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래시장ㆍ골목상권 ‘SSM에 밀려 고사 위기’
  • 재래시장ㆍ골목상권 ‘SSM에 밀려 고사 위기’
    중랑구 11곳 진출, 골목상권 잠식…지역상인 생계 위협
    “대형마트 입점 규제 강화”에 ‘재래시장 자매결연’ 추진


     중랑구에서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 등 대규모 점포들이 앞 다퉈 골목상권에 진입함으로써 전통재래시장과 동네슈퍼들이 큰 위기에 직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상일 의원(미래희망연대)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중랑구에는 5개의 대형마트와 6개의 SSM이 진입해 서울시에서 대형마트가 가장 많은 곳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면목시장, 동부시장, 동원시장, 우림시장, 태릉시장을 비롯한 중랑구 재래시장들의 상권이 크게 위축됐다. 또 훼미리마트, 세븐일레븐, GS25, 미니스톱 등 4대 편의점들이 새로 개점한 점포 가운데 무려 25%가 동네슈퍼를 인수한 것으로 나타나 골목상권이 급격히 잠식됐다.
    특히 대기업 SSM은 위탁 가맹점 형태(대기업 지분 50% 미만)의 증가세가 가팔라지는 추세인데다, 사실상 대기업 소유(지분 51% 이상)의 SSM인 위장 가맹점은 확인조차 어려워 골목상권이 초토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동안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은 SSM의 골목상권 진출은 대등하지 않은 조건으로 동네 슈퍼와 무차별적인 가격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소위 SSM의 미끼 상품 전략으로 소규모 슈퍼마켓이 있는 골목에 SSM이 치고 들어와 저렴한 가격과 물량공세로 골목 상권을 고사시키는 방법이다.

    최근 1년간 서울지역 SSM 사업조정 실태조사 결과 SSM 규제 도입 이후에도 서울 지역 영세상인들의 매출 피해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이 지난 27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SSM 1개가 진출할 경우 발생하는 매출 피해는 평균 49.7%이고 고객 수 감소는 51.7%로 나타났다. 이를 근거로 중랑구에 진출한 대형마트와 SSM를 감안하면 지역 상권은 이미 고사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지난 추석 직전 관내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동원시장과 우림시장 상인들이 겪은 매출 감소는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중랑뉴스 140호 참고)
    SSM으로 인한 피해가 계속 발생하는 이유는 관련 법규의 미비점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작년 10월 SSM 진출을 규제하기 위해 유통법이 통과되면서 전통상업보전구역 500m 이내에서 규제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이뤄졌지만, 실효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재래시장 상인들의 주장이다. 500m에 불과한 거리제한으로는 차량을 이용한 고객 유출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관련 개정안에서는 전통시장 인근만 SSM을 규제할 수 있을 뿐 일반 상점가에 대해서는 규제 근거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SSM의 진출을 도왔다는 비판이 있다. 입점 규제를 벗어난 SSM이 전통시장이 아닌 일반 상점가에 입점할 경우 피해가 ‘도미노식’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크다. 
    면목2동에서 아버지를 도와 20년간 동네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유승환(43세)씨는 “요즘 인근 슈퍼는 거의 문을 닫거나 편의점으로 전환했다”면서 “우리 슈퍼는 그나마 오래돼 기존 단골고객들을 위주로 유지는 하고 있지만, 갈수록 매출이 감소해 얼마나 더 버틸지 장담할 수는 없다”며 대기업 편의점 진출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송파구는 전통상업보존구역 범위를 전통시장 및 전통상점가 경계로부터 1㎞이내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송파구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및 대규모·준대규모 점포의 등록제한 등에 관한 조례’를 개정, 대상구역을 공시했다.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되면 그 지역에서 대규모 점포 및 SSM 개설 등록시 그 개설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상인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대규모 점포의 신규 진출은 불가능해진다.
    윤상일 의원은 “작년 11월 전통시장 인근 500미터 이내로 제한하는 유통법이 통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맹점 SSM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교묘히 법망을 빠져나가고 있는데 이를 방치한다면 결국 중랑의 재래시장들의 명맥이 끊길 것”이라며 “지역주민들과 지자체가 함께 재래시장 활성화, 지역 중소상공인 살리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을 촉구했다.
    지역 상권이 어려움에 처하자, 중랑구도 전통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동부, 동원, 면목, 사가정, 우림시장 등 5개 시장을 선정, 공공기관과 전통시장을 이어주는 ‘1기관 1시장’ 자매결연을 추진해, 중랑우체국과 우림시장, 중랑여성인력개발센터와 동부시장, 국민건강보험공단중랑지사와 동부시장간에 자매결연이 체결됐다.
    이와 더불어 서울의료원, kt중랑지사, 중랑구시설관리공단, 중랑구상공회 등도 전통시장과의 자매결연 의향을 밝혔으며, 향후 서울우유, 대상에프앤에프(주)를 대상으로 전통시장과의 자매결연을 확대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명준표 기자)
     

  • 글쓴날 : [11-10-11 18:41]
    • 편집국 기자[news@jungnan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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