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문화재 찾기 시민위원회 프랑스. 영국 방문으로 얻은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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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 봉 석 서울시의원(교육문화위원회)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및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서울특별시 문화재 찾기 시민위원회(위원장 홍윤식 일본규슈대학 특임교수)는 위원회 일환으로 해외에 보관된 의궤를 열람하고 관계자들과의 미팅을 위해 지난 11월2일부터 9일까지 7박8일간 프랑스 및 영국을 방문했다.
    필자를 단장으로 강감찬 의원(도시관리위원), 박환희 의원(교육문화위원), 이재홍 의원(건설위원), 조달현 의원(보건복지위원), 정춘희 의원(재정경제위원)을 포함한 서울시의회 의원과 수원과학대 박경희 교수,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정혜 교수, 서울시지 편찬위원 이상배, 조선일보 곽수근 기자 등 해외현지조사위원 10명으로 구성된 해외현지조사위원 방문단은 파리 국립박물관과 런던의 대영박물관 등을 방문했다.
    우리는 이들 박물관에 보관된 우리 문화재의 파악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이들 나라에 약탈된 우리 문화재가 어떠한 경로로 약탈되었는지를 확인하고, 환수방법 등을 모색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관계자들을 만났다.
    면담을 통해 우리는 국내에서 의궤전시회를 개최할 경우,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겠다는 약속을 얻어내기도 했다.
    필자는 이번 서울시문화재찾기시민위원회 해외현지조사위원 활동을 통해 해외로 유출된 우리 문화재가 20개국에 7만6천여 점에 이른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가운데 일본이 3만4,300여 점으로 가장 많고, 미국이 뒤를 이어 1만8,600여 점에 이른다. 유럽에서는 영국이 6,600여 점이다. 영국런던에 있는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전적(典籍)만해도 229종 594책에 이른다는 것이다.
    1866년 병인양요로 강화부의 관아건물, 여러 궁전 건물 및 외규장각 건물과 함께 당시 외규장각에 보관되어 있던 1,042종 6,130책 중 5,000여 권 이상의 책이 불태워졌다.
    병인양요로 프랑스가 약탈해간 우리 문화재는 의궤를 비롯한 340여 책의 국가문서들이다.
    더구나 프랑스 정부는 이들 조선의 문서와 책들을 국가재산으로 편입해버리는 2차 불법을 자행하고, 원산국 학자들의 학술적 연구목적의 접근까지 막아 버렸다.
    현재 프랑스 소장본은 174종 297건으로 이중 31종은 우리나라에도 없는 유일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 국립박물관 3층 비공개 열람실,‘일반인 출입금지’라는 푯말이 붙은 창살 너머로 고서적이 양쪽에 빽빽이 꽂혀 있었다. 창살 바깥쪽 책상위엔 세권의 의궤(儀軌)가 놓여있었다. 의궤는 조선왕실의 주요행사 준비와 진행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보고서이다. 조선 기록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문화재로서 2007년 6월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도 등재 돼 있는 보물인 것이다.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 마다 우리 위원 사이에는 탄성이 일었다, 이날 공개된 의궤는 두 권짜리 ‘장렬황후국장도감의궤(1688)’와 한 권으로 된 ‘인조국장도감의궤(1649)’였다. 지금의 서울시장격인 한성판윤을 선두로 예조. 호조. 대사헌 등의 순으로 진행하는 상여행렬이 형형색색으로 꼼꼼히 기록돼 있었다.
    앞서 기술했듯이 이들 의궤는 병인양요 때 빼앗긴 것인데, 이중 297권이 프랑스 국립박물관에 있다는 것이 1980년에 밝혀졌다. 직원이던 서지학자 박병선 씨의 노력 덕분이었다.
    프랑스도 침략을 통해 우리 문화재를 빼앗아 갔다는 걸 인정한다. 하지만 반환은 고사하고 한국에 전시하는 것에도 소극적이다. 약탈한 문화재이니 돌려줘야 하지 않느냐는 우리 위원들의 요구에 도서관 직원은 “일본과 프랑스 중 누가 더 나쁘냐고”되물었다. 일본도 문화재를 돌려주지 않았는데 프랑스가 반환의무가 있겠느냐는 얘기였다. 다만 도서관측은 “한국인들이 인터넷으로 볼 수 있도록 디지털화하고 한국인들과 의궤에 관한 공동연구도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필자는 “서울대 규장각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본 등 국내의궤와 해외에 흩어져 있는 의궤로 특별전시회를 열기위해 일본 국내청 서릉부와 프랑스 국립박물관 등에 대여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프랑스가 우리에게 돌려준 문화재는 ‘휘경원원소도감’이라는 외규장각의궤 한 권이다. 경부고속철도 차량 입찰을 앞두고 프랑스와 한국이 약탈 문화재 반환에 관한 협의를 벌인 결과이다.
    1993년 한불정상회담에서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외규장각 장서를 교류 방식으로 영구 대여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이 때 상징적 의미로 의궤 한권을 반환하는 것이었다. 프랑스에 남은 나머지 296권은 16년이 지났는데 아직 그대로다.
    세계5위의 경제력을 가진 프랑스는 예술과 패션, 와인과 축구, 낭만으로 가득 차 많은 사람들이 동경한다. 그 덕분에 프랑스에는 항상 관광객들이 끊이질 않는다.

