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총선 대결 구도와 출마예정자
정계 개편, 물갈이 급물살…치열한 공천 경쟁
내년 총선에서는 전국적으로 공천혁명에 비유할 만한 세대교체의 거세 바람이 휘몰아 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후폭풍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신당창당설이 나올 정도로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2040세대와의 소통 실패를 뼈저리게 경험해 경쟁력 있는 신진 인사 수혈에 박차를 가할 태세다. 민주당도 대대적인 판갈이가 불가피하다. '정치적 내상'을 극복하기 위해 야권통합을 성사시켜 빅 텐트(big tent)를 만든 후 폭넓은 인재 영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흠결 정치인, 노회한 정치인, 의정활동 불성실 정치인 등이 공천배제 우선 대상이 될 공산이 크다. 기성 정치인은 여야 가릴 것 없이 우선 공천경쟁에서 살아나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반면 신진 인사는 이번 기회를 제도권 진입의 호기로 여겨 공천 경쟁에 대한 도전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중랑구 정가도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여야 예비 주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중랑갑> 유정현ㆍ이상수 재대결 관심
중랑갑은 한나라당 유정현 의원과 민주당 이상수 전의원간의 재대결 성사여부가 초점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유정현 의원이 연예인 출신이라는 높은 인지도에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워 재선을 위한 발판을 다져왔다. 청목회 불법후원금 문제가 불거져 내년 총선 출마가 불투명했으나 최근 서울북부지법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아 기사회생했다. 그러나 전국적인 공천혁명의 칼날을 피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한나라당이 엄격한 잣대로 공천 룰을 정할 경우 비록 작다고는 하지만 정치적 이미지 손상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18대 총선 막판 공천에 밀린 김진수 전 위원장과 치과의사 정성화씨가 최근 활동 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내년 총선 출마가 주목된다. 여기에 미래희망연대 후보로 출마했던 김철기 사무총장의 거취도 관심사다.
민주당에서는 이상수 전의원에 대한 뚜렷한 당내 대항마가 없는 상태다. 이 전의원은 민주당 중랑갑 지역위원장으로 복귀한 후 변호사 사무실을 면목동으로 옮기고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민주당 무상급식 주민투표 대책 위원장을 맡아 민주당으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음으로써 공천에 한 발짝 더 다가서 있다. 그러나 공천을 확신하기에는 이르다. 민주당이 진보정당이나 시민사회 단체와 화학적 통합이 어려울 경우 선거 연대를 위해 양보 지역으로 내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 무소속 출마 전력이 공천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야권통합의 향배와 민주당 차기 지도부 구성에 따라 공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낸 서영교씨가 출마의지는 강하지만 정치 선배인 이 전의원이 활동하고 있는데 부담을 크게 느끼는 상황이어서 비례대표로 가닥을 잡을 공산이 크다. 그동안 비례대표로 나서 두 차례나 후순위로 밀린 경험이 있어서 당선이 가능한 선순위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랑갑은 올해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상수 전의원이 유정현 의원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야권단일 후보인 박원순 후보가 55.75%를 득표해 43%를 득표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에 12.75% 차이로 크게 앞섰다. 또 여야 맞대결을 펼친 중랑구 가선거구에서도 민주당 김종갑 후보가 55.83%를 득표해 44.16%의 득표에 그친 한나라당 남정아 후보를 11.67% 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여야가 맞대결을 펼칠 경우 야당이 절대 우세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랑을> 넘치는 후보… 누가 공천 관문 뚫나?
중랑을은 여야를 막론하고 더더욱 공천의 관문을 뚫는 것이 급선무다.
한나라당은 진성호 의원이 현역의원의 프리미엄과 지역 사회 공헌도를 앞세워 공천에 유리한 국면임을 확신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이 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두 차례나 출마를 했던 강동호 전위원장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최근 강동호 전위원장은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경선에서 홍준표 후보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홍 대표 당선에 앞장섰으며,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당무특보에 발탁됐다. 두 사람간의 사활을 건 공천 경쟁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미래희망연대 비례대표인 윤상일 의원이 중랑구 토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한나라당과의 합당이 성사될 경우 3자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진다. 합당이 무산돼 윤 의원이 독자 출마할 경우 지지기반이 겹치는 여권은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된다.
민주당은 후보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는데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5선을 기록하고 국회부의장까지 지낸 김덕규 현 위원장이 현역 복귀를 노리고 있지만 당내 정치 신인들의 도전이 거침없다. 칠십이 넘은 고령에 다선의원이라는 점이 공천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신진 후보들이 세대교체를 외치며 속속 나서고 있다.
한양대 법대 겸임교수로 민주당 법률구조특위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범 변호사가 지난 5월 중화동에 자신이 대표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 민우 중랑사무소를 개소하고 이미 활동을 해오고 있다. 내달 출판기념회를 열고 본격적인 공천경쟁에 뛰어들 태세다. 여기에 강원 전 한국폴리텍 성남대학장과 박홍근 전 한국청년연합 대표, 송재덕 전 지역위원장도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중랑을은 올해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이 민주당 김덕규 위원장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야권단일 후보인 박원순 후보가 54.25%를 득표해 44.50%를 득표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9.75%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인물론이 다소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이미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가속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권에서는 이미 득표력을 인정받은 후보들의 공천 경쟁과 공천 후 행보에 따라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되는 한편 야권에서는 당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야권통합의 기류를 타고 진보정당 또는 시민후보 등 새로운 인물 진입이 시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