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랑구청장 나진구 당선 ‘새누리 4연패’
  • 중랑구청장 나진구 당선 ‘새누리 4연패’

    ‘세월호ㆍ박원순’ 파고 넘어…‘인물론’ 먹혔다

    새정치연합 ‘패배 충격, 후폭풍까지 우려’
    시의원 ‘싹쓸이’ㆍ구의회 과반 차지 위안

    5일중랑구청장 당선이 확정된 새누리당 나진구 후보가 부인 민인숙 씨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 구주회)


     민선 6기 중랑구청장에 나진구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다.
    중랑구청장 선거에서 나진구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근종 후보를 3700여 표차로 따돌리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새누리당은 최근 4차례 중랑구청장 선거에서 모두 승리함으로써 불패 신화를 이어가는 한편 3선 구청장 배출에 이어 다시 4년간 중랑구정을 이어가게 됐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 구청장 3선 저지에 실패한 데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패배해 큰 타격을 입었고, 후폭풍도 상당할 전망이다.
    5일 6·4 지방선거 개표결과 중랑구청장 선거에서 새누리당 나진구 후보는 총 18만9516표 가운데 8만8990표(46.96%)를 얻어, 8만5221표(44.97%)를 얻은 새정치연합 김근종 후보를 3769표차로 따돌리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무소속 박종수 후보는 8802표(4.64%)를 획득했고, 통합진보당 이준일 후보는 선거일 하루 전인 3일 사퇴했다. 중랑구 총 유권자(선거인수) 35만1965명 가운데 18만9516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은 53.85%, 무효표는 6503표(3.43%)에 달했다.
    이날 개표에서 나 후보는 사전투표에서 김 후보에게 1000표 이상 뒤지는 등 개표 초반 상당히 고전하기도 했으나, 서서히 득표를 올림으로써 최종 4000여 표차의 승리를 거머쥐었다. 워낙 미세한 접전을 벌였던 두 후보는 자정을 넘어서도 당락을 가늠할 수 없었고, 개표 다음날인 5일 새벽녘에야 당락이 갈렸다.
    나 후보는 면목3·8동, 면목7동, 상봉1동, 상봉2동, 묵1동, 묵2동, 망우3동, 신내1동, 신내2동 등 9개 동에서 앞섰다. 김 후보는 면목본동, 면목2동, 면목4동, 면목5동, 중화1동, 중화2동, 망우본동 등 7개 동에서 우위를 점했다. 동별 투표 성향은 과거와 현재 선거를 바탕으로 향후 투표 추이를 가늠할 수 있어, 선거 전략을 세우는 지표 역할을 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특히 중랑구는 그동안 다섯 차례 지방선거에서 모두 서울시장과 당적이 같은 구청장을 선출했는데, 이번 선거에서 만큼은 예외로 다른 당적의 구청장을 선택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세월호 이후 지지율이 크게 앞섰던 새정치연합 박원순 후보가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를 압도하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이런 흐름 속에서 서울 25개 자치구청장 선거는 새정치연합이 20개 구청장을 차지하면서 압승했고, 새누리당은 텃밭인 강남3구를 제외하고 중랑구와 중구 등 2곳에서 승리했다. 새누리당의 중랑구청장 4연승은 강북에서 유일한 기록이다.

    서울시의원 선거에서는 새정치연합 후보 4명이 모두 당선됨으로써 ‘시의원=정당 싹쓸이’라는 중랑구의 줄투표 관행을 이어갔다.
    중랑구의원 선거에서는 정당공천제 이후 굳어진 ‘가번=당선’이라는 등식을 또 다시 입증했고,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라는 양당체제가 더욱 확고해졌다. 구의원 7개 선거구 모두 새누리와 새정치의 단수 후보 또는 가번 후보가 당선됐고, 선거(의원)정수가 3명인 다선거구만 나번 후보가 3위를 차지하면서 당선행 막차를 탔다. 기호 3번으로 나선 통합진보당 후보는 득표율이 4%를 넘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중랑구청장을 확보함으로써 큰 성과를 거뒀다. 서울시의원 2연속 전멸과 중랑구의원 과반수 확보는 실패했지만, 세월호 참사라는 악재와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받은 성적표치고는 최상급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선거에서 강남3구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중랑구에서 구청장을 배출하면서 ‘중랑구=강남4구’로 회자될 정도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중랑구는 이번 선거에서도 유감없이 저력을 발휘했다.
    서울시 행정부시장과 중랑부구청장 출신이라는 나진구 후보의 인물론을 앞세워 펼친 마케팅이 중랑구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새누리당 구청장 3연임에 따른 피로감이 선거에 영향을 끼칠 것도 우려됐으나, 상대 후보에 비해 상품성이 월등한 나 후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설득력이 있다.
    새정치연합 쪽에 서울시장과 서울시의원 모두, 중랑구의회마저 주도권을 내줌으로써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설정하지 못하면 자칫 구정 운영에 차질을 빚을 우려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중랑구청장 선거에서 4번 연속 패함으로써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더구나 줄투표 영향이 가장 큰 기초단체장 선거조차 이기지 못함으로써 ‘부실한 후보 공천’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4년 전 새정치연합(민주당)은 상대 후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후보를 내세웠다는 당 안팎의 비난이 빗발쳤다. 선거결과 513표차로 석패하면서 지지자들의 원성도 더욱 커졌다.
    이번 구청장 후보 공천도 지난 선거와 판박이라는 여론이 비등하다. 경선 결과에 반발하고 뛰쳐나간 무소속 후보가 얻은 표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상대후보의 인물 경쟁력을 극복하기 어려운 선거였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아무리 ‘1번 또는 2번’을 선택하는 지방선거라고 하더라도, 구청장 후보만큼은 자질을 갖춘 후보를 내세우라는 유권자들의 준엄한 심판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 공천을 주도한 서영교ㆍ박홍근 국회의원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질 전망이다.

  • 글쓴날 : [14-06-20 12:03]
    • 편집국 기자[news@jungnan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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