이라도 주민들의 불신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다. 옥외변전소라고는 하지만 전국 곳곳에서 변전소와 송전선로를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들도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상봉동 주민들은 도시재정비촉진지구에서 제외된 상실감이 큰 상황에서 촉진사업으로 늘어난 전력을 충당하기 위해 자신들의 지역에 변전소를 짓는다는 피해의식도 만만찮다. 변전소를 짓는 대신 촉진지구도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간헐적으로 나오는 것도 이런 피해의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욱 주민들을 화나게 하는 것은 수년전부터 변전소 설치를 추진하면서도 한마디 설명 없이, 주민들의 눈만 가린 채 몰래 지으려했던 한전의 태도에 있다.
한전은 상투적인 주민공청회보다는 적극적인 방향에서 주민과 협의하는 자세로 가야할 것이다. 중랑구청역시 변전소 설치허가가 적법한 사항이라는 말만 되뇌지 말고 협의를 중재하는 역할에 나설 필요가 있다. 주민들의 반대를 무조건 지역이기주의로 몰아붙일 일은 아니다. 한전이 화양변전소를 지중화하고 남은 부지에 지역주민을 위해 다목적체육센터와 도서관을 짓는 것은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