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랑구의회 해외여행 "누가 뭐래도 우리는 간다"
  • 주민 “외유 명단 공개하고, 다시 뽑아라”

    전국적으로 지방의원들의 해외여행에 대해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중랑구의회 의원 6명과 의회 사무국 직원 3명 등 모두 9명이 예정대로 6박 8일 일정의 유럽 3개국 여행을 다녀왔다.
    이들 해외연수단은 지난 8일 오전 9시 당초 출발예정지로 알려졌던 중랑구청이 아닌 엉뚱한 신내동 봉화산역 앞에서 집결, 외유 길에 오르면서 떳떳치 못한 행위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해외연수단은 이와 관련 지역 케이블뉴스인 C&M 기자팀이 취재활동을 벌이자 심한 몸싸움까지 벌이면서 카메라 막기에 급급하기도 했다.
    결국 해외연수단의 외유장면은 C&M과 뉴스 제휴를 하고 있는 YTN을 통해 전국적으로 방송되면서 파장과 함께 지역 주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기도 했다.
    해외연수단의 한 구의원은 C&M과의 인터뷰를 통해 “내용도(정확한 해외연수 일정 등) 아직 못 받았지만 가게 됐다”는가 하면, 연수에 참가하지 않은 다른 의원은 “외국 견학 다녀와서 보고하는 것 한 번 못 봤다”고 말해 해외연수 준비와 과정 등에 대한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방송을 시청한 지역 주민 몇 명은 중랑구의회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구의회의 외유에 대해 집중 성토했다.
    주민 김 모씨는 “독거노인과 영세 주민들은 점점 추워지는 겨울을 어떻게 지낼까 하루하루 떨며 산다”면서 “놀러가라고 낸 세금이 아니니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주민은 “묻지마 연수, 연수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만, 아무런 의미 없는 연수,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이 모씨는 “중랑구를 대표한다는 구의원들이 야반도주 하듯 떠났다”면서 “주민 혈세 3천만원으로 해외나간 의원들 명단 공개하고, 다시 뽑는 것이 최선일 것 같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중랑구의회 사무국은 의원 외유에 대한 일정을 끝까지 공개하지 않고 해외에 나간 부분도 주민들에게는 시빗거리다.
    한 주민은 “구의원들이 명예는 물론 급여까지 받으면서도 주민들의 세금으로 외유성 해외연수를 가는 것은 도덕성에도 큰 문제가 있다”면서 “몰래 다녀오기만 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을 가진 구의원이 자신들의 이익이 안 된다면 과연 중랑구를 위해 일을 하겠냐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원이라는 한 주민 역시 “신문보도와 방송을 보고 구의원들의 안이하고 무책임한 행동에 깜짝 놀랐다”면서 “도저히 묵과해서는 안 될 상황이라고 판단, 좀 더 구체적인 현황 파악과 함께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랑구의회는 지난해 6박8일 일정의 의원 해외연수에서 공식일정은 4시간에 불과했고, 나머지 시간은 모두 관광일정으로 짜인 연수를 다녀왔었다.
    통상 여행사에 의뢰해서 이뤄졌던 의원 해외연수는 이번 경우 언론 보도가 있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한 두 차례 끼워넣기식 일정을 더 보태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일정이나 성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선진국 구경에 머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 글쓴날 : [09-02-14 15:57]
    • 편집국 기자[news@jungnan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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