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도 기초 공천 ‘기호 2번 부활’
‘불공평 선거’ 사태는 막았으나…‘당론 뒤집어’ 부담
6·4 지방선거 정당 후보들이 속속 결정되고 있다. 새누리당이 16일 지방선거 후보 공천을 모두 마침으로써 통합진보당에 이어 후보자 선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후보자 공천서류 접수를 마감한 새정치민주연합은 4월말에나 후보 공천이 완료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기초선거 무공천’을 당론으로 정했던 새정치연합은 10일 6·4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후보도 공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광역은 물론 기초에서도 기호 2번을 받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새누리당이 후보를 공천하고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은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 단일선거에서 두 개의 룰이 적용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창당의 명분이었던 기초선거 무공천 당론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됐다.
새정치연합은 10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여부를 두고 벌인 당원투표와 여론조사 취합 결과 이번 6·4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석현 '전당원투표·국민여론조사 관리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공천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53.44%, '공천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46.56%로 나왔다고 발표했다. 국민여론조사에서는 공천유지 의견(49.75%)과 폐지 의견(50.25%)이 비슷했지만, 당원 투표에서는 공천유지 의견(57.14%)이 공천 폐지 의견(42.86%)을 압도하면서 공천 유지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새정치연합이 기초선거 공천을 결정함에 따라 중랑구 지방선거의 판도가 상당히 달라질 전망이다. 새정치연합 소속 기초 후보들은 희색이 만면한 반면 새누리당 등 여타 후보들에게는 다소 긴장감이 나돌고 있다.
새누리당은 중랑구의원 7개 선거구 모든 곳에 각각 2명씩 후보를 공천했다. 후보들은 기호 ‘가’를 받으면 무조건 당선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반대로 기호 ‘나’를 받으면 ‘죽음’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일부 출마자들은 나번을 받더라도 해볼만 하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새정치연합 쪽이 공천 유지로 선회함에 따라 희망이 없어졌다는 푸념이다.
통합진보당 역시 기호 3번을 받고 출마함에 따라 ‘사라진 기호 2번’의 영향으로 어느 때보다 당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역시 어려운 선거전이 예상된다.
통진당을 지지한다는 상봉2동의 한 유권자는 “새정치연합이 기초 무공천 방침을 결정하면서 구의원 3명을 뽑는 구의원 다선거구에서 만큼은 당선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면서 “새정치를 운운하는 제1야당이 당론을 하루아침에 뒤집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비난했다.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 한 예비후보는 “지역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기호 2번이 없어진다면, 어떤 기호를 받더라도 당선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기호 1번과 2번이 공천을 유지하게 되면서 ‘줄 투표’에 익숙한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는 것이 그만큼 어려워졌다”고 푸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