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지방선거 기획…정당과 후보의 역할, 상징성
  • 6·4지방선거 기획…정당과 후보의 역할, 상징성
    중랑구청장은 ‘서울시장 후보가 결정?’
    소속정당ㆍ인물 누구냐가 중요…의제 설정도 변수

     오는 6월 지방선거의 승패를 결정짓는 최대 승부처는 서울시장 선거를 꼽을 수 있다. 서울시장 선거 판세가 전체 지방선거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중랑구 등 서울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여당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됐음에도 불구하고, 강남3구와 중랑구를 제외한 22개 자치구에서 야당후보가 당선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시장 선거가 0.2%p 차이라는 박빙의 승부 탓이기도 하지만, 강남3구가 서울시장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강남3구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여당 구청장이 당선된 중랑구는 인물에서 앞선 후보가 나서면서 야당 바람을 잠재운 것으로 보인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서울시장 후보의 면면이 크게 작용하지만, 인물 선거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경종이기도 하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의 박원순 시장은 재선 도전 의사를 확실하게 밝혔다. 박 시장은 새해 각 언론사가 진행한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의 유력 주자들에게 5~10% 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일부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주자들에게 뒤진다는 결과가 나왔으나, 새해들어 다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에서 공식적으로 출마의사를 밝힌 사람은 이혜훈 최고위원 한 명이지만, 경쟁력 있는 후보로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정몽준 의원이 꼽힌다. 그러나 정몽준 의원은 대권을 염두에 두고 서울시장 후보로 나갈 의사가 없음을 밝혔기 때문에,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출마가능성이 낮은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하지만 정작 정 의원을 포함한 그 어느 후보도 현재로서는 박시장의 벽을 넘지 못한다는 것이다.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 최고위원을 비롯하여 나경원 전 서울시장 후보,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은 더욱 맞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민주당 측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항마를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실제로 새누리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이 지난 7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손석희 사장을 만난 것도 그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 초지일관 현실정치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오고 있는 손 사장을 김 의원이 만나 것은 개인적인 일로 만났다는 당사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의 절박한 상황을 대변한 셈이다.

    결국 앞으로 외부 영입을 포함하여 누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될 것인지에 따라 전체 지방선거의 판이 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민주당 내에서는 박 시장 외에 추미애 의원과 박영선 의원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율이 바닥인 상태에서 중진 차출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마당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를 압도하는 박 시장을 꺾고 민주당 후보가 될 공산은 크지 않다. 당내 인물들을 부양하고 경선을 통해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지방선거 분위기를 살려가자는 고육책이다.

    민주, 총선·대선 패배로 위기 ‘3연패는 막자’
    새누리, 지방선거 승리해야 ‘대선 승리 완결’

    이런 가운데 안철수 신당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낼 것인지가 오히려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으로서는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최근 안철수 신당에 참여한 윤여준 공동위원장은 적어도 광역선거에서 만큼은 신당 후보를 내는 것을 기정사실화 했다. 당사자들의 뜻과는 무관하게 이계안 전 의원이나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만약 안철수 신당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낸다면, 지금까지의 분석이나 여론조사는 큰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지난 2010년 서울시장선거에서 한명숙 민주당 후보는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에게 근소한 차로 석패했다. 당시 노회찬 후보가 야권표를 약 3% 남짓 잠식한 것이 결정적 패인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그런 만큼 안철수 신당에서 독자 후보를 낼 경우 새누리당 후보 지지자를 유인하기보다는  박 시장의 지지층을 분산시킬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결국 야권이 서울시장 후보를 단일화하지 못할 경우 야권 전체가 상당한 부담을 안고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선거에서 정당 공천과 인물 다음으로 의제 설정이 중요하다.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은 복지공약 등 진보의 의제까지 선점해 힘겹게 승리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다시 ‘진영 논리’를 중심으로 ‘정책 선명성’ 경쟁을 부활시킬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5월 중 예정된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결정, 총파업에 나선 노동계와 정부의 갈등, 개헌 논의를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 등이 선거 의제에 반영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의제들은 대부분 박근혜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띠기 때문에 더욱 치열한 진영논리가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진영 논리를 중심으로 선거가 진행될 경우 보수층의 탄탄한 결집력이 장점인 새누리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진보 진영이 단일 대오를 형성하는 경우와 안철수 신당이라는 변수까지 존재해 승패를 쉽게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승리해야 2012년 대선 승리가 완결된다는 입장이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 따른 압박을 벗어나고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2년차에 따른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지방선거에서 승기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지난해 총선·대선 패배에 이어 연속 3연패다. 지방선거기획단 연석회의를 열어 ‘3연패 정당’이 되지 말자고 다짐한 것도 이번 지방선거를 ‘절체절명의 순간’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신당은 지지도는 높지만 정작 지방선거를 위한 인재 영입에 난항을 겪으면서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존 정당에 비해 조직력 등이 열세이기 때문에 ‘조직과 인물’이라는 과제를 한꺼번에 해결해야 한다. 세력 결집 후 첫 전국 단위 선거인 이번 지방선거가 안철수 신당의 성패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 글쓴날 : [14-01-22 02:34]
    • 편집국 기자[news@jungnan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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