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구 4.11총선, ‘정당이냐’ ‘인물이냐’
현역의원ㆍ위원장 모두 탈락…공천 불복하고 출마 감행
갑을 모두 4파전 구도 양상…무소속 후보가 최대 변수
4.11총선이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중랑구 선거구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이다. 주요 정당 후보들이 공천 또는 경선을 통해 확정됐지만, 공천 논란이 야기되면서 공천에 불복한 지역구 현역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이 모두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총선 관련기사 4면>
지난 23일 총선 후보등록을 마감한 결과 중랑갑은 기호1번 새누리당 김정(여) 비례대표 현역의원, 기호2번 민주통합당 서영교(여) 전 청와대 보도지원비서관, 기호6번 무소속 강경환 후보, 기호7번 무소속 유정현 현 중랑갑 의원, 기호8번 무소속 이상수 전 노동부장관 등 5명이 등록을 마쳤다.
중랑을은 기호1번 새누리당 강동호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총장, 기호2번 민주통합당 박홍근 전 경희대 총학생회장, 기호6번 윤정호 전 국가공무원 부이사관, 기호7번 정통민주당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 기호8번 무소속 이경태 전 국회의원 정책보좌관, 기호9번 무소속 진성호 현 중랑을 의원 등 6명이 등록을 마쳤다.
이로 인해 중랑구는 갑을 2곳 모두가 다자간 후보 구도로 편성되면서 4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랑갑에서는 5명의 후보 가운데 김정 의원, 서영교 전 비서관, 유정현 의원, 이상수 전 장관 등이다. 중랑을에서는 강동호 총장, 박홍근 전 학생회장, 김덕규 전 부의장, 진성호 의원 등이다.
현역과 위원장들이 모두 탈당과 함께 출마를 감행하면서 지역 선거구 판도를 흔들고 있다. 이들은 최소한 4년 이상 지역구 관리를 해왔고,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상당한 지지율을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양당구도를 뒤흔들 만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이번 총선에서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6대 이후 서울지역에서 무소속 후보가 총선에서 당선된 사례가 없는데, 이번 19대에서 오랜만에 ‘무소속 금배지’가 탄생할 지도 관심사다. 문제는 이들이 당선은 되지 못하더라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야권연대) 후보의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후보들의 입장과는 달리 지역에서는 당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단일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중랑구 갑을 후보들은 대부분 다자간 구도가 형성되면서 4파전 양상을 보이는데 대해 크게 반길 일도 아니지만, 크게 나쁘게 보는 것도 아니다.
공교롭게도 선거구 2곳 모두 황금분할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2명과 야권 2명(갑을), 연령에서 60대와 40대(갑)-70대와 40대(을), 남녀 성(여-여, 남-남)대결(갑)이 균형을 맞췄다.
후보들마다 다소 유불리가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이런 구도를 잘 활용하면 ‘내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선거 전략을 세우고, 공략을 해가는 후보들이 많다. 주어진 여건을 탓하기보다는 이겨내자는 의지의 표현이다.
여권과 야권이 분할된 구도에서 득실이 누구에게 돌아갈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런 역학구도를 잘 활용하면 금배지를 거머쥘 수 있다는 분석과 함께 선거활동을 적용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야권의 압도적인 우위가 점쳐졌던 4.11총선은 정당 공천과정을 거치면서 크게 요동치는 형국이다.
당명과 정강정책 등을 바꾸면서 쇄신을 시도한 새누리당이 꾸준히 치고 올라온 것이다. 한때 정당지지도에서 민주통합당에게 밀리기도 했던 새누리당은 다시 정당지지율을 회복했고, 초반 상당수 열세지역을 우세 또는 경합지역으로 만회했다.
이에 반해 민주통합당(민주당)은 후보 공천을 거치면서 지지율이 급락, 어렵게 거머쥔 주도권을 새누리당에 내줬다. 공천 탈락후보들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다행히 막판까지 갈등하던 통합진보당(진보당)과의 야권연대를 성사시킴으로써 지지율을 서서히 올리고 있다. 야권연대 주체인 민주, 진보당의 지지율 상승은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더욱 가시화될 전망이다.
중랑갑…김정 서영교 유정현 이상수 강경환 5명 등록
새누리당은 김정 비례대표 의원을 중랑갑 후보로 단수 공천했다가 지역구 출신의 유정현 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바람에 분열됐다.
