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민주당 중랑갑 지역위원장
“지식인과 진보도 아우르는 큰 정치하겠다”
지역위원장 경선 포기…생산적, 활동적인 정치 추구
이화영 민주당 중랑갑 지역위원장이 29일 위원장직을 잃었다. 이상수 전 노동부장관과 치른 지역위원장 경선에서 98대 18로 패배한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경선을 포기했다.
지난 2년간 중랑갑지역을 무난하게 이끌어왔고, 평가 잣대라고 할 수 있는 6.2지방선거에서도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선지역으로 분류된데 대한 불편한 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한 때 모셨던 이 전 장관과의 경선을 치러야 하는 부담감이 경선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더 큰 요인일 것이다.
이화영 전 위원장은 경선 포기에 대한 심경을 담아 대의원들에게 배포하는 한편 31일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정치 일정과 방향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경선을 포기한 이유가 뭔가?
사실 이번 지역위원장 경선은 지역내에 오래된 극소수 호남출신 대의원들의 발호로 인한 것이다. 민주당의 후진성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민주당이 대중으로부터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이 바로 그들의 강화해온 지역주의다. 안타까운 일이다. 정책과 철학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오래된 호남출신대의원들은 끊임없이 나를 흔들었다. 마치 노대통령님께서 집권기간 내내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의 공격을 받은 것이 연상되곤 했다. 하지만 이건 내부였다. 그래서 어디다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 털고 나니 편안하다. 홀가분하다. 이제는 내 식의 정치를 하겠다. 그동안 이화영의 정치가 수비축구였다면, 이제는 공격축구로 바뀐다. 내 칼라로 가겠다.
-이화영 칼라가 무엇인가?
이화영 칼라는 간단히 말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 쪽이다. 무엇보다 이명박정부 들어서 완전히 틀어 막힌 남북분단문제 해결과 동북아 평화 구현 등에 앞장서려고 한다. 그건 민주당내에서 이화영이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전문성도 인정받았고, 폭넓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지켜봐 달라. 또한 지역의 지식인들과 진보성향의 인사를 다양하게 접촉하면서 큰 틀을 만들어 정치 격조를 높이려고 한다. 신선한 정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걸 위해 직접 주민들을 만나고 설득해 조직을 구성할 계획이다. 민주당뿐만 아니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폭 넓은 계층을 아우르는 일도 추진하게 된다.
-진작 이화영 칼라를 보여주지 못했던 것은?
이상수 전 장관은 지난 총선에서 탈당 후 출마를 했다. 그래서 내가 지역위원장을 맡았고, 지난 2년간 시간과 비용을 들여 관리를 해왔다. 그러나 이 장관은 복당 후 최고위원 출마 등 일련의 행보를 해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 빈소 문제로 인한 갈등을 야기했고, 내 인맥의 무수한 고발 등으로 이어졌다. 이런 정신적인 고통 때문에 내 칼라를 보여줄 수 없었다.
국회의원 시절에는 노무현 대통령 측근이어서 당시에도 방어하는데 급급했다. 한마디로 주눅이 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번을 계기로 환골탈태하겠다. 욕망의 정치에서 벗어나 신나고 재미있고 정치를 해 보이겠다.
-공격축구에 비유했는데, 한 방 터뜨리는 건가?
이전투구식 싸움을 안 하겠다는 이야기다. 생산적이고 활동적인 방향으로 가겠다.
일단 지역에서는 북카페를 열고 싶다. 사람들과 책을 읽고 차 마시며, 토론도 하는 생활정치로 가고 싶다. 재미있는 강좌도 열어서 중랑구민이 즐겨찾는 문화사랑방을 만드는 것이다. 그것을 토대로 지역에서 교류하고 소통하고 싶다. 그런 모임들을 통해 지역 현안도 논의하고 해결해 간다면 지역이나 주민들에게 더없이 유익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내 젊은 정치인들의 정치블록에도 앞장 설 것이다. 조만간 그 일을 맡을 것 같다. 국민들이 원하는 세대교체를 위해 내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역위원장을 잃으면 총선 후보가 되기 어렵지 않나?
국회의원 후보는 국민경선을 통해 선출되기 때문에 현재 지역위원장이 누구인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지역위원장이 기득권을 갖는 부분은 있다. 나는 그런 것에 별로 연연하지 않는다. 정치란 소명이 있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참여정부때 함께 일했던 이광재 강원지사로부터도 이런저런 제안을 받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하건 앞으로 나는 이화영식 정치, 주민들이 바로 옆에서 호흡하는 것을 느끼며 희망을 얘기할 수 있는 정치를 펼쳐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