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티나무 할아버지 이수호
  • 뒤를 이을 나눔의 실천 아쉬워
     
    느티나무 할아버지를 아십니까?
    중랑구를 한바퀴 돌아보면 10년생 정도의 느티나무를 흔히 볼 수 있다.
    동양최대를 자랑하는 용마폭포공원을 돌아 동일로를 따라 먹골역을 지나 봉화산 근린공원을 거쳐 중랑구청, 망우산공원에 이르기까지 널리 심어져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5,300여 그루의 느티나무.
    중랑구에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값비싼 느티나무가 유난히도 많은 이유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지난 1998년 11월 경기도 이천시 단월동 726번지에서 자신이 경영하는 문구업체(태양 아이에스)의 공장 옆 부지에 식재돼 있던 느티나무 5,300주를 아무런 조건 없이 중랑구에 기증한 장본인이 바로 이수호 옹(76).
    “아이들과 나무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흥이 납니다”
    아이들을 닮은 해맑은 미소를 간직한 이수호 할아버지는 충북 보은의 속리산 자락에서 태어나 함경도 원산에서 자라 자신의 고향에서 우편배달부로 일하며 둥지를 틀었다.
    박봉에 다섯 식구의 호구지책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집배원의 월급은 식솔들과 함께 당시 단돈 5천원을 들고 서울로 상경하게 만들었다.
    문구업계에서 40년을 일하며 숨 가쁘게 살아온 세월동안 할아버지의 기억 속에는 항상 고향마을 어귀의 느티나무가 떠올라 경기도 이천의 공장부지에 심어져 있던 느티나무를 보고 고심하기 시작했다.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푸른 서울 가꾸기의 일환으로 천만그루 나무심기가 한창이던 지난 1998년 11월 중랑구에 이 나무를 기증하기로 한 것이다.
    천년을 산다는 느티나무는 황해도 이남 한반도 어디에나 살고 있다. 
    “마을 한 가운데 우뚝 서 있는 느티나무 그늘에서 어르신들의 보살핌과 꾸지람을 먹고 자라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느티나무를 기증하자 주변에서도 참 잘한 일이라며, 한 10년쯤 지나면 그 나무가 자라 사람들의 쉼터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좋아했다고 한다.
    “요즘 도시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너무 삭막한 것 같아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주인공인 우리 아이들이 풍요로운 사고와 인성을 담아 느티나무와 같은 큰 재목으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자신이 기증한 느티나무가 심어진 용마폭포공원(돌산공원)을 찾아 무럭무럭 자라나는 느티나무를 바라보면서 기증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나무아래 벤치에서 쉬고 있는 노인들이나 아이들을 보면서도 빙그레 미소를 짓는 이수호 할아버지는 “표석이라도 하나 세워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수호 할아버지가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하던 시절에는 청소년선도위원회, 새마을단체 등에서 활발한 사회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문구업체를 경영하면서 4남매(3남1녀)를 키우며 중랑구에서 40년을 살아온 이수호 할아버지는 아이들로 인해서 자신의 오늘이 있었다며 아이들에게 환원하는 차원에서 30여년을 한결같이 벽지의 아이들에게 학용품을 나눠주고 있다.
    이수호 할아버지는 지난 1982년 철제가방, 필통 제조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소리 없이 충북 보은군 기대초등학교, 괴산군 대후초등학교를 비롯한 산간벽지의 아이들에게 학용품을 전달해 왔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면서도 기업가 정신의 실천에 앞장서온 것이다.
    “나눔의 실천이 릴레이처럼 줄을 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뒤를 이을 주자가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는 이수호 할아버지는 기부문화가 인색한 한국의 정서에서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하기도 했다.
    그가 문구업체를 경영하면서 자수성가를 이루며 40여 년 동안 지켜오던 상도덕과 기업가 정신은 이제 뒤를 이어 회사경영 일선에 참여하고 있는 두 아들(둘째와 막내)의 어깨에 드리워져 있다.
    봉화산 근린공원을 찾은 이수호 할아버지는 “여기에 심어진 나무들이 유난히 잘 자라고 있다”며 “이 나무들이 탈 없이 잘 자라 4,50년 후에는 마을 어귀에서 동네사람들의 쉼터로 마을사람들과 함께 했던 그 나무들처럼 고단한 사람들의 쉼터로 그들의 애환을 함께 할 수 있는 큰 나무로 자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천년을 산다는 느티나무[Sawleaf Zelkova / Elm-like Tree]

    ‘중랑구의 구목, 해발 1200고지에도 우뚝 솟아’

    중랑구를 상징하는 나무이기도 한 느티나무(느릅나무과 식물, 학명은 Zelkova serrata)는 자라면 키는 30m 가량이고, 나무껍질은 회갈색이다. 잎은 길둥근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5월에 피며, 작고 동그란 열매가 10월에 익는다.
    어린잎은 먹고, 재목은 건축, 가구 등의 재료로 쓰인다. 우리나라 황해도 이남과 중국, 일본 및 시베리아, 유럽 등지에 분포한다.
    느티나무는 우리나라 자생수종으로 1천년 이상을 생존한다. 국내 어디에나 분포하고 해발 1200m의 고지에서도 자랄 수 있는데다 정자목으로 많이 이용돼 마을의 안녕과 화합,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느티나무는 수령 1백년 이상의 보호수 9천7백1그루 중 58%(5천6백23그루)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15그루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소나무와 은행나무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또한 문학소재로도 소나무와 버드나무, 복숭아나무에 이어 네번째로 자주 등장하는 나무다.

  • 글쓴날 : [09-02-14 15:28]
    • 편집국 기자[news@jungnan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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