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합격자, 강남구가 강북구 21배
자치구별 아파트값과 유사…공정한 교육 경쟁 저해 우려
서울대학교에 합격한 서울지역 출신 학생 중 강남구 학생이 강북구 학생에 비해 20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발표한 ‘경제성장과 교육의 공정경쟁’ 논문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북구에서는 2014년 서울대 합격생이 학생 100명 당 0.1명이었지만 강남구에선 100명 당 2.1명이었다.
100명 당 1명이 넘는 곳은 강남·서초구(1.5명)였다. 뒤를 이어 송파구는 0.8명이었다.
반면, 구로·금천구는 100명 당 0.2명, 중랑·도봉·성북·관악·동대문·강서·동작·영등포·성동·은평·중·서대문·용산구 등 13개 구에서는 100명 당 0.5명을 넘지 못했다.
이 같은 합격자 규모는 자치구별 아파트 매매가와 흐름이 유사하다.
실제로 강남·서초·송파구의 매매가는 상위 1~3위이며, 강북·구로·금천구는 도봉·중랑구와 함께 매매가 하위 1~5위다.
자치구별 사설학원 수와 서울대 합격률의 관계 역시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특히, 출신 고교 형태에 따라 입학률도 현저히 달랐다. 외고, 과학고 등 특목고 출신이 일반고에 비해 15~65배 높은 것이다. 일반고는 100명 당 0.6명, 외고와 과학고는 각각 100명 당 10명, 41명이 서울대에 입학했다. 특목고는 학비가 일반고에 비해 3~7배 정도 많다.
김 교수는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을 인용해 “확률적으로 용의 씨는 각 계층에 골고루 뿌려지나 지금 용이라고 뽑히는 학생들은 지역적, 계층적으로 일부에 극심하게 몰려 있다”며 “학비가 비싼 특목고와 자사고에 간 학생들은 진짜 인적 자본이 뛰어난 학생이 아니라 일반고의 3~7배 이상 학비를 낼 수 있을 만큼 부유한 (가정의) 학생들”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 십여년간 부모의 영향력이 확대돼 교육의 공정한 경쟁이 점점 더 저해되는 방향으로 역행해왔다”며 “그 결과 인적 자원 배분을 왜곡해 경제성장 잠재력을 심각하게 훼손시킬 위험을 증대시키는 한국의 교육 현실을 매우 우려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