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그룹 문태식 명예회장, 토지 26만㎡ 기부
보상비 70억원 ‘청남장학금’…임야 20만㎡엔 ‘청남공원’ 조성
일부 ‘중랑장학기금’ 활용
아주그룹 문태식 명예회장(86세)이 임야와 도로 등 14필지, 26만3799㎡(8만여평)의 사재를 중랑구에 기부한다.
중랑구(구청장 문병권)는 문 명예회장이 중랑구 지역 발전과 청소년 장학사업을 위해 자신 소유의 부지를 기부키로 했다고 밝혔다. 구는 이 부지가 시가 400억원 상당이라고 설명했다.
중랑구는 기부 받을 임야(신내동 산2-1) 26만1494㎡ 가운데 4만5448㎡가 현재 건설 중인 구리~포천간 고속도로 부지로 편입될 경우, 약 70억원 상당의 보상비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보상비의 일부를 중랑구 교육발전을 위한 중랑장학기금으로 적립해 장학사업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나머지 보상비는 문 명예회장의 호를 따서 ‘청남장학금’으로 별도 관리하고, 기부 받는 부지역시 ‘청남공원’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중랑구는 이에 따라 5월 3일 오후 3시 중랑구청 기획상황실에서 문병권 중랑구청장을 비롯해 아주그룹 문태식 명예회장을 대신해 부인 백용기 여사, 장남 문규영 아주산업 회장, 차남 문재영 신아주 회장, 장녀 문미영씨, 차녀 문혜영씨, 삼남 문덕영 아주엘앤에프홀딩스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부약정식을 가졌다. 이를 환영하기 위해 중랑구청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고, 기부약정서 서명에 이어 감사패 증정과 중랑구 명예구민증서를 수여했다.
문 명예회장은 지난 1960년 9월 지금의 중랑구 상봉동에서 아주산업을 설립한 후 1970년대에는 건설용 고강도 흄 파이프(Hume Pipe)를 공급하면서 건자재 전문기업으로 성장시켰고, 1980년대에는 레미콘 사업을 시작해 ‘레미콘 업계 빅3 기업’으로 키워냈다.
아주그룹의 중심(모기업)인 아주산업(주)은 33개 계열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장사인 아주캐피탈(주)을 비롯해 아주IB투자, 아주모터스(주), 아주저축은행(주), 아주호텔서교(주) 등이 대표적인 계열회사다.
문규영 회장 84.21%, 문재영 회장 11.81% 등 가족이 96%를 웃도는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아주산업(주)은 상당수 계열사 지분 100%를, 주요 계열사의 경우도 순환 출자를 통해 경영권을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부와 관련, 지역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중랑구에 기여가 없었고, 운영적자를 들어 상봉터미널 폐지를 강행해 온 신아주 등 아주산업 쪽이 부지를 기증한 것은 참 뜻밖이라”며 “조건없이 중랑구에 기부하지 않고 자신의 호를 딴 장학기금과 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자칫 보상과 상속에 따른 세금과 운영비를 들이지 않고 재단을 운영하는 의도로 비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