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만치료학회 기획이사이자 비만치료 전문가로 알려진 김대현 원장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잘못 오해하고 있는 비만 속성에 대해 명쾌한 논리로 풀어나갔다. 그는 평소 동영상 강의를 통해 잘 훈련된 탓인지 의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도 이해하기 쉽게 전문용어를 풀어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김 원장을 만나 요즘 유행하고 있는 비만클리닉에 대해 들어봤다.
“먹고 싶은 것 먹어가면서 천천히 살을 빼야 제대로 뺄 수 있는 겁니다.”
서울 중랑구 망우동에 있는 장스뷰티의원의 비만치료 전문의 김대현 원장(38)은 얼핏 이해하기 힘든 말로 말머리를 꺼냈다. ‘먹을 거 다 먹어가면서 어떻게 살을 빼나’하는 의문을 갖게 되지만 그의 말을 다 듣고 나면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김 원장은 “다른 여러 비만클리닉들이 너무 약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며 “약물 치료로 급격히 살을 뺐다가는 일정 기간 뒤 체중이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요요현상이 생기기 쉽다”고 말했다.
얼마 전 유행했던 황제다이어트나 포도다이어트와 같은 원푸드 다이어트방법도 비만치료의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예컨대 그런 방법은 연예인들처럼 일시적인 효과를 위해 하는 것이지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매스컴에 알려진 특정인의 다이어트 방법도 어디까지나 그 사람만의 다이어트 방법일 뿐 누구에게나 맞는 방법일 수 없다는 게 김 원장의 주장이다.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처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살을 빼기 위해 야채만 먹으라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야채 싫어하는 사람한테 억지로 먹였다가 살 빠진 뒤 다시 고기를 먹게 되면 원래대로 살이 찌기 때문이다.
그의 처방 비법은 비만환자가 일상적인 생활식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살을 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즉 고기나 술, 과자를 좋아하면 적당량을 계속 먹게 해주면서 살을 빼는 방법이다. “이게 저희 비만클리닉의 특징입니다. 아주 정상적인 다이어트방법이지요.” 이런 방법으로 천천히 살을 빼야 요요현상 없이 빠진 상태가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처방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우선 비만클리닉을 방문하는 비만환자와 처음 20~30분에 걸쳐 인터뷰를 충분히 나누는 사전절차를 거친다. 이를 통해 환자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또 직업이 무엇인지, 생활습관은 어떤지를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다. 환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환자가 오면 식사 위주로 3일치 식사일기를 꼼꼼히 적어오게 한다”고 했다.
이를 보고 나서 환자마다 그의 처방은 제각기 달라진다.
“운동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 살이 빠진 뒤에 운동을 해야 효과가 있죠.” 김 원장은 “뚱뚱한 환자에게 처음부터 무리하게 운동을 시키면 실패할 확률이 99퍼센트”라고 단호히 말했다. 살찐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관절에 손상이 가거나 무리가 가는 것은 당연하다.
약도 마찬가지다. 좋은 약을 많이 먹고 살이 빠지더라도 약을 평생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요요현상을 겪게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여기에 한약도 예외일 수는 없다.
그는 “대원칙은 약 먹는 양을 줄이는 것”이라고 했다. 1주일 혹은 2주일에 한번씩 환자의 몸 상태를 봐가며 약을 써야할 지를 판단하고 가능한 최소량을 써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보통 비만은 오랜 시간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한두 달 만에 갑작스레 살을 빼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그는 설명했다. 설령 살을 빼더라도 잠깐 동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자신도 몸무게를 80kg에서 18kg을 빼는데 1년 가까이 걸렸다면서 요요현상 없이 4년째 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것도 좋아하는 과자를 먹어가면서 말이다. 그는 “건강과 체력을 유지하면서 1주일 사이에 1㎏ 내외로 살을 빼는 게 가장 적절하다”며 “이 정도면 10~20kg을 빼더라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오히려 천천히 살을 빼면 원하는 부위의 살을 빼면서 피부가 좋아지고 노화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물을 하루에 2리터 정도는 먹을 것을 권장했다. 물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노화의 원인인 몸속 노폐물을 배출시켜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급격히 살을 빼면 정반대 효과가 나타난다고 경고했다.
그는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지 지방조직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는 김 원장의 비만클리닉이 내세우는 원칙이자 비결 가운데 하나다.
그의 설명대로 하면 비만치료에는 약간의 약과 의사 처방만 있으면 된다. 복잡한 의료기기나 주사제가 불필요하다. 주사제는 단지 배나 허벅지 등 특정부위의 살을 예쁜 모양으로 빼기 위한 것이다.
김 원장의 비만클리닉에서 사용되는 지방분해주사 같은 경우가 그런 예다. 이 주사는 일반 지방분해주사와 달리 최첨단 방식으로 시술하고 있다. 특수 약을 섞는 형태의 이 주사제는 인공누액(눈)이나 관절에 넣는 방식으로, 아직 시술이 일반화되지 않았지만 특정 부위의 살을 빼는데 기계보다 훨씬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외에 잔주름을 없애주고 피부 탄력을 높여주는 보톡스 클리닉이나 최근 도입되기 시작한 메조테라피 시술법도 부분 비만을 해소하는 방법 중 하나다.
장스뷰티의원은 이러한 비만치료 뿐 아니라 항노화 진료도 같이하고 있다. 같은 계열의원이기도 한 장중환 산부인과에서 산모가 출산한 뒤 산모비만 치료와 함께 철분이나 비타민 보충, 태반요법 등을 병행한 진료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현 원장 약력
△38세 △경기 남양주 출신 △경희대 의과대학 졸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전공의 △비만학회 정회원 △메조헤라피 학회 기획이사 △대한비만치료학회 기획이사(현) △장스여성병원 2내과과장 △장스뷰티의원 원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