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이 아닌 감성중심의 통일교육…
“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해서 더 즐거워요!”
중랑구 묵현초 ‘2014 묵현 가족 통일의 날’
지난 9월 24일. 서울시 중랑구 묵현초등학교(교장 김병수)는 하루종일 분주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2014 묵현 가족 통일의 날’ 행사 때문이다. 올해 초, 통일교육 시범연구학교로 지정되면서 다양한 통일교육 관련 행사를 진행해 왔지만 ‘묵현 가족 통일의 날’처럼 대규모로 이루어진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라서 학교로서도 뜻이 깊은 날이기도 하다.
■학교 전체가 통일교육의 장
통일의 날은 아침 8시 20분부터 등굣길 맞이하는 평화 콘서트를 시작으로 밤 9시까지 이어지는 행사로 기획이 됐다. 학교에 등교하자마자 평화 콘서트가 열리는 정문을 통과하면 30여 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콘서트 팀이 학생들을 맞이한다. 이 팀은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와 통일을 기원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학생들이 좌우로 늘어서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이하며 콘서트를 펼치는 형태로 진행이 됐다. 학교를 찾은 학부모들도 이곳을 지나며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
콘서트 행사장인 정문을 통과하면 기차를 타고 유럽까지 가는 길에 오르게 된다. 서울에서 출발해 북한의 개성-해주-평양-러시아-유럽 등으로 이어지는 기찻길을 표시해 놓고 학생들이 통일열차를 타고 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한 색다른 이벤트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을 몇 가지 질문을 적은 피켓에 자신이 원하는 답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흥미와 재미를 더했다. 피켓에는 통일 후 하고 싶은 일, 먹고 싶은 음식 등의 질문이 적혀있었다. ‘통일 후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북한 친구를 사귀겠다는 응답이 대부분이었고 북한 방방곡곡 여행하기, 북한 학교 체험 등이 뒤를 이었다. 또, ‘통일이 된다면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을 묻는 질문에 90% 이상의 학생들이 평양냉면을 선택하기도 했다.
■통일골든벨·북한영화관람·탈북 교사 강연 등 체험위주의 교육 진행
학생들의 수업 시간 역시 교과와 연계된 다양한 체험위주의 통일교육으로 진행되었다. 통일골든벨은 통일과 관련된 퀴즈를 미리 공부하여 학년별로 난이도를 정해 문제를 맞히는 방식이었으며 퀴즈를 풀면서 북한과 통일에 대해 내용을 알아가는 과정으로 구성되었다. 또, 북한의 학교나 가정 등 북한주민들의 실생활을 다룬 북한영화를 관람하며 북한에 대해 좀 더 현실적으로 이해하기도 했다.
이어 탈북 교사인 장옥성 선생과 탈북강사이자 시인인 이가연 강사를 학교로 초청하여 교사와 학생, 학부모에게 북한의 교육에 대해 강의를 하였고 강의 끝부분에는 질의응답의 시간도 마련하였다. 장 강사와 이 강사의 강의 내용은 △북한 초등학교 교육과 문화생활의 장단점 △북한에서의 삶과 탈북과정 및 어려움 극복 방법 △한국에 정착하면서 행복했던 일과 어려웠던 일 등이었고 이 강사는 퀴즈를 내어 정답을 맞힌 학생에게 시집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재미있고 뜻깊은 행사였으며, 통일 필요성 알게 됐다”
통일의 날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 대부분이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응답했으며 이번 행사가 무척 뜻깊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5학년 골든벨 행사에 참여한 성찬우 학생은 “무척 재미있다. 북한에 대해 몰랐던 것을 많이 알게 되었다.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서 북한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행사 전체의 기획을 맡은 특활인성부장인 류정은 교사는 “교사·학생·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면서 통일에 대한 의지를 확산시키고, 통일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 그리고 염원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병수 묵현초등학교장은 “묵현초등학교의 통일교육은 지식 전달 위주의 형식적인 교육이 아닌 ‘감성 중심 유-피스(U-Peace) 프로그램을 통한 평화통일 의지 함양’이 주된 목표이며 이를 위해 교사들이 직접 북한 및 통일교육 관련 자료들을 제작하는 열정과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교사들의 노력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생태환경 중심의 감성통일교육을 실천한 ‘2014 묵현 가족 통일의 날’행사를 통해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통일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된 계기가 되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