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원시니어대학 ‘우리도 어엿한 대학생’
  • 애원시니어대학 ‘우리도 어엿한 대학생’
    허연 머리에 주름 잔뜩이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만큼은 뜨겁답니다”
     

                         

     2010년의 끝자락인 12월 13일. 머리가 허옇고 눈가에 주름이 잔뜩 잡힌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연신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교수님의 강의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다름 아닌 3학점짜리 교양필수과목인 가족복지론 수업을 듣는 애원시니어대학 3학년 학생들의 모습이다. 이제 내년이면 졸업반인 4학년이 되는 만큼 어느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열정이 가득했다.
    장정옥씨(3학년)는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배울 시기를 놓쳤는데, 배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입학을 했다”며 “배움의 한을 풀고, 내안에 숨겨진 무한한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장씨는 지난 9월 중랑구청에서 주관한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만학도의 행복’이라는 수기로 장려상까지 받았다. 내친김에 학부과정을 마치면 대학원까지 등록해 ‘할 수 있을 때까지’ 공부를 해나갈 생각이다.
    중랑구 신내동에 자리잡은 애원시니어대학교는 신내종합사회복지관(관장 김택구)이 2004년에 개교한 4년제 어르신 대학이다. 어르신들이 지역사회의 시니어(Senior)로서 가치있고 보람된 여생을 설계하도록 지원한다. 대학원과정까지 갖추고 있어 ‘배움의 끈’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애원시니어대학교의 김택구 학장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노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역할을 부여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시니어대학은 어르신들이 사회 구성원 역할을 넘어서 지역사회의 지도자나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재교육을 실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학장은 “노년기가 되면 배우자, 건강, 소일거리, 친구, 재산 등 다섯 가지가 상호보완적으로 필요하다”면서, 그래서 “대개 배우자가 없는 경우에도 친구가 있으면 어느 정도 보완이 되기 때문에 이곳에 오면 활기찬 생활을 할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학장은 또 “어르신들은 품위가 있어야 하는데, 알아야 품위를 유지할 수 있고, 품위가 유지되면 사회에 대한 바른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대간 격차를 줄일 수 있어 지역사회의 어른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시니어대학 어르신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관내 장애인복지관 등 여러 곳에서 봉사활동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애원시니어대학교는 석사이상 외부강사가 강의를 진행한다. 영어, 중국어, 일어 등 어학 과정과 컴퓨터, 한문서예, 동양예술(동양화) 스포츠댄스 등 다양한 과목을 학점제로 운영해 일반대학과 거의 비슷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 지도자론, 사회문제 심화론, 국제사회 복지론, 가족복지론 등 수준 높은 강좌도 마련돼 있다. 외국과의 교류 세미나도 진행한다. 수준높은 강의에 비해 등록금은 한 학기당 5만원에 불과하다.
    3학년 유유자씨는 “‘인터넷 어르신 과거시험’에서 우수상을 받았는데 여기서 배운 실력”이라며 “평소 컴퓨터에 관심이 많아서 이제 상당에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올 겨울 주당 2회 노인복지관에서 컴퓨터 봉사를 할 계획이라는 유씨는 그러나 “신내종합사회복지관 컴퓨터는 사양이 매우 낮아 느리고, 모니터도 구형이기 때문에 수업에 지장이 많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가족복지론 임수선 교수(동원대 강사)는 “노인복지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동대문구와 비교해 볼 때, 중랑구는 복지수준이 상당히 뒤처진다고 보여진다.”며 “국가나 지자체가 성과로 보이는 복지보다는 차상위계층 등 실제 도움이 필요한 계층에게 과감하게 지원하는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고 주문을 했다.
    이와 관련 신하균 구의원은 “노인들이 대부분 화투, TV시청 등 소모성 일과로 하루를 보내는 실정인데 반해 예원시니어대학은 매우 바람직한 재교육 현장”이라며 “어르신들을 위한 재교육 시스템이 복지관 차원을 넘어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할 때”라고 제안했다.

  • 글쓴날 : [10-12-22 18:26]
    • 편집국 기자[news@jungnan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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