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타는 ‘중랑숲리가’ 입주자
곳곳에서 하자 발견…시세는 분양가 밑돌고
“임시사용승인 안된다” 중랑구청에 민원 쇄도
친환경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던 중랑구 망우동 중랑숲리가 아파트가 입주를 앞두고 하자문제로 몸살을 겪고 있다.
LIG건설이 지난 4일 이 아파트 전체 381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입주자 사전점검에서 대부분 세대들이 하자를 접수하는 한편 70%가 넘는 291세대가 건물사용가승인(임시사용승인)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예정자들은 “아파트 건물 외부와 각 세대에서 마감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물론 곳곳에서 하자가 발생했다”면서 “건설사 부도로 공사가 일시 중단됨에 따라 준공기일을 맞추기 위해 날림공사를 했다는 반증”이라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입주예정자 박모씨는 “처음 내 집을 장만한다는 기쁨에 들떠 있었는데, 막상 사전점검을 하면서 실망이 앞섰다”면서 “분양가보다 시세가 떨어져 가뜩이나 화가 나는데, 명색이 대기업이라는 건설사가 이렇게 날림으로 아파트를 지었나하는 생각에 분노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중랑구청에 민원도 제기했지만, 서민보다는 건설사 입장에 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건설사가 성의있게 하자 처리를 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손해를 보더라도 아파트를 포기할 생각”이라며, 억울해 했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 이모씨는 지난 26일 재점검을 한 결과 “사전점검을 통해 접수한 오시공 및 하자는 처리되지 않은 채 오히려 하자가 더 늘어난 상황”이라며 “현 상태에서는 도저히 입주할 수 없어 첨부사진을 제출하니, 이를 해결해 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복도 벽체, 안방, 거실 등 벽체 수직불량 오시공은 입주후 처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처리후 입주할 예정”이라며 “오시공 미처리로 인한 입주지정기한 후 연체료, 기존 살고있는 집의 계약파기에 따른 손해, 중도금 이자 등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건설사가 져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입주예정자들은 중랑구청 홈페이지 ‘구청장에게 바란다’를 통해 “준공승인은 물론 전체임시사용을 절대 해줘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 같은 민원이 30여회 이상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중랑구 관계자는 “입주예정자들의 하자문제 제기가 급증함에 따라 입주자와 사업자간 회의를 적극 중재해 왔다”면서 “회의를 네 차례나 진행했지만 양쪽의 견해차가 워낙 커 간극이 좁혀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입주자들의 고충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시공사쪽과 부단히 소통을 하고 있다”면서 “부동산 시세 하락에 따라 입주자들의 애로가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건설사가 좀 더 적극적인 합의 방안을 모색하는 자세도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쪽은 “중도금 무이자나 발코니 설치비용 부담 등 입주자들의 요구 조건이 워낙 크다보니 시공사가 제안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임시사용승인 합의 등을 전제로 감당할 수 있는 제안이 나온다면 좋겠지만, 아직까지는 입장이 너무 달라서 뭐라고 언급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하자부분이 크고 작다는 기준은 입주자 여건에 따라 달라지지만 사전점검 이후 상당한 진척이 있다”면서 “하자 해결에서도 이행보증을 통해 입주후에도 처리하는 방법이 있지만, 일부 세대는 견해가 달라 절충을 하는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중랑숲리가는 분양가 3.3㎡당 1300만원대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 지난해 3월 LIG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공사가 80여일 가량 중단되었으나, 이후 공사가 진행돼 5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입주를 앞두고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4억5천만원에 분양된 85㎡(전용면적 기준)형의 현재 시세는 5천만원 낮은 4억여원에 매도물량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