유정현 후보는 “지역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현역의원을 배제시키고 자격미달의 후보를 공천하는 것은 원칙과 명분을 저버린 공천”이라며, “여론조사 지지도가 10배 이상 차이나는 인지도 없는 후보를 공천함으로써 패배 선거를 자초했기 때문에, 지역구민의 이름으로 출마해 떳떳하게 심판받겠다”고 무소속 출마 의지를 밝혔다.
유 후보는 “공천대상자로 발표된 김정 후보는 새누리당의 도덕성 공천, 일꾼 공천이라는 공천기조에 전혀 부합하지 않다”며 “김 후보의 남편 곽영훈씨는 중랑갑 당협위원장 시절인 2006년 지방선거와 관련하여 금품비리 의혹으로 지역을 시끄럽게 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당원들 몰래 타 지역 보궐선거에 비공개 공천 신청한 것이 들통 나, 지역 당원들의 불신임 결의를 받고 쫓겨난 인사여서 김 후보 공천 반발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유정현 후보지지자 김성희(가명,여,47)씨는 “20년째 새누리당 지지자인데 이번 공천에서 정말 ‘듣보잡(새누리당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후보를)’을 공천한 것은 해도 해도 너무한 것”이라면서 “지난 4년간 서울 최고의 국회의원 유정현을 탈락시킨 것이 너무 억울해서 유 후보를 찍기로 했다”면서, 울먹이기도 했다.
김정 후보 측은 “공천심사위에서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부적격한 후보를 탈락시켰을 뿐인데, 이에 불복하고 출마하는 것은 해당행위일 뿐만 아니라 선거구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일축하고 있다.
8년전 이곳 중랑갑에서 선거를 치렀던 남편 곽씨의 과거까지 들먹이면서 ‘막장 선거’를 준비하는 유 후보가 껄끄럽긴 하지만 무시하겠다는 태도다. 이미 당 조직을 거의 흡수하고, 구의원까지도 합류시키면서 완벽하게 (후보로서 면모를)갖췄고, ‘새누리당 후보 김정’을 알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초창기 여론조사를 근거로 인지도를 운운하지만, 지지도가 계속 늘고 있고, 결국 선거구민들과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투표에서는 ‘새누리당 적자’를 선택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정 후보 지지자 조연수(가명,55)씨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엉터리 공천을 했고, 청목회 사건에 연루된 유정현 후보가 당선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김정 후보를 적극 지지하게 됐다”면서 “유 후보 자신도 낙하산으로 당선됐던 것을 생각하면 김 후보를 헐뜯는 구태의연한 선거전략을 버리고 김정 후보를 도와, 여권 당선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민주통합당 역시 서영교 전 청와대 보도지원비서관을 단독 공천하자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이상수 전 노동부장관이 즉각 무소속 출마를 감행하면서 분열이 됐다.
이 전 장관은 “두 번이나 당을 위해 독배를 마신 나에게 경선 기회마저 박탈했다”며, “억울한 이상수에게 중랑구를 발전시킬 마지막 기회를 달라”는 것이 무소속 출마의 변이다. 그러면서도 “당선되면 당(민주통합당)에 복귀하겠다”고 말했다. 경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세 번이나 자신을 버린 당임에도 불구하고 당선돼서 복귀하겠다는 것이, 이상수 후보의 절박하고도 마지막 절규다. 대우조선소 노동자 사망 진상조사 중 노무현 변호사와 함께 구속됐던 그 당시, 그 심정을 토로한 것이다.
이 후보는 “서영교 후보가 충분한 비전을 갖출 수 있는 훌륭한 후보”라면서도 “정말 인간적으로는 아쉽다”는 표현도 한다. 서 후보의 주례를 맡았고, 정치 입문을 도왔던 ‘정치 스승’이라고 할 정도로 막역한 선후배 사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공천권을 따내기 위해 자신을 고발하고 폄훼하는 것이 서운하다는 이야기다. 서로 헐뜯기보다는 최선의 강점을 무기로 정정당당하게 경선을 거치는 것이 ‘인간적인 도리’가 아니겠느냐는 것이 이 후보의 하소연이다.
