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구청장 누가 거머쥐나?
서울시장, 정당지지도 변화가 명암 가를 듯
기호 1번 문병권 |
기호 2번 김준명 |
등록무효 |
민선 5기 중랑구청장을 놓고 한나라당 문병권 후보와 민주당 김준명 후보, 친박연합의 정진택 후보가 대결을 벌인다. 문병권 후보를 상대로 김준명 후보는 2006년에 이어, 정진택 후보는 2002년에 이어 2010년 6월 각각 재도전에 나선 셈이다.
정당 지지도와 현직 구청장 프리미엄, 여론조사 등을 종합해 보면 문병권 후보가 김준명 후보나 정진택 후보를 상당히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울과 수도권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서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서울시장에 대한 지지가 구청장 지지로 이어지는 선거 풍토를 감안할 때 현재 세 후보들의 인지도를 뒤집는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 선거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중랑구청장은 중랑구를 대표할 뿐만 아니라 실제 중랑구를 이끌어 간다. 연간 3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관장하고, 모든 정책을 결정함에 따라 중랑구 미래를 좌우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아쉽게도 중랑구청장이라는 기초단체장은 인물이나 정책과 무관하게 정당과 광역단체장인 서울시장 지지에 따라 결정되기도 한다.
한나라당 문병권 후보 ‘중랑구 첫 3선 노린다’
한나라당 문병권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첫 3선 구청장을 노린다. 여당 성향이 월등한 강남지역 4곳에서는 3선 구청장을 이미 배출했다. 그러나 야당 성향이 강한 강북지역에서는 3선 구청장이 탄생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정설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야당 지지가 높았던 중랑구에서는 3선에 나서는 것 자체가 특이한 사례로 꼽힐 만하다.
문 후보는 지난 2002년 중랑구청장 첫 도전에서 당시 즐비했던 한나라당 후보들을 제치고 경선을 통과한데 이어 본선에서도 현역 구청장이었던 정진택 후보를 끌어 내리면서 구청장에 당선됐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당내 경쟁이 있긴 했지만 공천을 확보하고 본선에서 압승을 거둠으로써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이성민 현 중랑구의장의 당내 도전이 있었고, 서울 구청장 물갈이론이 거셌지만, 가장 안정된 현역 구청장으로 분류되면서 무난히 공천권을 확보했다.
민주당 김준명 후보 ‘이번엔 기필코 구청장 당선’
민주당 김준명 후보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낙선의 아픔을 맛봤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설욕전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경선을 통과한데 이어 4년만에 다시 구청장 후보로 나섰다. 무려 8명이 경합을 벌인 구청장 후보에 연속 낙점되기는 쉽지 않은 관문이었지만 특유의 당내 지지도와 뚝심을 발휘한 만큼 본선 통과가 가능할 지 관심을 받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한나라당 바람’ 탓에 어이없이 무너졌지만, 이번에야 말로 ‘야당 바람’과 함께 양상이 뒤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 정당 지지도나 후보 인지도에서 문 후보에게 뒤진 것은 사실이지만, 구의원과 시의원, 구청장 출마를 거치면서 다진 인지도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통해 전통적으로 야성이 강했던 중랑구에서 다시 구청장을 되찾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자유선진당 정진택 후보 ‘구청장 되찾겠다’
자유선진당의 정진택 후보는 시의원을 거쳐 민선 2기 중랑구청장을 지냈다.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섰으나 한나라당 문병권 후보에게 무너졌다. 당시 중랑구의 분위기는 좋았지만, 다소 안이하게 선거 캠프를 운영하는 바람에 졌다는 일부 지적도 있었다.
정 후보는 이후 민주당을 정리하고 자민련 후보로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2006년 지방선거와 18대 국회의원 선거 등에 나서지 않았다가 6년만에 정치권에 다시 도전하게 됐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2006년 지방선거에 이어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등 3대 선거를 독식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여당 견제론 등 여러 변수들이 작용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야권과 민주당의 선전이 예상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지지도는 이들 3대 선거이후 큰 변화없이 한나라당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재보선을 통해 여당을 견제해 온데서 민주당의 약진을 기대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