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밀, 그 태백 · 1
  • 비밀, 그 태백 · 1

     

    小亭 안 재 식

     

      언제부턴가, 뚜렷한 기억은 없다
      마지막 달에도
      시작한 달에도
      가야지, 가야지
      서두르게 한다

      먹빛 가난의 옷 벗으려 목숨 걸고 탈출을 꿈꾸던 남자, 그 남자 몸냄새 탄자국에 찌들고 그 자국 애써 지워내던 아낙네 잿물 풀어 문지르고 휘저어도 시퍼렇게 부어오른 손 씻어지지 않던 고단함, 순명으로 받아들인 무게가 서럽게 서럽게 쌓여 있는 사실을

      태백도 알고
      나도 알고
      누군가도 알고 있다
      묵묵히 안고 있는 은밀한 비밀

      저절로 쌓인 무게를
      움푹 떠내어
      비밀,
      그 비밀 속에 비밀을 합장하러
      오늘, 그 은밀한 태백으로 간다

  • 글쓴날 : [11-09-06 19:46]
    • 편집국 기자[news@jungnangnews.co.kr]
    • 다른기사보기 편집국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