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활사업의 숨은 일꾼’
심리상담사, 가족상담사 자격 취득 통해 자활사업 본격 입문
“자활은 사회복지의 꽃” “자활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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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향빈 중랑유린자활센터 실장 “세상이 온통 암흑으로 절망에 늪에 빠져 도저히 헤어나지 못했는데, 자활에 발을 들여놓고서 희망을 빛을 보았습니다. 어느 날 퇴근하면서 버스에서 바라보는 가로등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김민철(45세, 가명)의 말에 임향빈 실장의 입가에는 뿌듯한 미소가 번졌다. 중랑유린지역자활센터의 임향빈 실장. 지난 6일 ‘제12회 사회복지의 날’ 행사에서 서울시장상을 수상했다. 자활복지분야에서는 유일한 수상자다. 복지행정의 최일선에서 자립과 나눔의 서울형 복지 구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은 것이다. 지난 1987년 사회복지사로 첫발을 내디딘 임 실장은 2004년 자활복지에 뛰어들어 지금까지 이 일에 종사해 오고 있다. “자활사업이야말로 ‘사회복지의 꽃’”이라고 일컫는 임 실장은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복지사업을 위해 심리상담사, 청소년지도사, 가족상담사 자격을 잇달아 취득했다. 상담심리 박사과정까지 마치고 자활 일선을 누비는 임 실장은 “여러가지 여건에서 취약한 자활사업자들이 안정과 희망을 찾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정착해 나갈 때 자활복지사로서 큰 희열을 느낀다”며 “우리 사회가 자활자들에게 좀 더 깊은 관심과 지원을 통해 성공적인 자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대담= 명준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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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자활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중랑유린자활센터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모범적인 자활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그 비결이 무엇인지.
▲우선 중랑유린자활센터에 종사하는 직원들이 자활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자활자들에 대한 배려와 책임감으로 일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나아가 중랑구청 등 유관기관도 자활 사업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예산지원, 정보제공, 자활사업 성공을 위한 정책적 배려 등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이 평가받은 것으로 생각한다.
△자활에 참여하게 된 특별한 동기는
▲1987년부터 청소년 사회복지시설과 국내입양 전문기관에서 근무하면서 상담자격증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2003년 ‘가족 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더 어렵고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한 곳을 찾게 됐다. 다시 말해 어렵게 획득한 자격증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기관을 찾던 중에 중랑유린자활센터를 통해 자활과 인연을 맺게 됐다. 2004년부터 이곳에서 본격적인 자활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사회복지 영역은 많은 연구와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자활은 비교적 생소한 영역이다. 차이점이 무엇인가?
▲사회복지는 주어진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여 효율성을 높이면 된다. 편성된 예산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운용하면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자활은 사회복지를 뛰어넘어 사업을 첨가하는 부분이 다르다. 예산의 운용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사업을 통해 자활 성공자를 배출해야 한다. 한마디로 자활은 ‘이상적 사회복지 영역’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사회복지의 꽃’이라고 할만하다.
△전국적으로 많은 자활센터가 존재하는데 운영상의 애로점은 없는지
▲자활센터는 전국에 247개 기관이 존재하고 서울에도 31개 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자활센터는 매년 평가를 통해 확대형, 표준형, 기준형, 소규모형으로 분류되어 예산의 규모가 결정된다. 자활 종사자는 일의 특수성으로 인해 직장이 안정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평가 결과가 좋지 않아 예산 삭감이 있는 경우 인원 감축이 불가피하여 자활 사업에 차질을 빚게 된다. 정부나 정치인은 자활을 어려운 사업으로 생각한다. 투입에 비해 산출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냥 퍼주기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중랑구, 영등포구 등 5개 기관만 확대형에 해당되는데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자활의 가치나 중요성은 무엇인가
▲자활 참여자는 정신분열을 수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신분열에는 우울, 조울, 폭력 등 정신병리 현상이 있다. 나는 한국가족치료연구소 임종열 박사에게 2년간 사사를 받고 가족상담사가 됐다. 대상중심의 치료 이론을 배웠는데, 한국인에 맞아 치료 효과가 높다. 정신세계를 조망하고 해결과제에 접근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구부러진 곳을 바로 펴서 인간답게 살게 하는 것이 자활의 가치다. 현재 치유목적의 전문상담사 양성이 절실하다. 앞으로 전국적으로 지역 자활의 상담 기업을 배우게 하여 자활 실무자가 근본적 원인을 찾아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일부에서는 자활사업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활동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외부 지원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가 아닌가.
▲취업 능력이 있는 경우 고용 노동부를 통해 취업 문제를 해결하고, 취업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선정하여 보건복지부가 지역자활센터로 보낸다.
따라서 일반인의 시각으로 자활자들의 자생력을 기대하는 것은 구조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들은 사업가가 아니고 매우 열악한 정신적, 경제적 상태를 극복하고 사회에 간신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그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이해와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
성공적인 사례로는 중랑구의 참맛1호점을 들 수 있다. 운영 3년 만에 지자체에서 지원한 보증금을 갚고, 자신들의 가게로 만들었다. 자활의 의미를 부여한다면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생각하다. 물론 종사자들의 노력 여하나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애정을 갖고 보느냐에 따라 성공 확률도 높아질 것으로 본다.
△자활 사업의 개선 방향이나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정책적으로 자활자들에 대한 배려가 우선되어야 한다. 자활은 그 특성상 양적 평가보다는 질적 평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활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고 사업안정화를 위한 센터 운영비 지원도 절실하다. 특히 현재의 규모별 지원에서 지역 실정에 맞는 탄력적 지원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또 실무자들의 장기근속을 위한 처우개선과 계약직 직원의 정직원화와 신분보장을 통해 자활 사업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나아가 참여자 개인에 맞는 전문심리상담과 치유로 취업 및 창업자 수를 늘려 자활 성공률을 확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