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스 여성병원 제1회 육아수기 공모전 수상작
Lovely 주혁이의 성장이야기
장려상 신명민(엄마)
중랑구 신내동 동성아파트 404동803호
분만일시 2008년 9월 3일 오후 6시 27분 성별 남아 |
악몽같은 하룻밤
어제 똘똘이 낳고서 정말 악몽 같은 하룻밤이 지나갔다. 밤새 회음부 꿰맨 자리는 아프고, 30분에 한 번 씩 소변은 마렵고, 땀이 삐질 삐질 나도록 방안은 무덥고, 오빠는 옆에서 세상모르고 코를 드르렁 골면서 잔다. 아기 낳느냐고 힘이 들어서 푹 자고 싶은데 날이 새도록 한잠도 못잤다. 모유수유 한다면서 젓을 물리라고 하는데 젓이 안 나온다.
불쌍한 우리 똘똘이
벌써 조리원에 들어온 지 일주일이 지났다. 이제 조리원 생활에도 많이 익숙해지고 사람들하고도 많이 친해지고 프로그램도 참여하고 하면서 즐겁게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젓은 찔찔나온다. 남들은 젖 몸살이다 뭐다 젖이 불어서 난리던데 나는 엊그제 밤에 가슴이 아프더니 아침이 되니 다시 말랑말랑해 졌다. 그래도 조리원에 몸을 회복하러 들어온거니 우선은 몸부터 추스리려고 한다. 다른 아가들은 엄마 맘마들을 맛있게 먹는데 우리 똘똘이는 빈 젖 빨고 가서 분유 보충하고 하루 죙일 잠만 잔다. 진짜 똘똘이가 눈뜨고 있는 걸 거의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다른 아이들은 조리원이 떠나가라 울어 대는데 울 아가 울음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다. 심지어는 이렇게 안 울어도 되는 건지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서 의사 샘한테 물어보기 까지 했다. 먹고 자고가 일상인 우리 아가! 신생아들이 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조리원 선생님들도 하나같이 모두 똘똘이 보고 넘 점잖다고들 하시고, 아기한테 점잖다니 웃긴다. 불쌍한 우리아가! 언제쯤 엄마 젖이 펑펑 나와 양껏 먹을 수 있을지 열심히 물리는데도 안 나오니 정말 애가타고 걱정이 되서 죽겠다.
예방접종 부작용 고열
주혁이가 뇌수막염, 로타, 폐구균 이렇게 세 가지 예방 접종을 하자 열이 39.5도까지 올랐었다. 그동안 예방접종을 했어도 열 오른 적이 없어서 이번에도 맘 놓고 있었는데 놀랐다.
낮에는 괜찮았었는데 새벽1시부터 열이 올라 물수건으로 닦아줘도 안돼서 대학병원 응급실에 갔더니 신생아라 뇌수막염이나 폐혈증일 가능성이 있어 입원해서 척추 액을 뽑아 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예방주사 맞고 열이 오른 건데 무슨 입원을 하냐고 했더니 혹시 모를 가능성을 대비해서 해야 하는 절차라고 했다. 응급실에서는 신생아들에게는 의무적으로 그런 검사를 해야 되는 건가 보다. 해열제를 먹고 1시간정도 있다가 열이 내려서 집에 왔는데 혁이 열이 다시 38도가 넘게 올라 해열제를 한 번 더 먹이고 열이 계속 떨어질듯 말듯 하며 그렇게 새벽까지 고생했다. 어린것이 힘들었을 텐데......·
크게 징징대지도 울지도 않고 끙끙 앓기만 하는데 정말 대신 아파 줄 수도 없고 지켜봐야만 해야 한다는거! 그 하루 동안 가슴이 터져 버릴 것 같았는데, 이게 엄마 마음이구나 싶었다. 울 혁이 뱃속에 있을 때도 엄마 입덧한번 안 시키고 건강히 자라주었고, 세상에 나올 때도 엄마 고생할까봐 6시간 만에 후딱 나왔다. 또 세상에 나와서도 크게 엄마 힘들게 하는 일 없이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고 다른 아이들은 모유수유하면 밤중에 한, 두 시간 마다 깬다던데 울 아들은 3~4시간 간격으로 두 번 밖에 안 먹는다. 오늘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더니 일단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앞으로 또 열이 오르지 않으면 괜찮다고 한다. 이번일로 느낀 게 많다. 아이가 아프면 엄마 맘이 찢어지듯 아프다는 것과 또 예방접종 때에는 해열제를 필히 준비해야 한다는거!
백일상
동트기 전 백설기랑, 수수팥떡, 인절미, 삼색전, 삼색나물, 과일, 미역국, 명주실, 돈다발, 그리고 주혁이표 맞춤 케익을 놓고 삼신상을 차려주었다. 물론 현수막과 풍선 장식도 빼먹지 않았다. 하루 종일 풍선 묶느라 손가락 아파 죽는 줄 알았다. 역시 엄마가 된다는 건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다. 지난달 예방접종하고 열난 것 빼면 아픈 일 한번 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준 울 주혁이가 너무나 대견스럽고 고맙고 앞으로도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게 해 달라고 삼신할머니께 빌었다. 아침에 삼신상을 하고 저녁에는 친정 식구들이 와서 다시 한 번 상을 차려서 기념촬영을 하고 저녁식사를 함으로써 주혁이의 백일잔치가 마무리 되었다. 우리 주혁이가 아픔 없이 건강하고 슬기롭게 커 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