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 급증
이영실 의원 “정액제에서 납부필증제 전환…37.5% 인상”
“업체 수익만 늘고 구 세입 감소…납부필증 관리도 소홀”
정례회 구정질문…왕보현·최경보·박승진·김영숙·은승희·조희종 의원
음식물쓰레기 배출이 납부필증 종량제 수거방식으로 바뀌면서 공동주택의 처리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난 반면 중랑구 세수입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민부담 증가분과 세입 감소분은 고스란히 음식물쓰레기 수거업체의 수입증가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영실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28일 제198회 중랑구의회 정례회 구정질문에서 중랑구는 지난해 7월 공동주택 세대별로 월 1500원을 부과하던 정액제 방식에서 스티커를 부착해 수거하는 납부필증 종량제(120리터 용기당 6840원 부과)로 전환하면서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구는 정액제에서 13.3%(200원)를 부과하던 세금을 납부필증제로 전환하면서 6.24%(장당 427원)로 절반으로 낮췄다. 구 세입 감소를 선택하는 대신 수거업체의 수익을 증가시켜 준 셈이다.
뿐만 아니라, 중랑구는 지난해 7월 납부필증제 도입과 함께 1년치에 해당하는 17만장의 납부필증을 업체에 일괄 지급했는데, 납부필증이 채 회수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올 8월 다시 17만장을 지급했다. 구가 업체에 배부한 17만장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11억6280만원이다.
수거업체의 수익은 구세입분 7200여만원을 제외하면 10억9000여만원에 달한다. 지난 3년간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한 수거업체의 수익이 평균 7억7000여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억원이 넘는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
더욱이 수거업체가 판매했다는 납부필증과 공동주택에서 사들인 납부필증의 수량도 크게 차이가 났다. 납부필증이 도입된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수거업체가 공동주택에 판매한 납부필증은 7만여장인데 반해 수거매수는 6만여장에 불과해 1만여장이 부족했다. 수거업체가 거둬들인 세율 인하분 수익은 차치하고도, 납부필증 부족분 1만장을 구세입으로 환산했을 때 430만원 가량을 더 벌어들인 셈이다.
이는 중랑구 세입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6개월간 정액제 세입은 5000여만원이었으나, 납부필증 방식을 도입한 올 1월부터 6개월간 세수는 2600여만원에 그쳐 2300여만원의 세수 부족이 발생했다.
이 의원은 실제 면목동의 한 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지난 13개월간 납부필증 사용내역을 비교한 결과 이 아파트는 정액제 당시 1500원이던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이 납부필증제 도입으로 2063원을 부담하는 등 37.5%(563원)의 인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면목동 지역 아파트 8곳을 조사한 결과 수거업체가 공동주택에 판매한 납부필증 매수는 물론 공동주택의 사용 매수, 업체가 수거했다고 보고한 매수 등이 일치한 곳이 한 곳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영실 의원은 “중랑구가 가뜩이나 어려운 재정에도 불구하고 수거업체에게 유리하도록 세율을 낮춘 바람에, 업체의 수익이 증가한 만큼 구 세입 감소로 이어졌다”면서 “더구나 업체에서 일방적으로 찍은 바코드만 믿고 신뢰할 수 없는 수거매수를 세입으로 잡는 바람에 주민들의 수거비용까지 크게 증가했고, 결과적으로 수거업체의 수익이 더욱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음식물쓰레기를 줄이자는 차원에서 도입한 납부필증제가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주민 부담 증가와 구 세입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수거업체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수거방식을 전환했다는 의혹에서 벗어나려면 구 집행부가 정확한 납부필증 관리와 함께 업체가 부당하게 거둔 초과이익을 반드시 환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나진구 중랑구청장은 “구청장협의회에서도 대부분 구청장들이 청소용역업체로 인한 고민거리를 토론했다”면서 “완벽한 제도는 없지만 버스처럼 준공영제 도입이 논의되기도 했고, 서울시에서 종합적인 방향이 제시된 이후 업체 선정에서 투명성, 주민들에 대한 행정서비스, 그 다음에 경제효율성, 이것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중랑구 청소대행업체는 중랑환경, 우리환경, 용마용역 등 3곳으로 짧게는 12년, 길게는 26년간 수의계약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구정질문에서는 28일 ▲왕보현 의원이 민선6기 구청장 핵심사업, 전통문화 계승 및 발전을 위한 사업에 대해 ▲이영실 의원은 청소대행업체 장기독점 수의계약 관행의 해결방안과 향후 대행업체 선정방법 및 계획, 변경된 공동주책 음식물쓰레기 수거방법에 대한 문제점 해결방안 및 수거방법 검토 계획, 올해 직영 환경미화원 12명 퇴직후 32명이 남는데 향후 청소업무를 모두 용역으로 넘길 것인지를 ▲최경보 의원이 망우동 동명칭 변경의 필요성과 구청장의 견해, 중랑구청 산하기관의 관피아 실태와 문제점, 시설관리공단 경영평가가 저조한 원인과 개선 대책, 중랑구 자살률 증가 원인과 자살예방대책, 중랑구소식지 의정마당과 구민의 알권리에 대한 구청장 견해, 구리~포천간 고속도로와 신내환승역 복선화에 대한 추진 현황과 향후 대응방안 등을 구청장에게 직접 묻고 답을 듣는 일문일답방식으로 진행했다. ▲박승진 의원은 봉화산 등산로 및 둘레길 정비 계획, 장미터널과 관련한 구청장의 견해를 들었다.
29일에는 ▲김영숙 의원이 망우묘지공원 순환산책로 이용 주민의 통행 안전 확보 방안을 ▲은승희 의원이 상봉지하차도 미관개선사업에 관한 제안,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수급권자에 대한 사전 통지방법 제안, 구립도서관 운영방법의 제안 등을 ▲조희종 의원은 어르신 독감 예방접종과 관련, 출산장려 업무 추진에 대한 구청장의 답변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