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중랑 청소년백일장
“우리는 미래의 문학가”
창작열정 가득한 청소년백일장
“잘 못썼다고 꾸중은 하지 마세요”
2013 중랑청소년백일장에 500여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해 창작의지를 불태웠다 |
늦가을인데도 갑자기 찾아온 겨울 한파가 다소 풀린 11월 23일 오전 10시, 중랑구 면목동 소재 용마중학교로 청소년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조금 이른 시각이지만, ‘2013 중랑청소년백일장’에 참가하는 청소년들이 ‘창작의 각오’를 다지며 대회장인 용마중을 찾은 것이다.
지하철을 이용한 묵동, 중화동 지역 청소년들은 7호선 용마산역 편의시설 공사로 용마중학교 쪽 1번 출구가 폐쇄되는 바람에 2번, 3번 출구를 이용해 학교를 찾았으나, 학교 앞 가로수 정비 때문에 정문을 찾기가 쉽지는 않았다. 버스나 도보로 학교를 찾은 망우동과 면목동 지역 청소년들 역시 처음 찾아온 대회장이 낯선 것은 마찬가지였다.
백일장 시작시간 10여분을 남기고 몰려든 청소년들이 길게 줄을 이었다. 학교와 이름을 대고 접수 확인을 받느라 대기 시간도 길어졌다. 운문과 산문으로 나뉜 원고지를 구분해 받는 것도 시간을 지체하는 요인이 됐다.
500여명까지 늘어난 백일장 참가 청소년들에 학부모들까지 더해지면서 용마중학교 강당은 이동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빼곡하게 사람들이 운집했다. 글을 쓸 공간마저 부족했다. 난방이 제대로 안 돼 쌀쌀했지만 사람들의 열기가 그나마 추위를 녹였다.
또 주최자는 청소년들의 공정한 글쓰기를 위해 강당 내에는 청소년들만 글을 쓸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참가한 학부모들에게는 별도의 공간을 제공했다.
엄마와 함께 백일장에 참가한 한 초등학생은 “춥기도 하고 자리도 좁았는데 엄마가 나가니까 나도 가고 싶었다”면서 “엄마가 ‘엄마 없어도 잘 쓰라’고 해서, 추워도 참고 열심히 썼다”고 말했다.
“춥지만 참고 열심히 쓸거예요”
“더 널찍한 장소에서 글 썼으면”
백일장 시작 전에 받은 표지 딸린 원고지는 청소년들을 혼란하게 했다. 사전 설명이 없어서 표지에도, 원고지에도 제목을 썼다가 뒤늦게 주최자의 원고지 작성법 안내에 다시 지우기도 했다. 워낙 많은 청소년들이 원고지 작성법에 혼란을 겪자, 주최자는 원고지 작성법을 심사 배점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윤형용 중랑뉴스 대표는 “작품 심사를 공정하게 하기 위해 원고지 작성법과는 달리 겉표지에만 인적사항을 기록하도록 했으나, 사전에 알리지 못해 혼선을 빚게 했다”면서 “원고지 작성법 평가를 심사기준에서 제외해 표지와 원고지에 같이 기재했더라도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회장 밖에서는 아이들의 글쓰기를 기다리는 학부모들이 삼삼오오 모여 초조하게 이야기를 나눠, 마치 수험장 밖에서 대기하는 학부모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누나가 백일장에 참가했다는 한 7세 아이는 ‘누구와 왔냐’는 기자의 질문에 “누나가 뭐 쓰려고 들어갔다”면서 “내년에 학교에 들어가면 나도 와서 쓰고 싶다”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중랑구청 공무원들과 행사에 참석해 주최쪽의 부족한 일손을 도운 박용우 기획홍보과 홍보팀장은 “작년 중랑청소년백일장은 워낙 추운 날씨여서 참가 인원이 많지 않았는데, 올해 백일장에는 장소가 비좁을 정도로 많이 참가해 참 보기가 좋다”며, 백일장을 축하했다.
중랑청소년백일장을 후원한 동부교육지원청 서금화 초등교육장학사는 “중랑구에서 뜻있는 백일장을 개최하는데 힘을 보태기 위해 중등교육과와 함께 학생들의 참가를 수차 독려했는데도, 저조한 것 같아 노심초사했다”면서 “각급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많은 노력을 해준 덕분에 풍성한 백일장을 열게 돼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중랑뉴스의 이기영, 조명자, 김윤옥 주민기자도 원고지 배부, 행사장 정리 등에 앞장을 섰는데 “내가 속한 신문사에서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백일장을 개최해 자부심이 생긴다”면서 “신문사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필요한 일손을 거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지 봉사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