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민이 주인공인 '유권자의 날'을 기념하며
- 새내기유권자 여다혜 -
저는 지난 4월 11일, 아침 일찍 투표소로 가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 처음으로 선거권을 행사한 초보 유권자입니다.
투표에 대한 설렘과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투표소로 들어갈때는 조금은 떨리는 마음이었는데,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나오는데 ‘이거 뭐야’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너무 간단하게 끝난 게 서운할 정도 였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기득권층과는 거리가 먼 대학생이며, 여성입니다. 그래서 투표의 감동이 지금까지도 진하게 남아있는가 봅니다.
4월 11일에 투표소에서 얼굴과 신분을 확인하고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소에서 기표를 한 후 투표함에 넣는 ‘간단하다’고 표현했던 그 말은 불과 70년 전이었다면 꿈도 꿀 수 없고, 상상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헌법에서 나오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라는 말은 아마 저보다 어린 친구들도 익히 알고 있는 문장일 것입니다. 모든 국가권력의 위에는 유권자인 국민이 있으며, 국민이 선거나 국민투표를 통해 정당성을 부여함으로써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유권자의 권리는 국민이 가만히 앉아서 얻게된 것이 아니라 근대에 이르러서야 국민의 피와 땀으로 쟁취하여 이룩한 것입니다.
일본의 속국에서 해방된 기쁨도 잠시, 전쟁으로 빈털터리가 된 우리가 어느새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 된 것처럼, 다른 나라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모든 발전이 빠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거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60년, 결코 길지 않은 선거역사에 정말 많은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 돈 선거, 관권선거 등 좋지 않은 기억들 말이지요.
하지만 이젠 우리나라의 정치제도 중 민주주의 모델인 선거가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으며 다른 나라의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한가지 우리에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유권자의 권리에 대한 소중함과 무게감에 대하여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일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발전 이상으로 ‘희망적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를 주도하는 주체가 후보자나 정당이 아니라 유권자이며, 유권자의 권리는 단지 투표권 행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제 또래 친구들의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죠.
5월10일은 제1회 “유권자의 날”입니다. 금년도에 첫 회가 되는 유권자의 날은 전 국민이 주인공이 되어 선거의 의미를 되새겨보며, 정치문화, 선거문화가 한층 더 발전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유권자의 날”은 1948년 치러진 5·10 총선거를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한 국민의 정치참여를 실현하였다는 것과, 주요 선진국들은 수백년의 투쟁을 거쳐 비로소 이룩할 수 있었던 정치참여에의 불평등 해소를 우리는 1948년 5월10일날 이루었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제정된 기념일이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그 때의 첫 선거권을 이 한반도에서 반만년만에 쟁취한 위대하고 우주적 권리라고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위대하고 우주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된 자랑스런 주인공으로서, 그리고 저는 새내기 유권자로서 이 기쁜 날 유권자의 권리와 의무에 대하여 한번쯤 생각해보면서 우리 모두의 축제로 즐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