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로 전락한 중랑구의회
전반기 내내 갈등 예고…파행 장기화 조짐
7대 중랑구의회(의장 서인서)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9명만으로 꾸려지는 ‘반쪽짜리’ 구의회로 전락했다. 새누리당 의원 8명은 상임위원회 등 일부 활동을 제외한 의사일정에는 보이콧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구의회 파행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전반기 구의회 의장 선출에는 참여했지만, 이후 부의장을 비롯해 상임위원회 선출 등 표결이 필요한 의사일정은 모두 거부하고 있다.
당초 요구했던 부의장 1석과 상임위원장 1석 배정이 좌절됨에 따라 상임위원장과 간사 등 모든 자리를 포기하는 대신 행정재경과 복지건설 상임위 동수 배정을 조건으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김영숙 행정재경위원장과 간사 등이 사퇴서를 제출했지만, 사퇴서는 처리되지 않고 있다. 이런 일련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보이콧으로 일관하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9대 8이라는 현실을 외면하고 독단으로 가는 새정치연합이 차라리 모든 자리를 다 차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우리가 모든 자리를)포기하기에 이른 상황”이라며 “새정치연합이 주도하는 표결 등에는 일체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전반기 내내 협조할 생각이 없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 의원들은 상임위원회 활동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독자적으로 매월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공부와 현장활동을 병행하면서 충실한 의정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며 “후반기에는 새정치연합의 독단이 없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도 강경한 입장은 마찬가지다. 다수결에 의해 이미 의장단이 선출된 만큼 새누리당의 합류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소수당에 대한 배려 부족으로 빚어진 의회 파행을 수습하려는 의지가 크게 보이지 않는다.
새정치연합의 한 의원은 “(새누리당의 상임위 동수 배정에 대해)어떤 상임위에서도 동수 배정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의결 때 동수가 되면 부결인데, 이를 요구하는 것은 결국 어깃장을 놓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원 구성에 있어서 다소 서운한 점은 충분히 공감하지만, 다수결에 의한 의사 결정과 정상적인 의회 운영을 위해 조속히 합류했으면 좋겠다”면서 “개인적인 바람은 재선인 김영숙 위원장이 의회 정상화를 위해 위원장직을 수락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구의회가 출발부터 삐걱거리는 것은 과반의석을 확보한 새정치연합의 행보가 다소 무리했다는 지적이다. 전례가 있다고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수용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더욱 노력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의결권만 믿고 1석 부족한 소수당을 너무 몰아붙여 파행에 이르지 않았냐는 주장이 있다. 더구나 의원 전원이 참석해 선출된 서인서 의장이 조급한 의사일정보다는 중재 역할에 충실하지 못한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새누리당의 의회 보이콧 역시 비난 대상이다. 의사결정의 기본인 다수결 원칙을 위배했다는 데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부의장 등 2석을 요구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고 독자적인 행보를 꾸리는 것은 주민들도 쉽게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새누리당이 의원 본연의 역할을 등한시한다는 지적에서 벗어나 정례적인 현장활동이나 의원 연수를 강화키로 한 것은 의정활동을 놓고 양당 의원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