    영국 국립도서관에 있는 ‘기사진표리진찬의궤’
    해외소재 우리 문화재는 총 20개국 7만 6,000여점에 이른다고 한다. 일본이 3만 4,300여 점으로 가장 많고, 1만 8,600여 점이 있는 미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유럽에서는 영국이 6,600여점으로 가장 많이 갖고 있다. 영국런던에 있는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전적(典籍)만해도 229종 594책에 이른다.
    영국이 갖고 있는 의궤 현재 영국 국립도서관에는 우리 문화재가 ‘기사진표리진찬의궤’가 있다. 1809년 순조임금이 대왕대비인 혜경궁홍씨의 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열었던 대규모잔치를 그린 것인데, 병인양요 때 프랑스가 약탈해 간 외규장각 도서 중 하나로 참전병사 한명이 빼돌려 영국에 팔아 넘겼다고 한다.
    국립도서관 한국전적 중에선 30여종의 기독교 관련 서적이 눈길을 끌었다. 1887년에 출간된 ‘예수성교전서’와 1898년에 나온 ‘고린도전서’와 ‘로마인서’ 등 기독교 전래 유래를 살펴볼 수 있는 희귀자료들이다. 임진왜란 이전 목판본이나 동활자본 전적 수십 종도 이곳에 있었다.
    그러나 영국이 우리에게 되돌려준 문화재는 하나도 없다. 식민 지배를 한 일본과 달리 유럽의 국가들은 대부분 약탈을 부인하고 있다. 합법적인 통로로 사들였다는 주장인데 구체적인 경로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화강암 중심의 영국 대영박물관에는 이집트 문화, 메소포타미아 문화 등 세계의 문화와 유적, 작품들이 즐비하게 전시 되어 있다. 한국관에는 김홍도의 화첩, 조선시대 용무늬의 백자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필자는 지난 5월19일~23일 해외약탈문화재 환수를 위한 제2차 남북평양회담에 참석키 위해 조선불교도연맹중앙위원회초청으로 서울시의회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 위원들과 조계종중앙신도회 회장단과 함께 평양을 방문한 바 있다.
    민족문화재 약탈회수에는 남과 북, 보수와 진보, 민과 관이 따로 없다. 우리민족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지속적인 관심과 조사를 해야만 우리민족의 소중한 문화재를 보존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드는 활동이었다.

     


     

  • 글쓴날 : [09-12-03 21:28]
    • 편집국 기자[news@jungnan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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