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에서 기초의회의 예산낭비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중랑구의회 의원들이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최근 중랑구의회는 6명의 초선의원들과 직원 등 8명이 6박 8일간의 일정으로 해외연수를 계획하고 구체적인 인선을 확정한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밝혀졌다.
중랑구의회는 유럽 해외연수에 모두 3천600여만 원, 1인당 450여만 원 상당의 예산을 책정하고 여행 일정과 구체적인 수속을 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관내 단체와 주민들의 반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근의 성북구의회는 2005년도 업무추진비 등 예산남용 등을 이유로 지난달 13일 주민들로부터 피소된 바 있다.
소송을 제기한 시민행동측은 “성북구의회 의원들은 수십 차례의 단란주점 출입, 선물 나눠 갖기, 외유성 해외연수 등에 수천만 원 이상의 예산을 낭비해 놓고도 감사결과 시정조치는 하위직 공무원 5명을 징계했을 뿐, 정작 구의원 당사자들에게는 앞으로 잘하라는 식의 유명무실한 권고에 그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낭비예산 환수 등 실질적인 시정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인천연대는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인천시 서구·부평구 의회의 고질적인 예산 낭비를 뿌리 뽑겠다”면서 ‘주민감사청구’ 관련 서류를 인천시에 접수했다. 인천지역 지방자치단체의 만성적인 예산 낭비에 대해 지역 시민단체가 주민 서명을 받아 행정소송에 나선 것이다.
주민소송제는 주민 300인 이상의 서명이 있을 경우 60일 안에 감사기관이 피감사기관의 감사를 벌여 이에 따른 결과를 주민들에게 통보하도록 되어 있다.
인천연대는 “인천 서구와 부평구 의회가 의회운영공통경비 등을 의원 개인을 위해 사용하는 등 예산낭비가 극에 달했다”며 “특히 서구의회는 의정활동을 하는데 필요한 의회운영 공통경비로 등산복을 대량 구입해 구 간부들과 동장들까지 나눠 가졌고, 일부 비용은 의원 가족의 생일 케이크 구입비용으로 지출하기도 했다”고 지적하는 한편 청구에 앞서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인천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서구의회 의장은 공통경비로 자녀의 대학합격 축하 화환을 4만 원에 구입했고, 의장업무추진비로는 의원들에게 50만원 상당의 생일축하 화분 구입비로 사용하는가 하면, 심지어 의원 배우자 생일 케이크를 구입에도 17만 원의 공통경비를 지출했다.
더구나 서구의회는 지난해 말 31만 원 상당의 고급 등산복을 구입해 구청장과 부구청장에게 나눠줬고 6만 원 가량의 등산복 46벌을 의회사무국 직원과 구 간부, 동장 등에게 제공하는 데에도 공통경비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구의회는 단체복과 체육복, 등산복, 등산화 등을 구입하는 데 의회운영공통경비의 약 30%가 넘게 사용했다.
이러한 현상은 비난 해당 지역의 구의회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대부분의 기초의회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현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중랑구의 한 주민은 “과거에도 구의원들이 연수를 빙자해 해외관광을 다녀온 사례가 빈번했는데, 지금처럼 유급제가 실시된 뒤에도 소모성 외유를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주민들의 혈세를 마치 개인 돈처럼 사용하는 사례가 발견된다면 중랑구도 타 지역처럼 주민소송청구나 배상을 요구하는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