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 소묘
예초 정정순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밖을 내다본다
당신이 아닐까 기대하며
그리움의 눈초리를 내보낸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리고
한해가 가고 있다는 적막감이
겨울을 준비하는 헐벗는 나무들이
밤을 지새우게 만든다
누구를 그리워 하는가
내가 지나온 시간들
나를 스쳐간 많은 인연들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
찾아온 이는 없지만
창문을 두드리는 가을이 있어
지나간 것들을
몹시 그리워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