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년 경춘선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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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선전철로 재탄생…상봉~춘천 60분 주파

     

     2010년 12월 21일 오전 5시 10분. 경춘선 복선전철이 착공 11년 만인 21일 단선 철길이 복선 철로로 재탄생해 첫 운행에 들어갔다. 상봉역에서 남춘천행 첫 열차를 탑승한 최보천(여 45세)씨는 무엇보다 무궁화호로 남춘천역까지 110분 걸리던 것에서 50분 단축된다는 사실에 만족해 했다. 상봉동에 거주하는 김병우(남 48세)씨는 중앙선과 7호선을 환승할 수 있는 편리함에 환호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사라질 청춘의 추억을 되살리기 위한 인파로 마지막 무궁화행 열차가 붐볐다. 요금은 기존 노선의 절반수준인 2,600원, 배차 간격도 출·퇴근 시간이 12분, 그 밖의 시간이 20분으로 하루 137 차례나 운행된다.
    1939년, 일제가 자원수탈을 위해 개통한 경춘선은 한국전쟁이 끝나면서 증기기관차는 비둘기호, 통일호, 그리고 무궁화로 바뀌었다. 주로 군수물자와 군인들을 전방지역으로 실어 날랐으나, 70년대를 거치면서 대학생들의 MT와 연인들의 추억 만들기가 주를 이루며 춘천 가는 경춘선은 낭만과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담당했다.
    내년 말 현재 경춘선 노선이 서울 용산역까지 연장되고, 고속전동차도 투입돼, 서울과 춘천이 40분대로 더 가까워질 경우 서울을 오가는 강원, 경기북부권의 출·퇴근과 관광객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경춘선 광역전철은 총사업비 2조 6,695억 원이 투입되었으며, 총연장 81.54Km로 신상복역과 춘천역 사이 18개의 역사로 구성되어 있다.
    6호선 신내 차량기지 앞 신내역과 남양주 별내역은 오는 2012년 완공될 예정이어서 신도시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경춘선의 등장으로 또 다른 수혜자 가평지역 주민들도 환영하고 있다. 아울러 수도권에서 전철로 통학이 가능한 춘천권 소재 대학의 정시 경쟁률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춘천의 아파트 값도 크게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랑으로 노선이 변경됨으로 운행이 중단된 화랑대역은 강촌역과 경강역처럼 주변 경관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돼  한편의 역사 속 문화재로 재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21일 경춘선 복선전철이 개통한 첫날 승객의 상당수를 차지한 노년층이 무인 발권기 사용법을 몰라 우왕좌왕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상, 하행 플랫폼을 착각한 몇몇 승객들이 서둘러 반대편으로 건너가는 모습도 더러 보였으며, 이날 새벽 경춘선 첫차를 타려고 남춘천역으로 몰린 노인 승객들은 사람이 승차권을 판매하는 창구 대신 생소한 무인발권기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기 때문에 표를 사기 전 한참을 헤매야 했다. 한 승객은 "오전에 남편이랑 같이 전철을 타봤는데 생전 처음 이용하는 전철이라 어디가 상행이고 하행인지 헷갈렸다"면서 "노인들을 위한 자세한 안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빨라지고 편해지는 만큼이나 청춘의 사랑과 낭만의 추억도 빠르게 묻혀가는 것 같은 마음을 숨기고 싶지만은 않다. 시간이 단축되는 것도 물론 혁신적으로 좋은 일이나 그와 상응하는 서비스 또한 함께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 글쓴날 : [11-01-04 22:53]
    • 편집국 기자[news@jungnan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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