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메르스 환자로 중랑구 긴장감 고조
17일 현재 확진자 없어…관리대상자 54명에 달해
서울의료원 거점병원 지정에 일부 학교 휴업조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신규 환자와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중랑구 지역에서도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17일 메르스 확진환자 8명이 추가돼 총 감염자수가 16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격리자수도 이날 오전 6시 기준 6508명으로 전날보다 922명이나 늘어났다. 최근 보건당국의 관리대상에서 누락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격리대상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중 감염의심자로 분류된 이들은 5897명이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 중 완치 후 퇴원한 이들은 19명, 사망자는 20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메르스 환자가 늘어나자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중랑구 지역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중랑구보건소에 따르면 17일 현재 중랑구에서 메르스 확진자는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가택격리 40명, 시설격리 7명, 능동감시 7명 등 관리대상자는 54명에 달한다. 지난 9일에 비해 관리대상자는 19명이 늘었다. 애초 관리대상이었지만 잠복기를 넘기고도 증상이 발현되지 않아 관리대상에서 해제된 인원도 43명에 이른다.
중랑구는 지난달 21일부터 메르스 주의 단계에 돌입하고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는 비상방역대책반을 꾸려왔으나, 철저한 관리를 위해 구청장이 직접 보고를 받고 지휘하는 비상대책본부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격리대상자는 담당 공무원이 1대 1로 관리하며, 매일 두 차례 발열 여부와 자택격리준수 등을 확인하는 한편 필요물품은 문전 전달방식을 취하고 있다.
구는 아울러 주민 불안을 해소하고 메르스 예방을 위해 각급 학교는 물론 관내 어린이집, 경로당 등 다중시설 등을 대상으로 홍보자료를 집중 배포하고 있다.
그러나 신내동 소재 서울의료원에서 메르스 확진자 격리치료를 실시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근 주민들이 상당히 동요하고 있다. 학부모가 서울의료원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일부 학교가 휴업을 실시했고, 휴업이 논의 중인 학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화초등학교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휴업을 실시한 데 이어 원묵초등학교와 윤경유치원이 12일부터 16일까지 휴업을 단행했다.
또 지난 14일 150번째 확진자로 판정된 노원구의 A씨가 지난 6일부터 14일까지 중랑구에 사는 어머니 집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나 긴장감이 더해지기도 했다.
중랑구는 A씨의 이동경로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한편 “A씨는 야간에만 어머니 집에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며 “철저한 방역소독 등 모든 안전조치를 실시했고, 향후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신속한 후속조치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중랑구의회, 메르스 현안 업무보고 받아
중랑구의회도 지난 10일 전체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보건소장으로부터 현안업무 보고를 받았다. 메르스 사태로 인한 여러 가지 유언비어 등으로 주민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현 상황에 대한 의원들과의 정확한 정보 공유로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찾자는 취지다.
의원들은 주요 상황에 대한 정보 공유, 구청사내 임시진료소 위치 변경, 청사 1층 출입구 세정제 비치 등을 제시하였으며, 어린이집에 대한 세정제 공동구매를 지원하고, 휴교 중인 학교도 방문하여 학교측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처 방안 등도 모색할 것을 당부했다.
서울의료원, 격리된 전문병동에서 메르스 치료
메르스 중앙거점 의료기관으로 지정된 서울의료원은 10일 메르스 선별진료소와 전문병동 등 메르스 진료시설을 내외신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이날 서울의료원은 메르스 진료시설 공개를 통해 "가장 안전한 시스템과 전문 의료진을 가동해 메르스 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의료원은 확진환자를 일반병동과 격리된 전문병동에서 치료하고 있다. 지하1층 지상2층 규모의 전문병동에 음압시설을 갖춘 15병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메르스 환자 25명이 입원해 11명이 완쾌돼 퇴원했다. 현재는 14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의료원은 전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일반 환자와 메르스 의심자가 접촉하지 않도록 이중·삼중의 절차와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메르스를 의심해 병원을 찾은 환자는 병원 앞마당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발열을 체크하고 중동이나 감염병원 등 위험지역을 방문했는지 등을 확인받는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음압시설이 설치된 콘테이너 진료실에서 메르스 1차 검사를 실시한다. 메르스와 관련이 없다고 판단되면 일반 진료 절차를 밟도록 한다.
중랑구 각종 행사 잇따라 취소 또는 연기
중랑구에서 열릴 예정이던 각종 행사들도 잇따라 취소되거나 잠정 연기됐다.
중랑구는 금요문화공감과 중랑아티스트 열린 문화공감 행사는 물론 북스타트 행사, 무료 컴퓨터 교실, 전자상거래 교육 등을 모두 취소했다. 6월 10일과 12일 면목4동과 상봉1동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북콘서트도 취소됐다.
또 11일과 13일 열 예정이었던 KBS 전국노래자랑 지역 예심과 녹화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고, 중랑구립정보도서관의 살아 숨쉬는 중랑인문학 강연 탐방도 9월로 연기됐다.
원광장애인복지관이 희망나눔데이 행사를 8월로 연기하는 등 관내 민간단체들도 예정된 행사를 취소하거나 미루고 있다.