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노조 선거 19일 실시…20~30대 공무원이 당락 결정
민선5기 구청장 임기 후반, 대선 다가오면서 ‘변수는 곳곳에’
정체성과 자주성 지킨다(기호1번) 투쟁으로 부패인사 박살(기호2번)
오는 19일 치르는 제4기 중랑구청 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임원진) 선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불거진 ‘중랑구청 공무원 특채’가 논란이 되면서, 현 3기 노조의 정통성을 이어받아 출정한 기호1번 임원진(위원장 김선겸, 부위원장 이혜림, 사무처장 박노명)과 현 3기 노조를 전면 부정하는 기호2번 임원진(위원장 곽보천, 부위원장 김종환, 사무처장 황준하)이 정면 승부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노조 선거는 대선을 앞 둔데다, 현 민선 5기 중랑구청장의 임기가 후반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매우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중랑구청의 흐름과 사회적 분위기와 맥락을 같이 하면서 구청노조 선거의 이슈도 ‘중랑구청 노조의 정체성과 자주성’(기호1번) 대 ‘중랑구청 노조의 투쟁으로 부패인사 박살’(기호2번)로 사실상 귀결됐다.
구청노조의 투표권은 대략 950여 표. 투표권은 6급이하 공무원이 가능하지만, 보직을 받은 6급은 투표권이 없다. 이 가운데 500여 표는 대부분 노조와 관련한 성향과 정치적ㆍ지형적 성향이 뚜렷해 고정표나 다름없으며, 기호1번과 기호2번을 지지하는 비율이 엇비슷하다.
나머지 450여 표는 임용 7년 이하인 20~30대와 기술직 공무원들이 갖고 있다. 특히 20~30대 공무원들은 학력이 대부분 대졸 이상인데다, 공개채용 당시 100대 1이 넘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만큼 실력도 자부심도 최상위급이다. 채용 경쟁이 상대적으로 느슨했던 구청 선배들에 비해 실력과 잠재적인 능력은 훨씬 뛰어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적인 관점에서 모든 것을 판단한다. 자신들이 보고 느낀 부분을 그대로 표현하는 세대인 것이다. 여느 20~30대 직장인들과 다름없는 소신으로 사회를 바라본다. 지역적인 연고나 인맥, 학맥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은 외부 선거에서 20~30대가 보여준 표심을 그대로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구청노조 선거도 이들에게 달려있는 것이다. 이들은 그러나, 어느 쪽이 이익이냐, 손해냐는 현실적인 계산에도 매우 민감하다.
그래서 양쪽 후보들은 20~30대와 기술직 공무원들의 표를 잡는데 주력하고 있다. 얼마나 이들에게 호소력 있게 접근하고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느냐가 당락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표심은 명분과 입맛, 그리고 타산까지 맞춰야 하기 때문에 그리 쉽지는 않다.
기호1번을 지지한다는 20대 (1번)공무원은 “그동안 중랑구청 노조가 복지부문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고, 성과 또한 만족할 만하다”면서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능력있는 임원진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호2번을 지지한다는 30대 (2번)공무원은 “대학마치고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했는데, 백이 있다고 손쉽게 입사한다면 문제다”며 “특채 논란이 나오면서 외부사람이 나도 그렇게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말했다.
중랑구청 노조는?
그동안 중랑구청 노조의 특성은 구청장 성향과 비슷하게 궤를 이어온다는 점이다.
구청 노조의 전신인 직장협의회는 민주당 정진택 구청장 당시에 출범하면서 노사가 비교적 순탄한 길을 걸어왔으나, 2002년 취임한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문병권 구청장과는 큰 갈등을 빚었다.
직장협의회 시대를 마감하고 정식으로 탄생한 제1기 노조는 직협을 반대하는 공약으로 당선돼 문 구청장 재임동안 사용자 쪽과 원만한 일정을 보냈다.
제2기 노조와 제3기 노조 역시 전임 노조 집행부를 잇는 위원장들이 당선되면서 사용자 쪽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특히 현 노조는 최근 ‘특채 논란’이 일자, 감사원 결과를 기다리자는 구청 입장에 동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