서영교 후보 측은 “공천심사위에서 지극히 정상적인 공천을 한 것 아니냐”면서 “해당행위의 첫 순위인 공천 불복과 탈당을 수시로 하는 부적격 후보를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것은 지극히 타당하다”며 “자신의 허물을 보지 않고 당만 탓하는 정치인은 도태돼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그런 것을(이 후보의 허물을) 당원들이 더 잘 알기 때문에 시의원이나 구의원들이 너나없이 서영교를 지지하겠다고 나선 것 아니겠냐”고 일갈했다.
또 다른 무소속으로는 제15대 총선부터 4차례 출마했던 강경환 후보가 19대에서 5번째 도전을 하고 있다. 강 후보는 46세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중랑을…강동호 박홍근 김덕규 진성호 윤정호 이경태 6명 등록
중랑을은 중랑갑에 비해 상호 비난의 강도가 현저히 낮다. 후보들 저마다 강점과 자신감을 무장하고 일전을 치르겠다는 각오가 더 강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여야 분열로 만들어진 4파전이 자신들의 비난을 감소시키면서 ‘진검 승부’를 할 기회를 제공했다는 분석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강동호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총장과 윤상일 비례대표 의원을 경선자로 지명했다. 경선 결과, 강 총장이 후보로 확정됐다. 현역인 진성호 의원은 경선에서 배제되자, 공심위 비판 수위를 높여오다 마침내 무소속 출마를 단행했다.
진 의원은 “선진국선 상상할 수도 없는 이상한 공천 룰을 통해 불행히도 새누리당 후보로 총선에 나설 기회를 잃었다”면서 “개인이나 당이 아닌 국민을 위한 정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공천 불복과 무소속 출마가 보수를 분열시킨다는 우려도 있지만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말씀처럼 개인이나 당이 아닌 국민을 위한 정치에 나서겠다”면서 “조직 선거전이 아니라 주민과 직접 대화하는 바닥 선거전을 치르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강동호 후보 측은 불출마할 것으로 여겼던 진 의원의 출마가 꼭 달가운 것만은 아니지만 지역 인지도를 감안할 때 굳이 불리한 형국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기대했던 여권 단일화가 깨지는 바람에 다소 아쉬운 부분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그 파장은 ‘찻잔 속 태풍’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차피 경륜과 능력을 갖춘 후보를 택하게 될 선거구도에서 자신이 가장 적임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만년 총선 후보에 그쳤던 강동호가 확실한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선거구민의 기대가 맞아 떨어질 것이라는 복안 때문이다. 더구나 4자 구도가 형성된 만큼 그동안 다져온 탄탄한 지역 인맥을 자산으로 구민들에게 강점으로 부각됐던 ‘정 많고’ ‘편한 이미지’가 전달된다면, 이번 총선은 무난하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박홍근 전 경희대 총학생회장과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경선을 벌여, 박 전 회장이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당협위원장인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은 ‘음모론’을 제기하며, 정통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김 전 부의장은 “그동안 쌓아온 공적과 경륜을 인정하기는커녕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공천마저 배제한 것은 잘못됐다”며 “선거구민들에게 직접 심판받겠다”는 것이다. “5선이라는 관록과 함께 국회부의장을 역임한 저력을 바탕으로 선거구민들에게 다가간다”면 지역사회에 다시 한 번 더 큰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노병이 아직도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민주통합당 박 전 회장은 신진이긴 하지만, 시민활동을 통해 얻어온 교량 역할로 확보한 여건과 인맥을 토대로 당선이 가시적이라는 판단을 해왔다. 공천 경합에서 탈락한 김 전 부의장의 출마로 야권표가 분열되는 부정적인 시각을 갖기도 했지만, ‘세대교체’를 염원하는 청년세대들의 바람과 ‘야권 단일후보에 대한 기대’로 충분히 여권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소 정치 경험과 연륜이 짧다는 것이 약점이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과감한 추진을 시도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더구나 예상했던 여권 결집이 무너지고 진 후보가 등장하면서 상당히 편한 구도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중랑을에서는 국민행복당 윤정호 후보, 무소속 이경태 후보 등이 4자구도의 틈새를 노리고 있다.
국가공무원 부이사관을 지낸 윤정호 후보(62세)는 고려대 정치학석사 출신으로, 현재 국민행복당 중앙위원 겸 중랑을 위원장을 맡고 있다.
국회의원 정책보좌관을 지낸 이경태 후보(51세)는 서울시립대학원 행정학 박사 출신으로 현재 (주)폴리시앤리서치 대표이사와 생명공동체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