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
  •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

    장스 여성병원 제1회 육아수기 공모전 수상작

     
    우수상  정은주(엄마)
     구리시 수택2동 우림아파트 101-1503

     

     분만일시

     2010년 3월20일

     오전 11:51분
     성별    여아
     체중    3.34kg



     다른 사람들은 임신하고 감정이 풍부해져서 많이 운다던데 우주를 낳고, 우주를 바라보면서 기쁘고 감사해서, 혼자 웃다가 울다가 노래 불러주면서 또 울곤 한단다. 지금의 이 소중한 감정을 잊지 않고 우주를 키우면서 되새기는 엄마가 되어야겠지? 그저께는 할머니 절에 가셔서 급작스레 주무시고 오시고, 아빤 출장 가셔서 안계시고, 마침 외할머니랑 우주를 예뻐하는 이모와 삼촌 고모가 오셨기에 갑자기 추워진 날씨를 뚫고 함께 외갓집으로 첫 나들이를 갔단다. 외할머니가 목욕시켜 주셨고, 외할아버진 우주가 예쁜지 언제 “할아버지”라고 불러줄까 궁금해 하시며 얼굴에서 웃음이 안 떠나시더라. 우리 우주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고, 앞으로도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기쁨 바이러스만 전달하는 사랑의 사람이 되길 엄만 항상 기도하는 마음이야. 우주가 자라면서 엄마 맘 잘 모를 때 많을 거야. 엄마도 외할머니한테 그랬거든! 엄마가 외할머니께 한 만큼 우주한테 받겠지? 외할머니 속 썩인 기억들 때문에 좀 가슴이 아프구나! 우주를 통해 한층 성숙된 엄마의 모습을 발견하는 요즘이란다.

    오늘은 우주의 이름을 ‘0민서’로, 주민번호를 ‘100320-4000000’로 출생신고 한 날이야!  엄마, 아빠의 이름을 따서 만든 태명인 ‘우주’가 입에 붙어서 고치려면 큰일이네. 한 달 안에 출생신고 안 하면 벌금 물어야 돼서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어. 이름 짓는 것도 성이랑 맞추려니 은근히 까다롭고 어렵더구나! 아무쪼록 민서 맘에 들길 바래!

    출생 후 소아과 첫 방문을 했는데, 지난번 황달 및 대사검사 말고. 오늘은 이것저것 검사와 치료를 받았단다.
    1 배꼽이 잘 안 아물어서 소독받고.
    2 눈곱이 잘 껴서 안약 처방 받고.
    3 어제부터 태열로 의심되는 것이 이마와 얼굴에 잔뜩 나서 갔더니, 신생아 여드름이라서
    서늘하게 하고, 항생제 연고 바르라고 처방해주셨어.
    4 황달이 안 떨어져서 검사해보니 지난번 10.5보다 높은 10.8이 나와서 모유황달인지 체크하기 위해 오늘부터 일욜까지 3일간 분유만 먹고 다시 검사받기로 했어. 낮에 종일 엄마 젖을 빨던 습관 때문인지 오늘 조금 힘들어하는 것 같은데, 민서야! 3일만 힘내자! 우리 아기 잘 할 수 있지!?

    아까 병원 가기 전에 발톱 깨진 것을 깎아주다가 옆의 살이 좀 잘려서 맘 아팠어! 미안해
    엄마가 초보라 어설픈 게 한두 가지가 아니네. 민서가 아픈지 울더구나! 피검사할 때보다 피도 꽤 많이 났어! 대신 아파주고 싶은 맘이었고 내 맘은 더 아팠어! 이래가지고 강하게 키우자고 아빠랑 했던 약속을 잘 지키려나 모르겠구나! 엄마, 아빤 우리 아기를 온실 속 화초처럼 키우지 않을 거야. 조금 마음이 아프더라도 야생초처럼 강하게 키우려고 맘먹었어. 세상이 매우 험난하기 때문에 우리 아기를 강하게, 시련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그렇게 키우고 싶어! 엄마, 아빠 뜻대로 자라주길 기대해 우리 딸! 남들보다 덜 사랑해서가 아니라는 것도 알아주길 바래.

    엄마가 며칠 전부터 아주 심하진 않지만 감기기운이 있어서 할머니께서 달여 주신 대추랑 생강 우린 물 열심히 다 먹었는데도 떨어지지가 않네! 우리 민서한테 옮을까봐 걱정이네. 
    그 전엔 감기 걸려도 좀 앓고 나면 낫겠지, 시간 가면 금방 낫겠지 뭐 이런 생각였는데, 이젠 감기도 너에게 영향 줄까 전전긍긍하게 되는구나.

    며칠 전 일요일 낮에 할머니 생신파티, 외할아버진 낼이 생신이신데 앞 당겨서 저녁엔 파티를 다녀왔단다. 두 번째 외갓집 나들이에, 두 번째로 삼촌, 숙모도 만났어. 그날도 우리 미서는 귀여움을 독차지 했단다. 외가 집에서 첫 아기라 관심은 몽땅 민서에게 향하는것 같았어! ‘처음’이라 더 특별하지 싶다. 민서는 좀 귀찮았을거야! 젖 먹을 때도 몇 명이 달라붙어서 괴롭히고......·

    어제는, 엄마가 민서 놔두고 첫 번째 외출을 했단다. 나가있는 여섯 시간 가량 계속 민서가 떠올라 맘에 걸리더구나! 그래도 아빠가 민서를 잘 봐주셔서 덕분에 기분전환 좀 하고 왔지! 민서는 늘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엄마가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
    이런 기분전환이 있으므로 인해서 민서에게 더욱 신경 쓸 수 있고, 떨어져있는 시간만큼 배로 사랑을 전달 할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길......·

  • 글쓴날 : [11-04-20 11:17]
    • 편집국 기자[news@jungnan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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