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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대 구의회, 내년 예산 꼼꼼한 점검 필요

     명준표 기자

     

     지금 중랑구의회는 지난해 집행된 중랑구 예산을 점검하는 결산작업이 한창이다. 구의 살림살이가 구민을 위해, 중랑구를 위해 적정하게 사용됐는지를 살펴보는 일이다. 중랑구가 살림살이를 편성하지만, 중랑구의회는 예산 편성의 합리성과 적절한 배분 등을 검토해 최종 예산을 승인하는 일을 하게 된다. 아울러 집행된 예산이 똑바로 쓰였는지를 점검하는 것도 구의회의 몫이다.

    지난 9월 제2회 중랑구 추경예산안이 구의회에서 무사히 통과했다. 한 푼도 삭감되지 않고 구가 편성한 원안대로 모두 통과된 것이다. 이를 두고 적지 않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적절한 예산을 편성했고 그에 따른 무삭감 통과라면 논란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급하지 않는 사업이나 이미 편성했던 본예산에 슬그머니 끼워 넣어 증액을 하는 등 적절치 않은 추경예산안을 그냥 통과시켰다면 문제가 있다. 내년도 본예산 심사를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2회 추경예산안 규모는 246억9300만원으로, 당면한 현안사업 마무리, 국·시비 보조사업의 확정내시에 따른 구비부담 예산, 사회복지 분야 사업비 등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선 증액부터 하고보자는 식의 추경예산이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
    예컨대, 망우본동 복합청사의 경우 신청사 건립이 필요하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17억 5천만원의 본예산이 기정액인데, 갑자기 8억 4천만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늘어났다. 최초 편성한 본예산의 50%에 육박하는 금액을 추경에 포함시키는 것은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토지매입비와 철거비 부족분을 보충한다는 명목인데, 설득력이 떨어진다. 주변 토지시세가 올랐다면 몰라도 지난 1년 동안 시세 차이는 거의 없다. 철거비 역시 최초 예상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불과 1년 새 철거비가 크게 오른 것이라면 주먹구구식 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엠코 앞 실개천은 디자인 서울을 주창하는 서울시와 이를 따라가는 중랑구가 합작해서 만들어가는 대표적인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이 있다. 현재 건설중인 엠코 앞에 지하수를 끌어올려 폭 1미터의 실개천을 설치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예산 21억원, 중랑구 예산 9억원 등 현재 편성된 예산만도 30억원에 이른다. 아울러 향후 지하수를 끌어 올려 운영하려면 지속적인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에 어려운 시기에 실개천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과 함께 왜 하필 엠코 앞에만 설치하느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실개천은 엠코 앞을 지나면 곧바로 다시 하수도를 통해 중랑천으로 방류될 예정이다.
    봉화산 공중화장실 신축공사 예산역시 설계변경을 통해 추경에 편성됐다. 처음부터 꼼꼼하게 점검하지 못하고 수립한 공사계획에 차질이 생겨 추경편성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것이 관계 공무원의 해명이다. 공사 현장이 바뀌는 과정에서 설계 변경을 한 부분을 탓할 수는 없지만 1억원이라는 추경예산은 고스란히 주민세금에서 나가게 됐다.
    묵동 다목적 체육관 및 용마폭포공원 테니스장 위탁운영비는 1억5천만원의 본예산이 편성돼 있는데, 어떤 연유인지 본예산에 버금가는 1억4천만원을 추경에 편성해 방만한 운영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를 위한 위탁처리비 또한 갑자기 4억4천만원이 추경예산에 편성돼 논란거리다. 나아가 연말이 가까워 오면서 통장의 역량 강화를 위한 워크숍에 쓸 행사운영비라고 하면서 4천만원을 추경예산에 편성한 것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형성된 예산이 방만하게 운용되거나 부적절하게 쓰인다면 세금내고 싶은 국민은 없다. 내 돈이 아니라고 해서 덮어놓고 더 타내서 쓰려는 자세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의회는 6대 구의회가 처음 여는 정례회다. 작년 예산을 결산하는 것은 물론 중랑구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도 실시한다. 초선의원이 10명이나 진출했기 때문에 회의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를 것으로 여겨진다. 이미 업무보고를 통해 중랑구 사무를 어느 정도 파악했을 의원들은 지난해 예산의 편성과 집행이 적정했는지를 보다 엄밀히 접근해야 할 것이다.
    내달 있을 중랑구 본예산 심사를 앞두고 예산편성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원들은 거시적 관점에서 각 세출항목에 대한 예산편성의 큰 줄기가 맞는지 따져보고, 미시적 관점에서 세세한 부분에 잘못이 없는지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인간이 동맥경화에 걸리거나 버거시병에 걸리는 현상과 같은 일이 내년도 예산편성에서는 없는지 꼼꼼히 살피는 것이 중랑구의회가 해야 할 일이다.

     

  • 글쓴날 : [10-10-20 20:51]
    • 편집국 기자[news@jungnan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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