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산사태 위험지 100곳 넘어
서초구에 40곳 집중…도봉(20)·종로(19)·중랑(18) 순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우면산 사태 때 큰 피해를 봤던 식유촌 마을처럼 서울에서만 산사태 위험지역이 100곳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시정개발연구원·전문가·시민 등과 함께 산사태 취약지역 333곳을 조사한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위험도가 큰 지역을 3단계로 나눠 분류했다. 가장 위험도가 높은 E등급(불량) 지역은 모두 38곳이었다. 등급은 A·B·C·D·E로 나눠지며 B등급 이상은 안전한 것으로 분류된다. 서초구에선 무려 16곳이 E등급 판정을 받았다.
특히 서초동·반포동·방배동에 걸쳐 있는 서리풀공원과 양재동 말죽거리 일대, 방배공원, 바우뫼공원, 인능산 일대 등은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산사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규모 산사태가 난 우면산 일대는 대부분 D등급(미흡)이나 C등급(보통) 판정을 받았다.
서초구 외에도 서울 시내 곳곳에 E등급 판정을 받은 곳이 있었다. 도봉구 초안산 일대를 비롯해 관악산·영축산·청룡산·대모산·인능산·구봉산·인왕산의 일부 지역이 위험지역에 포함됐다. D등급 지역도 72곳이나 됐다. 관악산 주변 지역인 대학동·인헌동·남현동·난곡동 등도 D등급 판정을 받아 공사가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별로는 C등급 이하 지역이 가장 많은 곳은 서초구(40곳)였다. 이어 북한산·도봉산이 있는 도봉구(20), 종로구(19)·중랑구(18)·관악구(17)·강서구(15) 순이었다.
서울시는 올해 처음 이뤄진 산사태 위험도 분류에 따라 C∼E등급에 대해 사방 공사를 올 1월부터 단계적으로 하고 있다. 591억원을 투입해 37곳에 사방댐을 세우고 61㎞에 걸쳐 물길을 만드는 계류 보전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몇 달 새 동시다발적으로 공사를 하다 보니 본격적인 우기가 임박했지만 공정률이 80%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위험지역이 많은 서초구 등의 경우 역부족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